문학 문학/시조-삶 2016. 7. 3. 연북정에 서서 연북정에 서서 바람이 전해 주려나 구름이 알려 주려나 갈매기 유심히 살펴봐도 입에 문 편지 없나니 그리움 접어야 한다 연북정에서 어서 내려가렴. ....................................................... 사진 해설; 연북정은 제주도에 유배되어 온 사람들이 섬의 관문인 이곳에서 한양의 기쁜 소식.. 문학/시조-삶 2016. 7. 2. 수국 있는 길 수국 있는 길 진심은 무엇이고 변덕은 또 웬 말인가 자연의 오묘한 생태 인간 멋대로 해석 말아야 하는데 자동차 매연 싫어서 길가의 수국이 인상 쓰고 있다. ............................................................... 사진 해설; 수국은 토양이나 기후에 따라 꽃 색이 변하기 때문에 '칠변화' 또는 '.. 문학/시-야생화 2016. 7. 2. 좀수(潛嫂)의 애환 해녀콩 좀수(潛嫂)의 애환 해녀콩 오죽하면 해녀콩 이름 붙었을까 바닷속 물질할 때 응원해주고 시름 토해내는 숨비소리에 화답하다가 망사리 끌고 들어 오니 박수 보낸다 곁에 앉아 푸념하는 좀녀의 말 울그락불그락 심정 같이하더니 만 붉은 얼굴 새파랗게 바꾸고 모질고도 모진 얘기 속삭여 .. 문학/시조-삶 2016. 7. 1. 아련함이란 아련함이란 안개가 흐르는 날엔 차라리 눈 감아요 빛바랜 사진이란 심장에 피멍만 들게 할 뿐 그렇게 세월 갔지요 점점 더 흐려지는 사연이지만. .................................................... 사진 해설; 섬은 해무 낀 날보다 흐린 날에 더욱 아련하게 보인다. 파도가 높은 날 작은 암초는 파도.. 문학/시조-삶 2016. 6. 30. 왜 둘인가 왜 둘인가 태극이 양의를 낳은 후 만물은 둘로 나뉘었음에 신발을 한 짝만 신고 다니면 인간은 천리를 어기는 것일지니 언제나 둘이 되어라 모노레일처럼 하나로 보일지라도. ...................................................................... 사진 해설; 하나가 더해 둘이 되니 둘은 균형이라고 한다... 문학/시조-삶 2016. 6. 29. 보는 시각 보는 시각 세상을 제대로 보면 머리가 어지러워 선글라스 껴야만 비로소 편안하다고 하니 어찌 된 세상이런가 굴절된 마음들이 애처롭다. ................................................. 사진 해설; 경치를 보거나 인물을 볼 때 구멍을 통해서 보면 조금은 달라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구멍 속 사이.. 문학/시조-삶 2016. 6. 28. 길가로 나온 금난초 길가로 나온 금난초 대갓집 규수들은 얼마나 심심했을까 그래도 적막한 숲 속 이 몸보다야 보고 듣는 것 많았겠지 위험이 대수랴 하고 길가로 나온 금난초 웃음 짓는다. ......................................................... 사진 해설; 금난초는 남부지방의 숲에서 자라는데 꽃말이 '주의, 경계'라.. 문학/시-야생화 2016. 6. 27. 갈매기난초의 숨은 꿈 갈매기난초의 숨은 꿈 잊었다 잊은 지 오래된다 왜 숲 속에 들어 와 살게 되었는지 잊었다 모든 것 잊어버렸지만 무언가 실낱같은 빛 남아있어 가끔씩 그리워진다 그래서 나가고 싶다 딱히 보고 싶은 것 없어도 무엇이라도 보면 생각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감춰져 있던 꿈이 날개로 변해.. 문학/시조-삶 2016. 6. 27. 바람아 오너라 바람아 오너라 진도가 안 나가는 건 자극이 필요할 때라는 뜻 그래서 불러본다 바람아 와서 시비 좀 걸어다오 그런데 바람 안 온다 오늘도 틀린 것 같은 허전한 공간. ............................................................. 사진 해설; 제주도 전역에 걸쳐 풍력발전기가 많이 설치되어 있는데 해변.. 문학/시조-삶 2016. 6. 26. 어디로 가는가 어디로 가는가 분명히 가기는 한다만 어제 본 그 자리 지금까지 왔고 더 가야 할 터인데 온 곳과 갈 곳이 같은 것 같은 느낌 허~ 하고 한숨 흘리곤 어딘가로 계속 향하는 발길. ........................................................................ 사진 해설; 한라산 중산간 지역엔 많은 길이 나 있다. 과.. 문학/시조-삶 2016. 6. 25. 저쪽 작은 섬 저쪽 작은 섬 때로는 무심한 것이 유익할 때가 있다 억지로 궁금증 해소하려다 눈동자 흠집만 내나니 먼 곳의 작은 섬처럼 낭만 속에 묻어 두어야 한다. .......................................................... 사진 해설; 서귀포 앞바다에 떠 있는 문섬은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다는 민둥 섬의 민섬이.. 문학/시조-삶 2016. 6. 24. 새신오름의 상처 새신오름의 상처 온몸에 아픔의 흔적 새가 깃드는 곳의 슬픔 찢기고 패이고 딱지 더덕더덕 작은 체구가 감당해 온 고통이란 그래도 오름이기에 자금우 빨간 열매 숨겨 놓고 있다. .......................................................... 사진 해설; 한경면 청수리에 있는 새신오름은 신서악(新西岳) .. 문학/시조-삶 2016. 6. 23. 구도의 길 구도의 길 보이는 발자국 찾기도 어렵거늘 안 보이는 그림자 찾는 중생들 책 속에 있었던가 허공을 가르는 죽비가 가르쳐 주던가 두드린 사람 많지만 사찰을 지나는 구름은 말이 없다. ............................................................................. 사진 해설;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한라산 .. 문학/시-야생화 2016. 6. 23. 남개연 남개연의 미소 저 누군지 아시나요 아는 분 별로 없을 것 같아요 무슨 상관일까마는 그냥 물에 사는 존재로 알아주세요 이렇게 웃는 것 예쁜 얼굴 자랑하러 나온 건 아니고 여름 왔다고 알려줄 뿐이랍니다. 문학/시조-삶 2016. 6. 22. 조록나무 뿌리 조록나무 뿌리 천 년이 길어봐야 억겁엔 쇠털 정도도 안 되지만 하루살이 한숨 쉬며 한 시간이 왜 이리 긴가 할 수도 절대적 상대성이란 전시된 조록나무 뿌리가 말해준다. ................................................................. 사진 해설; 조록나무는 제주도 특이 식물 중 하나인 난대성 상록.. 문학/시조-삶 2016. 6. 21. 당나귀 방울 소리 당나귀 방울 소리 괭이질 한 번으로 농토가 비옥해질까 갈아야 할 땅 많이 남아 있어도 지게 지고 일어나 버리는 농부 땅거민 몰려오는데 당나귀 방울 소리 고요하다. ................................................................... 사진 해설; 예전에는 농사일이나 운반 등에 부려먹기 위해 당나귀를.. 문학/시-야생화 2016. 6. 20. 무엽란 그리기 무엽란 그리기 붓을 든 화가는 눈을 감고 손만 떨고 있다 왜 이런 시련 감당해야 하는가 난은 잎을 쳐야 한다는데 없는 이파리 만들어 쳐낼 재주 없으니 애만 바작바작 탄다 어찌하여 우아한 잎줄기 없이 난이 되어 눈앞에 나타나 그림 솜씨 시험하게 하는가 아니다 분명히 잎은 있다 멋.. 문학/시조-삶 2016. 6. 20. 파란색 파란색 누군가 진정성을 말할 땐 파란색 보여야 한다 했는데 하늘과 바다가 파랗기 때문에 그런 말 나왔을까 색이란 순간적인 것 구분의 시각이 우습기도 하다. ......................................................... 사진 해설; 날씨가 맑은 날엔 하늘과 바다가 파랗게 보인다. 깨끗한 하늘과 청정.. 문학/시조-삶 2016. 6. 19. 남생이 남생이 말하는 남생이든 앉은뱅이 남생이가 되었든 남생이는 남생이가 아니고 사람의 변신이라 교육은 설화 속 숨어 칠판 앞에서 고개를 내민다. ........................................................ 사진 해설; 요즘 남생이는 잘 눈에 뜨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2005년 천연기념물 제453호로 지정.. 문학/시조-삶 2016. 6. 18. 험한 길의 여유 험한 길의 여유 일 처리 어려울 땐 차 한 잔이 필요하고 진도가 안 나갈 땐 잠시 책장 덮어 보자 언제나 여유로운 삶 험한 길 지나온 줄 모른다. ........................................................... 사진 해설; 한라산 등산코스 중 영실에서 윗세오름으로 오르는 코스는 병풍바위 옆을 지날 때 경.. 문학/시조-삶 2016. 6. 17. 작은 기대 작은 기대 쭉정이 골라내는 농부의 마음처럼 그물코 손질하는 어부의 손길처럼 조그만 바람 있으면 인생의 활력 넘쳐난다. .......................................... 사진 해설; 올레 18코스 중 남생이못에서 신촌 바닷가로 이어지는 길 중간 공터에 어린이집이나 학원에서 사용하는 노란색 미니 .. 문학/시-야생화 2016. 6. 17. 노루발풀 나무 사이로 보이는 노루발 노루가 숨바꼭질할 땐 머리와 몸만 보이지 않게 큰 나무 뒤로 숨는다 한 번 숨으면 들키지 않도록 어두워질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다 나무 기둥 사이로 뿔과 네 발이 보이는지는 모르고 있다 개미가 발등을 간지럽혀도 참고 바람이 돌을 가져다 때려도 이겨 내.. 문학/시-야생화 2016. 6. 16. 산매자나무의 꽃 뭘 보나! 저리 가 부끄럽단말이야 잘 알면서 훔쳐보는 심술이 미워 멋 좀 부리고 싶은데 자꾸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문학/시조-삶 2016. 6. 15. 한라산 둘레길 한라산 둘레길 시작이 끝이 되는 동그라미 인생살이 돌다 보면 잊어버리는 인간 세상 환경들 둘레길 들어가서야 비로소 깨닫는 진리라. ......................................... 사진 해설; 제주도의 올레길은 걷기 열풍을 일으켜 전국의 산책로나 트레킹 코스를 개발시켰다. 이름도 다양해 성곽.. 문학/시조-삶 2016. 6. 14. 새별오름의 갯취 새별오름의 갯취 초여름 한낮의 오름 중턱엔 허리 펴고 외다리 곧게 세운 갯취 있어 인간들 사는 모습 멀리 바라다보면서 세월의 흐름을 노래하고 있다 변화란 항상 있는 법 어느 곳 언제라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 사진 해설; 제주도에.. 문학/시조-삶 2016. 6. 13. 가까이하기 어려운 당신 가까이하기 어려운 당신 갈수록 멀어진다는 말 일상생활에서 자주 일어날까 누구나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으니 허탈한 웃음 지으며 어쩌다 이렇게 태어났나 중얼거려본다. ................................................................................ 사진 해설; 정자는 접근성.. 문학/시-야생화 2016. 6. 13. 수련 신비로운 꿈 수련 물안개 피어오르는 산사의 연못 새벽 예불 소리에 눈을 뜬 수련은 물에 비친 제 그림자만 무심히 내려다 보고 있다 간밤에 수련한 기공 실력 발휘해 그리움 뭉친 후 사리 한 알 만들어서 꽃잎에 달아 보았지만 마음은 허전하다 전생과 현세를 넘나드는 시간역에서 온 곳.. 문학/시조-삶 2016. 6. 12. 숲으로 숲으로 말로만 좋다 하면 무슨 소용 있으랴 몸으로 이행해야 피가 되고 살이 되니 모든 것 떨쳐버리고 숲 속으로 가보자. ......................................................................... 사진 해설; 제주도에서 걷기 운동 대상지 중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사려니숲길이라 할 수 있다. 5.16도로 아.. 문학/시조-삶 2016. 6. 11. 숲 속의 쉼터 숲 속의 쉼터 쉼터란 자원봉사자 필요한 사람의 빛이라 숲에선 균형과 공존 무질서 속에서의 조화 미물도 쉬었다 가라 생명과 안식 줄 것이니. ........................................... 사진 해설; 자연휴양림을 비롯해 산림욕장이나 치유의 숲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요즈음 숲의 가치는 더욱 높.. 문학/시조-삶 2016. 6. 10. 한적함 한적함 나서면 가는 곳이 자그마한 오름 숲길 소리 한 점 없는데도 왜 이리 가슴 속은 복잡할까 막대기 주어 들고서 죄 없는 나무 때려 잡음 내본다. ........................................................... 사진 해설; 제주도의 많은 오름은 여러 부류로 나누어진다. 368개 오름 중 사람들이 많이 오.. 이전 1 ··· 89 90 91 92 93 94 95 ··· 1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