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문학/시-야생화 2017. 3. 25. 산괭이눈 울음소리 산괭이눈 울음소리 고양이 울음소리는 쥐 잡는 소리 야옹이 울음소리는 밥 달라는 소리 냥이 울음소리는 안아달라는 소리 괭이 울음소리는 조심하라는 경고음 본래 야생에서 살았건만 이제 집 나가 살면은 도둑고양이가 되어야만 하는 괭이 신세 산속 야생의 세계에 자연스럽게 살면서 .. 문학/시-야생화 2017. 3. 24. 복수초 꽃길 복수초 꽃길 당신의 마음은 아직도 차가운 것 같아요 두 눈의 눈망울에 맺힌 살얼음이 녹아가는 양 보이지만 손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네요 봄이 왔어요 커튼을 뜯어내고 밖을 내다보아요 창문도 열고 신선한 공기를 한 사발 들이켜 보세요 내친김에 운동화 신고 밖으로 나오세요 복수초 .. 문학/시-야생화 2017. 3. 23. 웃음거리 개쑥갓 웃음거리 개쑥갓 애걔걔 이게 꽃이야 무슨 꽃이 이래 피기는 다 핀 거야 하얀 솜 뭉치는 또 뭐야 밭이나 길가 어느 곳도 좋아 땅이 기름지든 메마르든 상관없이 햇볕 있는 곳에서는 조용히 자리 잡아 봄에서 가을까지 앙증맞게 노란 꽃 피우는 평범하면서도 악착같이 살아가는 서민 같은 .. 문학/시-야생화 2017. 3. 22. 중의무릇 참선 자세 중의무릇 참선 자세 흔들린다 아직도 잡념이 많은 탓 속세의 인연을 끊기가 어찌 쉽겠느냐마는 마음공부 시작했으면 마귀부터 쫓아낼지어다 흔들린다 졸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가부좌 굳게 틀고 허리 곧게 세운 후 복식호흡법 따라 금강 단련 매진할지어다 흔들린다 바람에 의한 자연현.. 문학/시-야생화 2017. 3. 21. 새끼노루귀의 꿈 새끼노루귀의 꿈 어릴수록 꿈이 많다고 하지요 마술봉 손에 쥔 날개 달린 천사가 되고 싶고 이름 없는 별나라에서 온 어린 왕자도 되고 싶고 장래의 희망 사항은 대통령이나 장군 또는 의사나 선생님이었다가 이젠 모두 연예인이라 하던가요 새끼노루귀는 그런 꿈 없다네요 작은 키 조금.. 문학/시-야생화 2017. 3. 20. 불멸의 사랑 산수유 불멸의 사랑 산수유 나무 꺽지 마세요 변하지 않는 사랑은 없다고 하는데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고 나무 꺾어 건네면 이미 꺾어진 사랑 될 것이니까요 봄은 순간적으로 지나가지요 봄의 색깔 노란 꽃도 순간이라네요 그렇지만 열매는 오래 가기에 영원한 사랑은 오히려 열매일지 모른.. 문학/시-야생화 2017. 3. 19. 더 징한 가는잎할미꽃 더 징한 가는잎할미꽃 늙었다고 모두 같은 흰머리 나는가 아무렴 일 많이 한 사람이 허리야 더 굽겠지 물질하랴 검질 매랴 잠시라도 쉴 틈이 있었던가 누군 고운 피부 초롱초롱 눈망울 없었겠느냐마는 미운 바람이 비단 같은 검은 머리 파뿌리로 바꿔놓왔네 물허벅 지고 태왁 끌어야 했.. 문학/시조-삶 2017. 3. 18. <제주도의 길과 정자 그리고 시조 한 수> 책이 나왔네요 유유의 네 번째 시집을 펴내게 되었습니다. 대략 3년 간에 걸쳐 제주도 내 올레길을 비롯한 다양한 길과 여러 종류의 정자를 사진에 담았고 삶을 주제로 한 짧은 시조 한 수를 넣어 [걷다가 쉬다가]라는 제호를 달아 편집했답니다. 요즘 글 읽는 사람 별로 없다는 점을 감안해 사진 중심으.. 문학/시-야생화 2017. 3. 17. 곱슬머리 풍년화 곱슬머리 풍년화 굿판을 벌이려는가 노란 색종이 오려 나무에 걸어놓고 알 수 없는 주문 중얼거려대고 바람이 서성거리는 봄날 꽹과리 두드리는 소리도 나는 듯 갑자기 직박구리 솟구치니 곱슬머리 정신없이 흔들어대다가 제풀에 쓰러지고 만다 풍년이야 오면 좋겠지만 또 무슨 과잉생.. 문학/시-야생화 2017. 3. 16. 희한한 히어리의 봄 노래 희한한 히어리의 봄 노래 분명 들리기는 들리는 것 같은데 바위 넘고 나무 돌아 슬금슬금 다가오는 봄의 노래 혼자 아닌 여럿이 부르는 합창 같은 눈 녹은 계곡물이 떠나는 소리 바람의 치맛자락이 나뭇가지 걸리는 소리 햇살이 잠자는 가랑잎 깨우는 소리 이런저런 반주에 맞추어 부르.. 문학/시-야생화 2017. 3. 15. 길마가지나무의 꽃 춤 길마가지나무의 꽃 춤 스쳐 지나가는 봄 시샘 바람에 알 다리 곧추세우고 치맛자락 날리며 바르르 떤다 아직은 삭막하고 공허한 숲속 눈과 얼음 다 녹기 전 피겨 스케이팅 연습 끝내려 부지런 떨어보는 길마가지나무 꽃 주변을 의식 말고 집중력 발휘 우아한 춤사위가 왜 이리 어렵기만 .. 문학/시-야생화 2017. 3. 14. 봄 처녀 산자고 봄 처녀 산자고 연분홍 치마 입은 여인은 봄 색시 아씨는 녹색 치마 하늘하늘 봄 처녀인 이 몸은 노란 저고리 하얀 치마 얼굴 자랑 치마 자랑 각선미 자랑 추운데 나와서 떨고 있는 비린내 나는 아가들 비웃으며 조금은 늑장 부리다가 대충 차려입고 나오는 그 봄 처녀 작은 동산에 올라 .. 문학/시-야생화 2017. 3. 13. 개구리발톱을 보았나요 개구리발톱을 보았나요 처음엔 한 사람이 개구리발톱 있다고 말하니 특종이라고 어느 한 언론에서 대서특필 열 받은 이 신문 저 방송도 따라서 보도하다가 개구리발톱보다 더 황당한 흥밋거리 찾아야 한다기에 누구네 며느리밑씻개도 보았노라 떠들어대니 모두가 재미있다고 깔 깔 깔 .. 문학/시-야생화 2017. 3. 12. 삼지닥나무의 샤워기 꽃 삼지닥나무의 샤워기 꽃/유유 무엇을 드릴까요 시원한 물보다는 종이를 쏟아 주고 싶어요 종이를 좋아하나요 옛날엔 종이가 무척이나 귀했지만 요즘엔 너무 흔하지요 종이 구기듯 하는 말도 생겼으니 무시하는 편이지요 책도 읽지 않고 글씨도 쓰지 않으니 말이네요 그래도 인간에겐 특.. 문학/시-야생화 2017. 3. 11. 냉이꽃을 알까 냉이꽃을 알까 잘 들어보라고 무슨 사연 전하는지 집중해서 깨달으라고 추궁하지만 그래도 덧없다 땅속과 하늘을 연결하는 진리의 향기 풍기며 들녘에서 마냥 미소 짓고 있지만 꽃 핀 냉이는 필요 없다 하는 인간들 흰 입술 삐죽이며 온종일 한껏 봄 색시 폼을 잡고 있어도 곁을 지나치.. 문학/시-야생화 2017. 3. 10. 이름도 긴 둥근빗살괴불주머니 이름도 긴 둥근빗살괴불주머니 고향을 모른다고 하네요 어쩌다 이 땅에 정착하게 되었는지 입 다물고 있고 살아갈 속셈도 추측할 수 없으니 생긴 모습 따라 긴 이름 붙여질 수밖에 우선은 밭두렁에 자리 깔았는데 시원한 바닷가에 살아 볼까 아니면 전망 좋은 오름에 보금자리 틀까 이런.. 문학/시-야생화 2017. 3. 9. 해변의 보석 뚜껑별꽃 해변의 보석 뚜껑별꽃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인간의 욕심으로 만들어진 돌멩이 부유함과 존귀함의 상징 형형색색 아름다움의 결정체라는 수백 가지 보석들 까짓거 있으면 뭐해 생명체가 없으면 진정한 보석 아니지 바닷바람에 만들어진 해변의 여인 같은 뚜껑별꽃이 배시시 웃고 있.. 문학/시-야생화 2017. 3. 8. 허공을 움켜쥐는 살갈퀴 허공을 움켜쥐는 살갈퀴 벌에겐 돌코롬 꿀 제공 개미와는 상부상조 코시롱 친구 소야말로 최고의 영양 덩어리 질소고정 땅심의 원천 인간까지 약과 나물로 사용한다는데 왜 이리 허전하기만 한가 내 꽃이 요로코롬 이쁘건만 봄이 되면 인간은 가까이 있는 내 꽃은 안 봐주며 멀리멀리 변.. 문학/시-야생화 2017. 3. 7. 천진난만한 개구리갓 천진난만한 개구리갓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바람 불면 온몸 흔들며 춤을 추고 한낮의 봄볕을 노란 꽃잎에 저장해 달 뜨는 밤에 물광 빛내는 풀밭의 개구쟁이 냇가에서 물장구치기에는 아직 물이 찬데 깨 벗은 몸 흉보든 말든 후다닥 갓을 벗는 자유분방한 꽃 경칩도 지났다면서 모든 개구.. 문학/시-야생화 2017. 3. 6. 잘 웃는 봄까치꽃 잘 웃는 봄까치꽃 찬바람이 갑자기 다가와 시비 걸어도 모른 채 웃고 만다 지가 있어 봐야 잠깐이겠지 인간들이 지나가다 모질게 밟아도 그냥 웃는다 분명 모르고 그랬을 거야 개떡 같은 이름 붙여 놓고 놀려도 히히 웃는다 부르기 민망하면 지들이 바꿔 주겠지 양지 곁 자리 잡아 작은 .. 문학/시-야생화 2017. 3. 5. 길가의 자주괴불주머니 길가의 자주괴불주머니 여자아이 깨금발 콩콩 뛸 때면 허공에서 자반 뒤집기 하는 괴불 따라서 아지랑이 점점 어지럽게 보인다 봄날의 햇볕이 따사롭게 자리 잡으니 마당엔 아이들 놀이판 벌어지고 볕 쐬는 노인들은 그윽한 미소 보낸다 인간들 사는 모습 알고 싶은 자주괴불주머니 차.. 문학/시-야생화 2017. 3. 4. 독 품은 백서향 독 품은 백서향 가없이 자애로운 미소 묵은 근심 지우고 젊음을 노래하는 푸르름은 심장의 두근거림 암향으로 영혼을 잃게 하여 악마의 숲으로 유인할 때 향수 한 방울 떨어진다 왜 독을 만들게 하던가 모진 겨울 가기 전에 하얀 종이 구부려야 하는 심정 천 년 바위나 알까. ................... 문학/시-야생화 2017. 3. 3. 논둑의 들개미자리 논둑의 들개미자리 분명 먼 고향 있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기억이 아득하기만 하니 여기가 고향 되었어라 혼자는 작고 힘없어 아주 떼로 뭉쳐 살고 있음에도 외로움은 어쩔 수 없구나 가끔은 내가 어떻게 변했나 하고 논물에 얼굴 비쳐 보지만 심술궂은 바람이 늘 방해를 해 서러움만 더.. 문학/시-야생화 2017. 3. 2. 자운영의 노래 자운영의 노래 겨우내 길게 누워 잔 논두렁 개구리 알 낳는 소리에 놀라 일어나는 날 갑자기 자운영 노래 부른다 논을 사랑하기에 밭까지 좋아해야 하는 운명 꽃동산 만들겠노라 깨어나라 벌 나비여 봄 처녀 심심하단다 나 혼자 어이 감당하리 봄만 되면 땅심 키우기 바쁜 논배미에선 낭.. 문학/시-야생화 2017. 3. 1. 야자매트의 복수초 야자매트의 복수초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 땅 빼앗겼다고 그냥 죽어 있어야 하나요 악착같이 살아나야지요 등산화 발바닥이 좀 무섭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쩌겠나요 봄이 왔으니 말이지요 인간들은 삼일절날 태극기 흔들며 해방을 노래하나요 우리도 그러고 싶어요 삼월이 되면 해방을.. 문학/시조-삶 2017. 2. 28. 돌들의 대화 돌들의 대화 들려도 알아들을 수 없는 돌들의 재잘거림 선사시대부터 내려온 언어이건만 해석할 수 없다네 왜 귀로 들으려 하나 그냥 느낌으로 깨달으면 될 것을. ............................................................. 사진 해설; 제주시 내도동에 있는 "알작지해변"은 제주도 유일의 몽돌로 만.. 문학/시-야생화 2017. 2. 27. 곶자왈의 백서향 곶자왈의 백서향 울퉁불퉁 돌무더기 넘고 넘어 얼기설기 덩굴나무 돌고 돌아 곶자왈 깊숙이 숨었건만 영혼을 잡아끄는 향기만은 어쩔 수 없어라 유혹할 맘 없는데 친구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는데 왜 자꾸 접근하는가 더 깊이 들어가야겠구나 봄이 되면 아니 봄이 오고 있는 것 미리.. 문학/시-자연 2017. 2. 26. 큰 바람개비 큰 바람개비 불어라 바람아 불어라 쉬지 말고 불어라 바람 없으면 죽어야 한단다 부디 계속해서 불어다오 어찌하여 내 운명 남의 손에 달렸나 세상사 잊어버리게 바람아 마냥 불어라. .................................................... 사진 해설; 친환경 청정에너지 생산이라고 하여 전국 각지에 .. 문학/시조-삶 2017. 2. 25. 콧노래 콧노래 일 할 때 길을 갈 때 흘러나오는 콧노래 가사야 있든 없든 곡조야 틀리건 말건 시름은 멀리 보내고 즐거움만 부른다. ........................................................... 사진 해설; 대부분의 작은 섬들이 그렇듯이 가파도에도 둘레길이 개설되어 있다. 그 둘레길 구간 중 서쪽 편으로 나 .. 문학/시조-삶 2017. 2. 24. 기대와 실망 기대와 실망 혹시나 했다가도 역시나 하는 인생 기대란 실망 불러와 가슴을 멍들게 하나 그래도 필요한 기대 생활의 활력소 되기 때문. ................................................ 사진 해설; 해안도로나 관광지 다니다 보면 멀리서 볼 때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 이전 1 ··· 79 80 81 82 83 84 85 ··· 1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