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문학/시-자연 2024. 10. 8. 누룩빌레 누룩빌레 바위에서 막걸리 송송 솟아오르면 얼마나 좋을까 술 향기 그윽한 곳 전통의 진한 누룩 냄새가 흘러나오는 듯하다 취해도 좋다갈매기가 날아와 한잔해도 좋고물고기도 바다에서 올라와 마음껏 마시라고 한단다 그릇에 담긴 술은 종류가 여럿이겠지맑은 술과 탁배기요즘엔 알코올의 도수로 값과 진품을 따진다고 하던가 술은 밖에 놓아두면 도로 물그래서 그런지 누룩빌레엔 막걸리가 안 담겨 있고세월의 흐름만 스며 있다더라! 제주도 남쪽 안덕면 바닷가의 일부 지형은 흙으로 된 바닥같이 보이지만 만져보면 딱딱한 곳이 있다. 마치 누룩 같이 보이는데 갈색의 흙 아닌 바위이기에 누룩바위, 제주말로 누룩빌레라 부른다. 이는 화산재가 쌓인 후 굳어져서 만들어진 암반이다. 누룩바위라 하면 보통 막걸리가 솟아.. 문학/시-자연 2024. 6. 8. 돌하르방의 참선 돌하르방의 참선/유유 마음이야 비운 지 오래 아니 본래 비워야 할 마음 자체부터가 없었지만 행여 티끌이라도 있을까 봐 일념 정진 세월이 흘러가는가시간이란 무엇이기에 여러 변화를 만들어 내고주변을 흔들어 대는가겉으론 굳건해 보여도 여리고도 여린 존재로다 그냥 돌로 있었으면 좋았으련만형상으로 변한 현실지혜를 얻으려 인간 흉내 공부를 하다 보니하르방이 되었어라! 문학/시-자연 2024. 5. 19. 이중창의 화음 이중창의 화음/유유 돌이와 멩이 시절엔 각자의 음정 박자를 지키면서 아름다운 화음을 창출언제까지나 그러면 좋으련만 서로의 목소리도 변하고험난한 삶의 현실이 음률에 조금씩 작용하다 보니어느새 날카로운 불협화음 조화를 이루지 못할 바에는둘이서 같이 부르는 노래는 의미가 없다고 하기에돌아서는 메아리. 그래도 그럴 수 있나젊은 날 서로 좋았던 시절을 완전 지워 버릴 수 없기에다시 한 번 음정 박자를 맞추어가면서 연습 서로 냉각기를 가져가면서조금씩 양보하고그런 저런 세월을 상당 기간 지내왔는데 늙음은 어쩔수 없어라! 문학/시-자연 2024. 1. 12. 바위옷의 침묵 바위옷의 침묵 몇 년을 살았는지 자신도 알 수 없어라 잎과 줄기와 뿌리가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는 존재 그냥 묵묵히 세월만 보내 왔을 뿐이다 지구 땅 위에서 맨 먼저 자리 잡고 오랜 옛적부터 살아왔노라고 권리 주장 안 한다 모든 식물의 조상이라고도 안 한다 그렇게 살 뿐이다. 겨울철에 잠깐 걸쳐 보는 하얀 눈 옷도 있긴 하다만 아주 오래 오래 입고 있는 옷은 다르니 그래서 침묵이라고 하나 보다. 문학/디카시 2023. 8. 15. 여름날의 황혼빛 여름날의 황혼빛 어느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라고 했던가 한때는 치열한 싸움을 했었고 서로 그늘이 되어주었고 그렇게 또 그렇게 험난했던 세월은 흐른 모양 이젠 모든 것이 추억이로다! 날이 아무리 뜨겁고 더웠어도 하루는 가게 마련 그렇게도 미웠던 태양도 넘어가는 모습을 보니 조금은 안타까운 심정 안다 다 안다 그래도 무엇인가 꼭 전달하고 싶은 아름다운 사연이 더 있으련가 떠나가는 여름의 미련이란, 그냥 가---그레이~~~! 문학/디카시 2023. 7. 30. 살다 보니 살다 보니 얼마큼 살았는지 모르지만 세월은 흐르고 흐르고 또 흘러온 것 같은데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 꼬인 삶이 멋으로도 보일 수 있을까나! 나무는 뒤죽박죽 어려운 일생을 살아 왔는데 인간은 오히려 그런 나무를 더 사랑하고 관심도 가져 주는 것 같다 문학/노랫말 2023. 6. 16. 돌의 미소 돌의 미소 돌도 세상을 살다 보니 나이를 먹게 되고 슬플 때도 있고 즐거울 때도 있게 되었고 희로애락의 순간이 얼마나 반복되었을까 차마 밖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그 심정을 누군가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무념무상 아닌 돌의 감정을 보여 주련만 돌도 세상을 살다 보니 온갖 풍상을 겪고 우울하고 놀라고 화나고 외롭기도 하였고 이런저런 상황들이 수없이 되풀이되면서 어찌 설명하지 못하는 인생을 배웠기에 피부는 허물어져 가도 안으론 공력 쌓여 삼라만상 진리 담은 미소를 짓게 되더라 문학/시-자연 2023. 5. 12. 그리운 얼굴 그리운 얼굴 수채화도 아닌데 기억 속에 얼굴 반쯤 남아 있는 그 사람 더 이상 지워질까 두려워 고개를 함부로 흔들지도 못한다네 왜 눈물방울에 들어 있을까 세월은 지우개라 하였기에 인생은 백사장에 그려진 사연인 줄만 알았는데 그렇게 저렇게 살아 온 백 년 보름달이 뜨면 왜 또 눈동자가 아른거릴까! 문학/디카시 2023. 2. 22. 동백 골목길 동백 골목길 예전 같지 않아 흙길도 사라지고 돌담이 시멘트 블록으로 바뀌었으니 동백은 그대론데 영 다른 동네 되었네 세월 참! 동백꽃도 달라졌어 순박한 것이 아니라 훨씬 화려하고도 무성한 모습으로 바뀌어 좀 어지러운 것 같기도 하고 특히 바닥에 떨어진 꽃잎은 너무도 달라 보이는데 옛날의 떨어진 꽃송이와 비교할 때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것도 꼭 폐가를 보는 기분이랄까 세월이 다 그런거지 뭐 이젠 동백꽃도 여러가지 색과 모양이 나타난다고 하니 적응해야 할 것 같아! 에이! 눈이나 내려라~~~ 문학/시조-삶 2023. 1. 29. 세월 품은 바위 세월 품은 바위 긴 흐름 언제까지나 인연의 수레바퀴일까 서로의 강한 애착 집념이 무섭기만 하다 어쩌랴 자연의 섭리 세월이 해결해 주리라 나무는 숲을 이루며 산에서 잘 자라고 있었는데 긴 시간 풍화작용으로 주변의 흙이 모두 쓸려 나가자 바위를 잡고 있는 나무만 살아 남게 되고 결국은 바위와 나무가 서로 공존하는 형태로 보이는 현상 문학/시조-삶 2023. 1. 18. 어렴풋한 모습 어렴풋한 모습 빛바랜 추억이란 그리다 만 추상화일까 꿈만이 아니었음을 저 돌은 말해 주는데 망각의 기억 저편엔 안개만이 자욱하다 잊혀져 가는 얼굴 이삿짐 챙기다가 바닥에 떨어진 앨범 펼쳐진 사진 한 장 눈앞에 아른거리니 세월에 밀려가는 추억의 기억들 오롯이 지워질까 애처로운 조바심 - 이젠 점점 잊혀져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지요! - 문학/시조-삶 2022. 12. 20. 세월을 담아 세월을 담아 생명수 보존 기간 햇수로 상관없다 수만 년 묶은 용기 스스로 정화 작용 인간은 피와 살이라 절대적으로 불가능! 정말로 세월을 담아 놓을 수 있는 그릇이 있을까 그 세월의 연한은 어떻게 측정할까 - 물과 돌그릇의 관계로는 곤란하다 하겠지요 - 문학/디카시 2022. 12. 14. 세월이 다 그래 세월이 다 그래 발자취를 아무리 많이 남겨 봐도 결국은 그림자 야속하다고 해도 별수 있나 그것이 세월인 것을! 잠시 잠깐은 있었던 흔적 있겠지만 그것도 순식간 머지않아 세월이 깨끗하게 정리해 줄 것 문학/시조-삶 2021. 12. 2. 애증의 세월 애증의 세월 유유 아끼고 사랑했나 못살게 괴롭혔나 그들의 관계란 게 참으로 애매모호 떠날 땐 그냥 가라고 그게 어디 말대로 쉬울까 붙잡고 살았는가 붙잡혀 살았는가 서로의 입장이란 알다가도 모를 일 헤어짐 너무 어려워 평생 인연 핑계로다 담쟁이덩굴; 잎 지는 덩굴성 목본으로 담을 타고 오른다 하여 이름이 붙었다. 덩굴식물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감고 올라가는 형태가 아니라 기어오르는 구조라서 칡이나 등나무처럼 이웃하는 식물을 죽이거나 생육에 지장을 주는 방식은 아니다. 덩굴손도 흡반 형식의 청개구리 발가락처럼 생겼다. 한방에서는 지금이란 약재로 당뇨, 어혈제거 등에 썼다고 한다. 꽃말은 “우정:” 문학/디카시 2021. 11. 10. 가난한 마스크 가난한 마스크 입던 옷 재활용에 수제품인데 세월이 미워라 눈물 콧물 빗물이 새겨진 역사의 기록물 부자 마스크 형태도 여러 가지 무늬도 넣고 멋과 패션이 되었구나 길거리에 나뒹구는 일회용 흉물들 쓰레기가 문제로다 문학/디카시 2021. 9. 28. 또 한 해 또 한 해 참으로 어처구니없어라 해외여행 적금통장 만기도 훨씬 넘겼는데 돈 썩는 냄새 떴다가 지는 해는 여전하더냐! 바위는 기다려도 세월은 그냥 간다 봄인가 했더니만 또 다른 가을 바람 열차는 텅 빈 채 떠나가누나! 문학/시조-삶 2021. 5. 13. 세월의 흔적 세월의 흔적 유유 구름이 짓누르고 바람이 깎아 버려도 흔들리지 않겠노라 그렇게 살았건만 어느새 변해버렸네 세월을 어찌 이기랴! 문학/시조-삶 2021. 1. 21. 무거운 짐 무거운 짐 유유 무거운 짐은 나누어서 지자 고통의 무게를 같이 감당하자 말로는 무슨 말을 못하랴 누군 짐을 지고 싶어서 지는가 최고로 무거운 짐은 세월이고 나이인데 말이다.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벗어 나를 주오 ...................................... ............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내게로 오라 ........................................ 그냥 소리 지르고 싶어! 문학/시조-삶 2020. 10. 15. 바위비늘 바위비늘(岩鱗) 유유 바위가 왜 비늘을 붙이고 살까 옷을 갈아입기 싫어서 모기가 피를 빨아먹을까 봐 겁나서 바위는 입이 없는 게 참으로 다행이라 한다. 절리(節理, joints)는 암석 내에 발달하는 광범위한 균열을 의미하는 단열(fracture)의 일종으로 암석이 취성변형을 받아 암석 내의 응집력을 상실하여 발생한 한 종류의 불연속면이다. 절리는 자연 상태에서 가장 흔하게 인지되는 일정한 방향성을 갖는 암석 내에 발달하는 깨어진 면구조로서 인지할만한 변위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지만, 절리면을 가로지른 아주 미소한 확장변위를 갖는 것을 일컬으며 인장단열로 분류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절리 [Joint] (지질학백과) 문학/시조-삶 2020. 4. 24. 수석이란 수석이란 유유 그래 봐야 돌이지 돌은 돌 무심한 돌 돈으로도 보일까 돌과 돈 물질주의 매정한 세월 숨긴 채 눈총 받는 돌 인형 충주댐 완공되기 전인 1979년 늦은 봄날 충북 제천군 청풍면의 어느 한가한 남한강변을 거닐다가 주운 돌이랍니다. 좌대를 깎는 솜씨가 없어서 돌이 더 볼품 없.. 문학/노랫말 2020. 2. 10. 색 바랜 수채화 색 바랜 수채화 유유 망각의 늪에 그리움이 빠져 버릴까 봐 시간을 잡아 천년바위에 묶어 놓았건만 묵은 기억은 산등성이를 넘어 가물가물 영혼마저 비틀거리는 여백의 수채화 허용된 시간이 이리도 부족했나 색깔의 수명은 저리도 짧았던가 세월의 입에 아련함이 잡아먹힐까 봐 덧칠을.. 문학/시-자연 2018. 12. 30. 흔적만 남아 흔적만 남아/유유 그대 그리는 애틋한 정은 시간도 지우다 지우다 포기했기에 바위 깊숙이 숨어들었고 겉으로 보이는 원망이란 상처 사이로 구름이 약물 뿌려주는 상관관계 세월이란 또 그렇게 흐르고 입에서 입으로 전달된 이름들 열 번만 뒹굴면 모양 변하니 호랑이 가죽 살아서 몇천 .. 문학/시-자연 2018. 12. 16. 갯바위 낚시 갯바위 낚시/유유 이상하게도 아무런 생각 못 하게 된다 참선의 무념무상도 아닌데 그냥 정신이 바다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현상 몸조차 미끼가 되는 것일까 아름다운 주변의 자연경관도 안 보이고 험한 바위의 굴곡도 잊게 되며 파도가 잡아갈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 하는 망각의 .. 문학/시-야생화 2018. 5. 6. 노거수의 비자란 노거수의 비자란/유유 오래 살았으니 지식도 많이 쌓이고 경험도 풍부할 터라 끊임없이 배울 수 있고 오랫동안 살아왔기에 눈과 비바람 그리고 매서운 추위와 무더위 험난한 세상을 한없이 참고 견뎌야만 했던 인내심도 전승 오래 묵은 나무가 마냥 좋아서 노거수에 붙어산다네 늙고 낡.. 문학/시-자연 2018. 2. 12. 또 한겨울 보낸 팽나무 또 한겨울 보낸 팽나무/유유 이번 겨울엔 눈이 많이 왔었던가 춥기는 했던가 수백 년간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다 보니 무감각 언제까지 찬바람 맞으면서 누드 쇼를 해야 할까 늙어서 보여주는 알몸 부끄러워도 얼굴 붉히지 못하는 심정 어이하리 또 실패한 것 같다 독이 오를 대로 오른 겨.. 문학/시-자연 2018. 2. 1. 정겨운 이름 버들참빗 정겨운 이름 버들참빗/유유 은빛 찬란한 긴 머리에 숨어든 세월 참빗이 머리칼 하나하나에 매일같이 문안 인사드려도 경대의 거울은 전혀 반응이 없다 반닫이 속으로 다시 들어갈 때까지 분주한 참빗에 할머니의 손은 떨리지 않으며 가르마 타고 쪽지는 눈매는 그윽하기만 하다 설마 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