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수필과 산문 문학/수필과 산문 2022. 10. 3. 흙돌담 골목길 흙돌담 골목길 유유 바람도 살짜기 들어서는 정겹던 골목길 떡 돌리는 순이가 사뿐사뿐 걸어서 오는 듯한 착각이 맴도니 그리움만 울컥 치민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히고 희망찬 새마을 노래가 이젠 머언 먼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되어 버린 어느 동네의 뒤안길 남아 있는 옛 마을의 흙돌담 골목길 걷노라면 담 안에 누가 살고 있는지 고개 빼고 담 너머 살펴보고 싶건만 개 짖는 소리에 조용히 지나친다. 우리나라의 옛 담장은 흙담, 돌담, 판장, 목책, 그리고 바자울이나 탱자나무 등을 심어 만들기도 한다. 쌓아서 만드는 경우는 기단부에 큰 돌로 자리를 잡고 막돌을 쌓아 만든 담장이 많으며 흙으로 판축(板築)하기도 한다. 흙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빗물에 무너지지 않도록 이엉을 얹거나 기와를 얹어 지붕을 만들었다. 흙.. 문학/수필과 산문 2022. 9. 5. 태풍 속의 이어도 태풍 속의 이어도/유유 날서방은 태풍이 오는 밤이 되면 매우 바쁘다. 지난해 조업 나갔다가 아직도 돌아오지 아니한 친구 집 초가지붕이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새끼줄을 들고 두 시간 동안이나 일을 한 데 이어 처형네 집으로 달려가 집안으로 무너진 담장의 돌들을 밖으로 꺼내야 했고 이제 한시름 놓고 자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강풍으로 무너진 통시에서 도새기가 달아나자 발을 동동 구르고 어쩔 줄 몰라하는 새댁이 안쓰러워 밤새도록 도망간 돼지 새끼를 기필코 잡아 와 가두어 놓고야 말았다. 파김치가 된 몸이지만 마음만은 뿌듯하였다. 이어도에 사는 사람들은 태풍에 약하다. 큰바람만 불면 머리가 서고 닭살이 돋으며 정신도 혼미해진다. 특히 밤이 되어 바위틈을 뚫고 나오는 날카로운 칼바람 소리만 나면 뼛속이 깎이고.. 문학/수필과 산문 2020. 2. 11. 떼까마귀 떼의 횡포 떼까마귀 떼의 횡포 반갑지도 않은데 찾아오더니만 온갖 오물과 쓰레기로 도시를 더럽히고 조용조용 얘기하면 소리가 아름답다 했더니만 확성기 틀어놓고 악다구니 질러대며 공포심을 조성하고 법질서를 지키며 살아야 한다고 한 그 소리가 기분 나쁘다면서 그렇고 그렇게 생긴 족속 .. 문학/수필과 산문 2020. 1. 2. 백량금과 쥐꼬리 백량금과 쥐꼬리 지난해는 기해년 돼지띠 연초에 황금돼지가 행운과 부를 가져다 준다고 엄청 떠들었다 국민들의 가슴을 부풀게 하였다 그랬는데 일년 내내 궁민들은 실망만을 안고 살았다 부는 고사하고 경제는 돼지 삶은 국물 돼지열병에 신음하며 해가 바뀌는 마지막 날까지 돼지 멱.. 문학/수필과 산문 2019. 12. 21. 오징어 요리 추천 오징어 요리 선택하세요 살아 있는 것 무자비하게 칼로 썰어대면 회 죽은 듯싶으면 팔팔 끓는 물에 풍덩 집어넣었다가 꺼내 씹으면 데침 매운 고춧가루로 고문하면 무침 그 정도로는 안 된다며 프라이팬에다가 마구 괴롭히면 볶음 오래 먹으려 냉동실에 꽝꽝 얼려 놓곤 따뜻하게 해주겠.. 문학/수필과 산문 2019. 11. 26. 산국 이야기 국화란 들에서 피어나면 들국화란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 그렇지만 실제 공식 명칭으로 들국화라고 하는 식물은 없다고 한다. 국화가 산에서 살면 산국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조금은 작고 못났다 하더라도 모든 국화 중의 근본이요 으뜸은 산국이라 할 것이다. 요즘 산국은 바닷.. 문학/수필과 산문 2019. 11. 4. 음풍 음풍/유유 吟風은 바람을 읊는 다는 말이다. 다산 정약용은 강진 등지에서 여러 해 동안 귀양살이를 하면서 여덟 가지 자연의 맛을 즐겼다고 했는데 그중 첫째로 吟風을 제시했다. ‘西風過家來(서풍은 집을 스쳐 불어오고) 東風過我去(동풍은 나를 스쳐 지나간다) 只聞風來聲(바람 오는 .. 문학/수필과 산문 2018. 2. 21. [스크랩] 눈 녹는 한라산 겨울이 시작되면 치장과 화장이라는 번뇌 벗고 백설탕의 맛에 푹 빠져버리는 한라산 세수하고 옷 갈아입는 순간이 제일 보여주기 싫은 모습이라도 하늘이 그렇게 하는데 어쩔수 있나 여기저기 찢어져 넝마가 되어버린 하얀 웨딩드레스.. 문학/수필과 산문 2015. 6. 28. 숲과 삶-도시 환경에서의 숲 도시환경에서의 숲 1. 들어가며 이어령 박사가 지난 1990년 초대 문화부 장관으로 임용되자마자 “쌈지공원” 사업 구상을 제기하여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쌈지공원은 도심의 번잡한 지역에 방치된 자투리땅에 나무를 심어 소공원을 조성함으로써 도시의 공기를 정화시키고 시민.. 문학/수필과 산문 2014. 10. 26. 소설 습작용 출생일 1933년 癸酉年 음력 2월 19일 새벽 첮닭울고 좀지나서 (丑時) 단기, 4266년 日記, 昭和8년 출생지 平安南道 大同郡 柴足面 三山里 미르고개 미르고개에서 4,5세때 祥原郡으로 이사갔다 여기에는 할아버지 땅이 좀 있었다고 하는데 할아버지땅에서 농사짓고 양봉을 했다 두살쯤 된 .. 문학/수필과 산문 2014. 7. 4. 매상이 얼마나 되냐고 묻지 마세요 문학/수필과 산문 2014. 6. 25. 이도종 목사 추모비 발문 李 목사님의 애국심을 기억하며 여기가 어디인가! 어째서 이곳 황량한 들판에서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야만 했던가! 님은 제주도 최초의 목사요, 한평생 복음전파를 위해 헌신했기에 교회에서 성스런 영결식을 갖고 천사의 날개를 달았어야만 했다. 님은 신사참배 반대와 독립운동 자금.. 문학/수필과 산문 2014. 6. 4. 독후감 - 중국제국쇠망사 o 과 제 명 : 『중국제국쇠망사』, 리상 지음, 정광훈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09.8.10간, 신국판. □ 가장 인상적인 구절 - 저자는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거대한 국가가 망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 나라의 흥망성쇠는 필연인데 저자가 뜬 구름 일어나는데 중점을 둔.. 문학/수필과 산문 2014. 1. 29. <소설> 북해도에 휘날리는 인공기-시놉시스 (소설) 북해도에 휘날리는 인공기-시놉시스 저자; 유유 출판사; 서경문화 발행일; 2016.2.1 줄거리; 1. 프롤로그 일본 큐슈의 쿠마모토현 가고시마시에서 투숙한 중국 관광객 3명은 이튼날 아소산을 오른다. 비록 등산복 차림이지만 무언가 관료티가 나는 중년 부인 1명과 군인처럼 머리를 짧.. 문학/수필과 산문 2013. 11. 19. 길(道)-현대문예작가회 동인지(우영팥듸 송키) 원고 길(道) 본격적으로 오름 탐방을 위해 길을 나선 것은 5년 전쯤 되며 당시 이승악을 찾았다. 이승이오름이라고도 부르는 이 기생화산은 "저승과 이승"이라는 뉘앙스를 주어 이름을 쉽게 기억할 수 있었는데 목장길 입구의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도로를 따라 500m 정도 내려가니 "신례천 생.. 문학/수필과 산문 2013. 11. 15. [스크랩] 비자림 숲길을 걸으며 비자림 숲길을 걸으며 천년의 생명이 아직도 청춘을 노래하며 이곳을 찾는이에게 정령을 조금씩 나눠준다고 하는 그런 비자림을 찾았다. 비자나무 좋은 것이 어찌 어제 오늘 일이랴! 중생대에서부터 수백억년을 살아남은 생명력은 차치하고 죽어서도 바둑판으로 남아 안방 손님 되어있.. 문학/수필과 산문 2013. 11. 1. [스크랩] 팽나무 이야기 팽나무를 사모한 바람 당신도 이제는 늙어 보입니다. 당신 몸을 스치는 내 손길이 퍽이나 거친 느낌을 받았고 가지 사이를 빠져 나가는 내 치맛자락이 찢어질까 두려울 정도로 딱딱한 상태가 확인되었답니다. 피부가 헐고 갈라지고 부서지는 것은 세월 탓이라 할 수 있지만 나뭇가지가 .. 문학/수필과 산문 2013. 10. 8. [스크랩] 보리 이야기(씨 뿌려 거둘지니-청보리, 시인 최절로) 보리 이야기(씨 뿌려 거둘지니-시인 최절로를 그리워하며) 보리와 연관된 문학을 거론하다보면 보리피리로 유명한 한아운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보리를 매우 사랑한 시인 중에는 최절로라는 사람도 있었다. 본명은 崔成敏이지만 필명으로 &#23690;鷺라는 특이한 이름을 썼다. 호는 .. 문학/수필과 산문 2013. 10. 8. [스크랩] 바위 조각하는 바람 바위 조각하는 바람 일도 정진하며 도를 닦기 위해서는 아니랍니다. 이걸 운명이라 하는지도 숙명이라고 하는지도 모릅니다. 아마 석수장이의 원혼인지도 모릅니다. 바람은 무의식의 세계 속에서 작업을 합니다. 수없이 많은 동작을 반복하면서도 같은 형태의 움직임은 단 한 번도 되풀.. 문학/수필과 산문 2013. 10. 8. [스크랩] 쇠소깍의 동양화 유감 쇠소깍의 동양화 유감/유유 아마 1998년 가을 쯤 되는 것 같다. 어느 한 지인이 제주도에 전통적인 동양화 모델이 있으니 가보자고 하여 따라가 보았다. 전통적인 동양화라면 멀리 구름 위에 펼쳐지는 은은한 산과 잔잔한 호수 또는 강 그리고 그 위에 떠 있는 배와 낚시하는 노인 정도를 떠.. 문학/수필과 산문 2013. 10. 7. [스크랩] 풍력발전기 밑에서 풍력발전기 밑에서 멀리서 볼 때는 장난감 바람개비같이 보였는데 밑에 와 보니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풍력발전기가 발전 용량이나 제작사에 따라 모양이나 규모가 다양하겠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높이가 45m 정도 되고 날개의 길이도 25m에 이르며 무게가 20톤이 넘는다고 한다. 몸통 둘레.. 문학/수필과 산문 2013. 10. 7. [스크랩] 제주올레 11코스 바람이 된 애국의 혼(필독) 제주올레 11코스 바람이 된 애국의 혼 서귀포시 화순에서 모슬포까지 14.8km의 제주올레 10코스와 모슬포 출발 무릉에 이르는 18km의 11코스는 역사의 뒤안길이라 할 수 있다. 이 두 올레길 주변은 모슬포 거센 바람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험난한 세월을 보냈으며 특히 근대사와 현대사가 녹아.. 문학/수필과 산문 2013. 10. 7. [스크랩] 바람을 찾아서 바람을 찾아서 산으로 들로 바다로 바람을 찾아 갔습니다. 예전에 만났던 그 바람을 찾아서 말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그 바람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면서 찾아다니고 있으니 얼마나 한심스럽겠습니까? 동쪽에서 만난 바람은 자상하기는 했지만 그 바람은 아니었습니다. 서쪽에서 마주친 .. 문학/수필과 산문 2013. 10. 7. 바위 조각하는 바람 바위 조각하는 바람 일도 정진하며 도를 닦기 위해서는 아니랍니다. 이걸 운명이라 하는지도 숙명이라고 하는지도 모릅니다. 아마 석수장이의 원혼인지도 모릅니다. 바람은 무의식의 세계 속에서 작업을 합니다. 수없이 많은 동작을 반복하면서도 같은 형태의 움직임은 단 한 번도 되풀.. 문학/수필과 산문 2013. 10. 7. 아이들과 놀아주는 바람 아이들과 놀아주는 바람 누구나 어린아이 시절이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잊고 지내기는 하나 동심의 세계에서 살면서 자연을 벗 삼아 생활한 적이 있었다. 요즘의 아이들은 주로 집안에서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고 있으며 밖에 나가서도 PC방이나 풀스방 또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각종 놀.. 문학/수필과 산문 2013. 10. 7. 콧바람 콧바람 코로 내보내는 바람이나 기운을 콧바람이라고 한다. 코를 통한 날숨과 들숨이 콧바람이기 때문에 인간의 생명에 절대적으로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영화 등지에서 사람이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손을 코에 갖다 대고 콧바람이 나오고 있는지 여부를 측정해 보는 .. 문학/수필과 산문 2013. 10. 7. 이 몸이 제주바람을 어찌 좋아 하오리까! 이 몸이 제주바람을 어찌 좋아 하오리까! 아주 오래 한 해녀생활은 아니지만 오늘만큼은 무척 힘들었다. 바람 때문이다. 뭍으로 돌아오는 오늘의 물길은 여느 물길과 달랐다. 큰 바람이 만들어 놓은 높은 파도도 문제거니와 앞바람을 거슬러 헤엄치며 앞으로 나아가기가 너무도 힘에 벅찼.. 문학/수필과 산문 2013. 10. 7. 강에서 사는 바람 강에서 사는 바람 강에서 사는 바람은 물 길 따라 나뭇잎 배를 흘려보내는 즐거움에 항시 취해 있다. 황포돗대를 몰아 본지 무척이나 오래인지라 그 추억을 잊을 수 없어 나뭇잎이라도 이리저리 흔들며 뱃놀이를 한다. 물길을 돌 땐 바위 절벽에 걸려 다칠 경우도 있고 넓은 모래톱에 나.. 문학/수필과 산문 2013. 10. 7. 바람과 깃발 바람과 깃발 깃발은 늘 바람을 기다리며 세월을 보낸다. 잔잔하게 불어주는 바람이야말로 깃발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며 깃발이 비로소 깃발임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모진 광풍으로 시달리며 여러 군데 찢기고 부서질 때엔 원망하기도 했고 바람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한탄도 해 .. 문학/수필과 산문 2013. 10. 7. 일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바람 일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바람 바람은 무슨 일이던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바람은 일하는 사람을 격려해 능률을 높여 주기도 하고 힘든 줄 모르게 일에 심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바람이 일하는 사람과 호흡이 맞을 땐 말 그대로 신바람이 난다고 할 수 있다. 바람은 언..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