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한 가는범꼬리/유유
노루가 우습게 보고
아주 작은 바람에도 살랑이며 굽신거려야 하는
호랑이 체면 구기게 만드는
가는범꼬리
그래도 높은 곳에 산다는
긍지는 있어
억지로 허리를 세워보려 노력은 하지만
바위의 웃음만 살 뿐이다
멀리 보이는 백록담 봉우리 절벽을 바라보며
가는범꼬리는
어쩌다 호랑이 꼬리 이름 붙었나 탄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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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범꼬리; 한라산 1,300m 이상의 높은 곳에 사는 여러해살이풀로 범꼬리보다 잎이 가늘고 키도 작다. 연한 홍자색의 꽃이 7월부터 10월까지 피는데 무리를 짓는 것이 아니라 한두 개체씩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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