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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자존심 낮춘 갯쑥부쟁이





자존심 낮춘 갯쑥부쟁이/유유


바닷가 언덕 저 너머

무엇이 있나 궁금하지만 참아야지


괜히

허리 펴고 목 세워 확인하려 했다간

만용의 견본이 될 뿐


따뜻한 곳 찾아서 자리 잡아

자세 낮춘 채 모여 앉아서

바람 흉보며 수다 떠는 것도 괜찮아


분수에 맞게 사는 것

누가 뭐라 할까


하늘 높고 땅 넓지만

바닷가 살아야 하는 내 복이

요만 큼에 불과하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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