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문학/시-야생화 2018. 11. 5. 한라꽃향유 꿈동산 한라꽃향유 꿈동산/유유 어서 올라오세요 조금은 밟아도 괜찮으니 너무 미안해하지 말아요 그대의 꿈동산이 되기를 바란답니다 무엇이 보이나요 사람 없으니 지지고 볶고 싸우고 그런 모습 없고 자동차도 없으니 귀가 편하다고 하고 오늘따라 잔잔한 바다 그렇지요 평화스러운 바다가 .. 문학/시-야생화 2018. 11. 4. 개쑥부쟁이의 가을 정취 올해의 원물오름엔 개쑥부쟁이가 아주 오래 가는 것 같네요 9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여 11월에도 싱싱한 채 한라꽃향유와 더불어 자리 경쟁하고 있습니다. 한라꽃향유는 내일 다뤄볼까 합니다. 개쑥부쟁이의 가을 정취/유유 가을바람 쓸쓸하니 산방산도 외로워 보이는구나 어찌하여 오늘.. 문학/시-야생화 2018. 11. 3. 양미역취 평가 양미역취 평가/유유 우리 밭 옆에 누가 꽃꽂이를 해 놓았다 잡초만 무성하고 그 속에 쓰레기도 가끔 보이는 밭둑에 말이다 노오란 꽃다발이 석양의 한라산을 벗하고 서 있으니 밭일하는 데 힘을 보태준다 쟤들보고 생태계를 교란하는 무서운 존재라고 했던가 아니면 관청에서 유해식물.. 문학/시-야생화 2018. 11. 2. 못 본 척하는 묏미나리 못 본 척하는 묏미나리/유유 보이는 것 너머의 진실을 찾으려 흐릿한 불투명 유리 속을 또렷이 바라다보는 맹인의 눈동자 해 넘어간 하늘에 잔영으로 떠오른다 보게 되면 그리고 또 알게 되면 빛의 충돌이 상식을 깨버리는 굉음으로 작동해 삼킨 침 뱉으려 물구나무서서 손으로 걸어 다.. 문학/시-야생화 2018. 11. 1. 가을 머금은 방석나물 가을 머금은 방석나물/유유 가을을 한껏 머금은 푸른 하늘을 보았노라 정원엔 국화 향기 맴돌고 산봉우리들이 서로 화려한 명품 옷 색깔 자랑하게 되면 산사의 계절 밥상은 오히려 수수해질 때 바닷가 방석나물 속앓이한다 정녕 바다를 사랑했던가 짠물을 먹어야만 살아갈 수 있단 말인.. 문학/시-야생화 2018. 10. 31. 뚜껑덩굴의 뚜껑 열릴 때 뚜껑덩굴의 뚜껑 열릴 때/유유 뚜껑이란 열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 닫혔으니 열어야 하지만 아무 때나 함부로 열리면 무엇인가 날아간다 무슨 뚜껑 필요할 땐 쉽게 열리면 좋으련만 뚜껑 안 열려 실랑이 벌이는 여인의 얼굴 달아오르면 뚜껑은 뚜껑이 아니고 깨야 되는 물체 된다 뚜껑덩.. 문학/시-야생화 2018. 10. 30. 자존심 낮춘 갯쑥부쟁이 자존심 낮춘 갯쑥부쟁이/유유 바닷가 언덕 저 너머 무엇이 있나 궁금하지만 참아야지 괜히 허리 펴고 목 세워 확인하려 했다간 만용의 견본이 될 뿐 따뜻한 곳 찾아서 자리 잡아 자세 낮춘 채 모여 앉아서 바람 흉보며 수다 떠는 것도 괜찮아 분수에 맞게 사는 것 누가 뭐라 할까 하늘 높.. 문학/시-야생화 2018. 10. 29. 먹을까 말까 물냉이 먹을까 말까 물냉이/유유 매콤하고 쌉싸름한 그 맛에 정신이 맑아진다 인기 있는 유명인사의 말 한마디 피를 맑게 해주는 청정채소로 암 예방에 탁월 어쩌고저쩌고 언론에서 보도하면 인기 치솟고 몸을 차게 하는 성질로 철분 요오드 포타슘 등이 풍부하다 전문가의 어려운 분석까지 등.. 문학/시-야생화 2018. 10. 28. 나비나물의 멍든 입술 나비나물의 멍든 입술/유유 나비 유혹하려다 실패해 입술만 잘근잘근 씹었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단다 처량한 빛을 보이지 마라 키도 작고 꽃도 작다고 슬픔에 빠져 있으면 안 된다 최고의 무기인 꿀을 갖고 있으니 꿀 향기 피워 다시 한번 유혹해 보렴 나비란 그런 것이다 왔다가 가고 갔.. 문학/시-야생화 2018. 10. 27. 보호 본능의 애기도라지 보호 본능의 애기도라지/유유 도와 달라는 수신호일까 천사 날개옷에 달린 옷고름 하늘거리는 모습 안 보이는 듯 봐 버리니 눈에 밟힌다 가녀린 몸짓의 춤사위는 청순가련형 중에서도 최강일 것이라는 평가에 씁쓸한 웃음보이며 하늘 빛 작은 얼굴 부끄러워 고개 숙인다 가늘고 긴 몸매.. 문학/시-야생화 2018. 10. 26. 소박한 향기 흰꽃향유 소박한 향기 흰꽃향유/유유 그리 취하지는 않을 거예요 가을의 향기란 도수 낮은 포도주 같아 정신 빼앗길 일 없다고 하네요 어쩌다 한 쪽만 바라보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그냥 이유 없이 그리워하지요 조금 외로울 때면 소박한 향기 풍겨 벌 나비 불러보기도 하고요 꽃밭에서 아무 생각 .. 문학/시-야생화 2018. 10. 24. 남구절초 핀 언덕 남구절초 핀 언덕/유유 무슨 음악 연주 소리 들리는 듯하여 귀 집중시켰건만 베토벤의 교향곡인지 모차르트의 협주곡인지 배우지 못한 서글픔 저 바다 밑바닥엔 무엇이 살까 돌고래처럼 가끔 얼굴 보여주면 궁금하지 않으련만 그래도 오늘처럼 멀리 한라산을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섬들.. 문학/시-야생화 2018. 10. 23. 잡풀떼기 가지주름조개풀 잡풀떼기 가지주름조개풀/유유 물론 이름 있지요 잡초라도 이름 없으면 서로 나서서 장난 아닐 겁니다 민가 근처 살았더라면 인간들 악담 퍼부으며 죽네 사네 제초제 들고 덤볐겠지만 다행히 산속에서 산다네요 언제나 그 자리에서 꽃도 피우지요 아름다움 꿀꺽 삼키고 이슬 한 방울에 .. 문학/시-야생화 2018. 10. 22. 바닥에 누운 노랑개자리 바닥에 누운 노랑개자리/유유 개자리란 겨울철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 방구들 아래 가장 깊게 판 굴뚝 밑의 고랑 편안한 자리가 못 되는 나쁜 자리 그리고 콩과의 맛있는 풀 제주도 오름의 노랑개자리는 바닥에 누워 떼쓰는 사연 있다네 봄여름 아닌 가을날에 꽃 피고 꽃 색깔도 황백색 아.. 문학/시-야생화 2018. 10. 21. 쓴맛 없는 개쓴풀 쓴맛 없는 개쓴풀/유유 아기에게 소태의 쓴맛을 보여주는 건 앞으로 살아갈 인생 교육 아기가 엄청난 고통을 느끼게 될까 젖 떼려는 수단 쓴맛이 뭐 좋기에 쓰지 않은 현실이 얼마나 안타깝기에 쓰디쓴 입맛 다시며 쓴 풀에 끼어 달라 한다 개 소리까지 들으며 인생의 단맛을 알고 싶으면.. 문학/시-야생화 2018. 10. 20. 수더분한 새콩 수더분한 새콩/유유 수더분한 사람 냄새가 삶의 경쟁력이라 그래놓고는 남만 수더분하길 바라고 정작 본인은 까칠한 표준말을 또박또박 쓰며 따지는 사람 많다 그러나 새콩은 명실상부한 존재 곁에 누가 있으면 살포시 기대며 살 줄 알고 없으면 혼자 살고 꽃이 밉지도 곱지도 않고 사정.. 문학/시-야생화 2018. 10. 19. 가을 보내는 한라구절초 가을 보내는 한라구절초/유유 서둘렀던가 머뭇거렸던가 안개구름 조용히 쉬었다 지나갔는데 사랑 한 잎 떨어지네 내년에도 또 아쉬워하겠지 울긋불긋 추상화 감상은 너무 짧은 시간 차가워진 바람이나 미워할까 곧 하얀 천사들 떼로 몰려오기 전에 알아서 자리 비켜줘야 한다면서 높은 .. 문학/시-야생화 2018. 10. 18. 무관심의 산들깨 무관심의 산들깨/유유 사랑하고 보살피고 아껴주고 관심을 두는 것은 애욕 속박당하고 멍에를 메인 것이기에 슬픈 영혼이 된다 무관심이란 자유로운 만족 구름 속을 자유자재로 노니는 존재 되어 깨달은 자가 되는 듯 그렇지만 그도 쓸쓸하기는 마찬가지다 산비탈에서 햇볕을 쏘이고 있.. 문학/시-야생화 2018. 10. 17. 섬잔대의 궁금증 섬잔대의 궁금증/유유 신비로움은 영원히 남아야 하건만 이를 깨버리는 궁금증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백과사전에도 결코 기록될 수 없는 신비 왜 자꾸 들춰보고 싶어야 하는지 그것이 의문인데 섬잔대가 내는 종소리는 들을 수가 없다 신비로운 뿌리를 땅속에 숨기고 궁금해 하지 말라.. 문학/시-야생화 2018. 10. 16. 이름도 촌스러운 눈개쑥부쟁이 이름도 촌스러운 눈개쑥부쟁이/유유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바람 불면 엎드리면 된다고 중얼거리면서 또 한 해를 보낸다 산속 날씨란 다 그런 거지 뭐 거기다가 아주 높은 곳에서의 삶이란 오죽할까 촌놈은 촌스럽게 살아야 하는 것이 당연 도시에서 사는 관광객 지나가는 .. 문학/시-야생화 2018. 10. 15. 노랑나비 여우팥 노랑나비 여우팥/유유 나비 한 마리 나비 두 마리 나비야 날아라 노랑나비야 날아라 여우 꿈을 훔쳐 숨겨서 날아라 무슨 사연 그리 많아 노랗게 멍들었나 사랑이란 본래 없는 것 없는 것을 잠시 얻었다고 잃었다 하지 말라 나비야 날아라 더 이상 기다리지 말고 날아라. .......................... 문학/시-야생화 2018. 10. 14. 이상한 이름 왜승마 이상한 이름 왜승마/유유 일제시대 때 일본 순사에게 모질게 당했던 여인의 한 왜놈 말 타는 모습만 보아도 오줌 지려야 했던 기억 악연에 어찌 좋은 말 나오랴 있는 말 없는 말 모두 동원해 모진 말 독설로 뭉쳐 퍼붓고 퍼붓고 온 힘 다해 욕해 보았지만 하늘은 묵묵부답이었다 괜히 억울.. 문학/시-야생화 2018. 10. 13. 설화 담은 여우구슬 설화 담은 여우구슬/유유 구미호가 꼬리 밑에 숨겨놓은 빨간 구슬 깊은 슬픔에 빠진 바램 그렇게도 인간이 되고 싶었던가 삼켜야 한다 그리곤 하늘을 바라보아야 하는데 결국은 지관이 되고 말았다 여우구슬엔 구미호의 요력이 응축되어 있어 풍수지리만을 터득할 뿐 하늘을 이해하는 .. 문학/시-야생화 2018. 10. 12. 며느리배꼽의 변신 며느리배꼽의 변신/유유 까칠한 아름다움 누가 며느리배꼽을 볼 수 있었나 세모진 잎으로 암팡지게 옷섶 단단히 여미고 촘촘한 독침으로 무장을 했는데 죽어서도 그리운 이름 며느리 이젠 배꼽에 보석 줄줄이 달고 몸매 자랑 피어싱의 노출 시대의 흐름이란 그런가 보다. ...................... 문학/시-야생화 2018. 10. 11. 연약한 가는범꼬리 연약한 가는범꼬리/유유 노루가 우습게 보고 아주 작은 바람에도 살랑이며 굽신거려야 하는 호랑이 체면 구기게 만드는 가는범꼬리 그래도 높은 곳에 산다는 긍지는 있어 억지로 허리를 세워보려 노력은 하지만 바위의 웃음만 살 뿐이다 멀리 보이는 백록담 봉우리 절벽을 바라보며 가.. 문학/시-야생화 2018. 10. 10. 잡초 아닌 잡초 쇠비름 잡초 아닌 잡초 쇠비름/유유 강인하고 끈질긴 생명력만 없다 하였으면 누가 아니래 역설의 맹점 음양오행 사상은 책장 속에서만 숨 쉬어야 하는데 쇠비름의 노란 꽃은 답답하기만 하다 나물로 식탁에 올라 입을 즐겁게 해도 채소 인정 못 받고 몸을 다스리는 불로장생 약효에도 약초라 .. 문학/시-야생화 2018. 10. 9. 흰꽃여뀌의 재잘거림 흰꽃여뀌의 재잘거림/유유 저마다 잘났다고 소리치는 산새들의 고음 키 크기 자랑하는 나무들의 저음 줄 맞추어 걸어가는 유치원 어린이들의 속삭임 언제나 재잘거리는 노래가 된다 고요와 평화가 흐르는 습지에는 들리지 않는 재잘거림 수많은 입이 움직이고 있음에도 소리는 없다 순.. 문학/시-야생화 2018. 10. 8. 제주달구지풀의 역할 제주달구지풀의 역할/유유 빠른 역마차 신나게 달리고 스릴 넘치는 사건 만들어내고 느린 소달구지 덜컹거리고 흔들려도 시골 냄새가 구수하다 제주도 달구지는 어떠했을까 말이 끌지만 빠르지 못하고 짐 운반만 했다는데 제주달구지풀은 별별 생각 다 해본다 높고 험한 곳에 살기에 달.. 문학/시-야생화 2018. 10. 7. 시로미밭의 멧용담 시로미밭의 멧용담/유유 불로장생은 권력에서 나오고 안티에이징은 돈 냄새 물씬 풍기는데 하늘이 허용할 리 없건만 인간의 욕심이란 시대를 초월해 갈수록 싱싱해진다 백세시대 그래도 이 정도면 성공했다고 할 것이건만 까마귀가 웃어도 인간은 더 노력할 것이라 하늘이 받아 줄지 안.. 문학/시-야생화 2018. 10. 6. 돌동부의 엿보기 돌동부의 엿보기/유유 시간의 비밀을 알고 싶어 책장만 마구 넘기는 마음 숨겨진 사연에 대한 궁금증 조바심 나 기억을 쫓아 물구나무서는 심정 애틋하다 조금 더 알면 뭐할까 탐구욕이 사라진 세상에서 자리 잡을 무기력 무서워 자갈밭에서 호미질 해야 하는 의지 상대방 마음을 엿보고.. 이전 1 ··· 62 63 64 65 66 67 68 ··· 1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