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문학/시-야생화 2018. 9. 7. 석송의 꽃대 석송의 꽃대/유유 양치식물은 꽃이 없다고 하는데 석송엔 멋진 꽃말 있단다 비단결 같은 마음 늘 푸른 바늘잎 신비로운 힘을 간직한 그래서 소나무 이름 붙인 것이 아닐까 바람 불면 마냥 흔들리는 석송 꽃대는 숲속의 낭만 포자낭 열 때까지 마이크 삼아 노래나 불러보자. ..................... 문학/시-야생화 2018. 9. 6. 좀도둑 된 큰도둑놈의갈고리 좀도둑 된 큰도둑놈의갈고리/유유 인류 최초의 직업이 종교인과 매춘부에 이어 3번째는 도둑이라고 하던가 큰 도둑과 작은 도둑 허 참 그것도 직업이라고 하다니 큰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고 한다 좀도둑만 도둑일 뿐 정치인이 큰 도둑이란 걸 모두가 다 알면서도 평소엔 모른 척 그냥 지.. 문학/시-야생화 2018. 9. 5. 삶과 죽음 사이의 흰방울꽃 삶과 죽음 사이의 흰방울꽃/유유 어두운 숲속으로 빛이 조용히 들어와 길을 만들어 놓으면 요정은 빙그레 웃고 눈먼 벌 나비 지팡이 버리는 소리 울려 퍼진다 태어나는 것은 삶의 시작이요 흙으로 돌아가는 것은 죽음의 영생이라 했지만 짧은 하루를 길게 사는 흰방울꽃에게는 빛의 길을.. 문학/시-야생화 2018. 9. 4. 어처구니없는 어저귀 어처구니없는 어저귀/유유 아주 먼 곳에서 들어와 산다고들 하는데 어처구니없는 소리 한다 다시 잘 알아보고 잘 못 되었으면 고쳐라 키 크고 단단한 줄기 있으면 다 나무인가 어렵게 살아남으면 독한 놈인가 버림받은 몸은 눈에 뜨이면 안 되는가 아무리 밟아대도 어적거리는 소리 안 .. 문학/시-야생화 2018. 9. 3. 구름과 벗하는 바위떡풀 구름과 벗하는 바위떡풀/유유 무정한 바람 이슬 몇 방울 주고 가라는 말을 흘려들으며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치맛자락으로 찰나의 바위를 깎고 지나가 버린다 구름이야 언제나 다정한 벗 필요한 만큼 물을 가져다주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으니 늘 같이 있고 싶건만 멀어졌다 가까워졌.. 문학/시-야생화 2018. 9. 2. 어지러운 전주물꼬리풀 어지러운 전주물꼬리풀/유유 산꼬리풀 물꼬리풀 섬꼬리풀 어느 풀이 어디서 산들 무슨 상관이랴 범꼬리 쥐꼬리풀 개꼬리풀 여우꼬리풀 인간은 꼬리 떼어버린 지 오래되었다고 한다 봉래꼬리풀 부산꼬리풀 지리산꼬리풀 전주물꼬리풀 왜 우리 동네 이름은 없느냐고 항의하는 소리가 들.. 문학/시-야생화 2018. 9. 1. 매끈한 털사철란 매끈한 털사철란/유유 원숭이 몸 전체를 면도하면 어떨까 가끔 보게 되는 닭의 누드 남사스러워 튀김가루 묻혀 치킨 만드는 심리 여자는 왜 털이 나면 안 되나 목줄 길게 달고 산책하는 다리털 깎은 개 파리의 다리가 매끈하다면 위생에 좋을 터인데 고릴라는 수염과 털의 차이가 없다 숲.. 문학/시-야생화 2018. 8. 31. 뿌리 뽑히는 단풍마 뿌리 뽑히는 단풍마/유유 번뇌를 일으키는 괴로움의 뿌리나 부정부패의 뿌리는 빠르고 확실하게 뽑아야 하는 대상이겠지 그러나 인성의 근본도 그러려니와 식물의 뿌리는 견고하게 버텨주어야만 사바세계 유지에 기여하는 법 어찌하여 뿌리에 명약을 숨겨 놓았을까 굵고 단단한 보물 .. 문학/시-야생화 2018. 8. 30. 미꾸리낚시의 유혹 미꾸리낚시의 유혹/유유 그리움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날 절대로 보고 싶은 사람 없다고 고개 흔들지만 어느새 분홍빛 연가를 부르고 있다 고작 미꾸라지 한 마리 유혹하려 이리도 곱게 단장했겠느냐마는 태생이 그러하니 주변의 시기 질투는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래도 작디작은 게 참으.. 문학/시-야생화 2018. 8. 29. 겸손한 물달개비 겸손한 물달개비/유유 물이 좀 깊거나 얕거나 진흙 바닥이거나 자갈이 많이 깔렸거나 좋은 자리란 시기 따라 다른 것 욕심은 마음을 아프게 하니 자리다툼 안 하면 창피당할 일 없다 자랑이 필요할 때도 있으나 지나친 과시는 눈총 받고 손 타기 십상 꽃이 잎 사이 숨어 있어도 아름다움.. 문학/시-야생화 2018. 8. 28. 눈이 그리운 겨울딸기 눈이 그리운 겨울딸기/유유 깊은 산사에 사는 스님 겨울이 돌아와 눈이 많이 쌓이면 세속의 티끌 가져오는 이 아무도 없기에 오로지 참선 수행 좋을 것 올여름은 유난히 더운흐름이어서 소복이 쌓인 눈이 더욱 그립고 항간의 시끄러운 소리 너무 많이 들려오니 깨끗한 눈을 보고 싶어라 .. 문학/시-야생화 2018. 8. 27. 소경불알의 고뇌 소경불알의 고뇌/유유 안 보이는 기억은 언덕 너머에서 춤추는 것 같기도 하고 손바닥에서 간지럼 태우던 돌개바람 분명히 향기를 빼앗아 멀리 사라졌다 허공을 더듬어 빼앗긴 향기 꼬리라도 잡아보려 하건만 손바닥엔 이슬조차 없고 별빛만 가득 담겨 있는 것 같다 안 보인다고 모를까 .. 문학/시-야생화 2018. 8. 26. 좀고추나물도 매울까 좀고추나물도 매울까/유유 없었던 오이고추 만들어져서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 더 확실해졌다 작은 고추의 매운맛 스스로는 부족함의 위안이요 밖으로는 방어를 위한 과시였는데 토종의 우수성을 만방에 과시하는 용어 되었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누가 정말로 작고 싶을까 무조건 .. 문학/시-야생화 2018. 8. 25. 마름의 암호 마름의 암호/유유 1-1-1-1의 암호를 풀라 했더니만 매화마름이니 붕어마름이니 엉뚱하게 꽃마름까지 등장 해석이 쉬우면 어찌 암호가 될까 일 년만 산다고 1이요 꽃과 열매가 하나라 또 1이고 꽃의 크기는 1cm이니 그것도 1이 되며 꽃이 하루만 피어 있다고 해서 다시 1을 더했다고 한다나 비.. 문학/시-야생화 2018. 8. 24. 절대적이고도 상대적인 누린내풀 절대적이고도 상대적인 누린내풀/유유 성선설과 성악설의 근간은 인본주의에서 시작되었다던가 모든 학문의 출발점은 인간의 탄생 전생이 되었든 내세가 되었든 인간 없으면 따질 가치 상실되는데 그래도 다른 건 다르다며 다르게 사는 인생 나는 냄새도 못 맡는다고 하면 바보일까 역.. 문학/시-야생화 2018. 8. 23. 솜아마존이란 이름표 아마존이란 이름표/유유 물이 찼다가 비었다가 늪에서 허우적대는 풀 한 포기 꺼냈더니 아마존이란 죽은 글자 달려 나온다 솜털만은 아직 꿈틀꿈틀 옛사람들 쓰던 말 하늘로 올려 보냈나 땅속 깊게 묻었나 이젠 뜻조차 아주 잊어버리곤 헛 지팡이 짚는구나 아마조네스의 신화 마하가섭.. 문학/시-야생화 2018. 8. 22. 묵밭의 불암초 묵밭의 불암초/유유 궁금증이란 참으로 오랜만이라서 무엇이 있을까 기대감에 길 아닌 듯 되어버린 길을 따라서 그령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 바짓단을 치고 뛰는 곤충 이름 어렵다 묵정밭은 생태계 복원 고랑도 희미해져 물길이 제멋대로이기에 각종 풀 종류 살판났고 가.. 문학/시-야생화 2018. 8. 21. 무성음 울리는 모시대 무성음 울리는 모시대/유유 소리는 없어도 들리는 듯 不立文字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데 이슬 떨어지는 소리를 증폭시키는 작은 나팔들 實相無相 見性悟道 종마다 다른 소리 내면 음계 이루지만 듣지 못하는 답답함 영감으로 곡을 이해하려는 .. 문학/시-야생화 2018. 8. 20. 수행 중인 둥근잎택사 수행 중인 둥근잎택사/유유 물이라고 홍진이 없을쏘냐 만 그래도 씻을 수 있으니 번뇌의 티끌은 줄어들 것이라는 간절한 소망 내공이 조금씩 쌓이다 보니 정말로 잎은 연 이파리 완연해 지고 꽃대의 곧음은 물 위로 치솟는다 시련이야 없겠는가 말라 갈라지는 땅바닥에서 이글거리는 태.. 문학/기행문 2018. 8. 19. 잠무 카슈미르 [오래된 미래]라는 책자 때문에 라다크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인도 배낭여행을 떠나 고생 좀 했었다. 라다크왕국은 866년 티베트의 붕괴로 그 일부가 히말라야 서남쪽 고원지대에 설립하여 1,000년 정도 나라 형태를 유지하다가 1834년 이슬람 무굴제국에 의해 멸망되었는데 인도의 독립 이후.. 문학/시-야생화 2018. 8. 18. 새침데기 물고추나물 새침데기 물고추나물/유유 보아주는 사람 아무도 없는데 혼자서 시무룩 삐진 얼굴 보여주고 싶건만 물에 비친 모습 보는 건 저 혼자 잠자리도 주변만 돌다가 그냥 가는 오후 물속에서 기던 우렁이 한 마리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이상하다고 중얼거리는 연못가 새침하게 꽃 피운 물고추.. 문학/시-야생화 2018. 8. 17. 머리 여럿 구상난풀 머리 여럿 구상난풀/유유 머리 하나 숲에서도 계산이 필요할까 수학용 머리 둘 사라진 별 찾아내야 한다 천문관측용 머리 셋 자연엔 질서가 필요하니 법률용 세상이 복잡해져 무거운 머리만 자꾸 생겨나는데 구상난풀은 그래도 꼿꼿하게 서있어야만 한다. ........................................... 문학/시-야생화 2018. 8. 16. 사철란의 눈초리 사철란의 눈초리/유유 못 볼 줄 아는가 깊은 숲속이라도 빛은 있다 어지러운 세상 짝퉁 사이비 짜가가 판친다지만 우리에겐 사촌 정도로 그친다 왜냐하면 감시의 눈 부릅뜨고 있기 때문 사철란의 눈초리가 부드러워진 것을 보니 여름도 가는 모양이다. ................................................ 문학/시-야생화 2018. 8. 15. 여름새우란의 꿈 한여름 밤 꿈꾸는 여름새우란/유유 당연히 숲속이 시원하지요 달이 있든 없든 별이 있든 없든 밤 하늘 시원하니 신경 쓰지 말고 찾아오세요 많이 많이 더울 때 살면서 답답함과 짜증도 몰려올 땐 한 번 만나보고 지긋이 미소 지어 보세요 숲의 정기 머금고 조금은 이뿐 색으로 단장을 하.. 문학/시-야생화 2018. 8. 14. 고운 꽃 부러운 송이고랭이 고운 꽃 부러운 송이고랭이/유유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말이야 그렇게 쉽게 할 수 있을런가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고 웃어주리라 누구나 우선은 보이는 아름다움을 찾으려 하기에 고운 꽃이 싫을 리 있을까 괜한 투정 보이지 않는 물속에선 수중생물의 서.. 문학/시-야생화 2018. 8. 13. 진땅고추풀의 속삭임 진땅고추풀의 속삭임/유유 가까이 오세요 좀 더 가까이 물에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요 행복이 무엇인지 듣고 싶다면 진땅을 밟아야 한답니다 발목이 시리고 엉덩이가 축축해질 때야 비로소 마른땅의 중요함을 깨닫게 되고 그동안 행복함 속에서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는지 무.. 문학/시-야생화 2018. 8. 12. 하루 종일 털이슬 하루 종일 털이슬/유유 아침에만 살아 있어야 하고 풀잎에만 달려 있어야 하는 투명한 구슬 낭만이란 굴레로 모든 것을 대신하려나 가는 털로 이슬을 잡고 있을까 아주 작으면 쇠털 같다고 하더니만 쥐털과 개털 말털도 끼어들어 한 수 하려 한다 까짓것 해주면 되지 한 여름날의 아침 이.. 문학/기행문 2018. 8. 11. 오래된 미래, 라다크의 꽃 오래된 미래, 라다크의 꽃 티벳은 신비한 지방으로 정평이 나있다. 정치적으로는 현재 중국의 지배하에 있고 망명정부가 인도의 맥로드간지에 있어 달라이라마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다. 티벳을 더욱 꿈속에서 상상하게 하는 책이 두 권 있다.. 하나는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힐튼이 쓴 .. 문학/시-야생화 2018. 7. 20. 어둠을 밝히는 실꽃풀 어둠을 밝히는 실꽃풀/유유 어둠 속에서 숨소리 들리는 깨달음의 조각 계곡물은 여전히 차갑기에 검은 바위 위의 이끼는 가부좌를 풀지 않는다 암울한 세상이 아무리 어둡다 할지라도 어딘가엔 빛이 숨겨져 있을 것 실낱같은 밝음을 찾는 구도자의 급한 발걸음 따라 바람도 보폭을 맞춰.. 문학/시-야생화 2018. 7. 19. 인형이 되어버린 풍란 인형이 되어 버린 풍란/유유 분재와 석부작 목부작 악착같이 살아남아야 할 운명이 되었으니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인간의 눈요깃거리로 살아간다는 것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보다 그게 정말 좋은 것일까 아닐까 해답이 어렵다 전깃줄 오선지에 걸린 음표 꼬리는 소리를 낼 수 없다 하.. 이전 1 ··· 64 65 66 67 68 69 70 ··· 1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