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야생화 문학/시-야생화 2015. 7. 2. 설앵초라고 해요 설앵초라고 해요/유유 친구라곤 바람밖에 없다네요 할 수 없죠 높은 산에서 태어나 그렇게 살아가야 할 그런 운명 타고났으니 그러려니 받아들여야 하지요 그래도 가끔은 일부러 찾아주는 이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그럴 땐 조금은 붉은 얼굴 더욱 빨개지곤 한다네요 가슴도 두근거.. 문학/시-야생화 2015. 6. 22. 산골짝 여인 함박꽃 산골짝 여인 함박꽃 유유 저어기 사람들이 다가오네 아마 등산 다니는 남자들 같아 괜스레 가슴이 두근거려 볼이 화끈거리고 다리도 떨려 오네 외간 남정네 보는 것 처음이라 고개만 푹 수그리고 있을 수밖에 멋진 저 사람이 날 데리고 산에서 나가게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 문학/시-야생화 2015. 6. 11. 두루미천남성의 자태 두루미천남성의 자태 유유 날갯짓 한 번으로 구름 불러오고 날갯짓 두 번으로 하늘 높이 솟을 것 같은 꿈꾸는 자세 바지랑대 살아서 선녀의 날개옷 빌려 입고 긴 담뱃대 문 채 목을 빼 산 너머 바라다본다 무슨 놈의 독사 혓바닥이 저리 길며 잡아먹기 위한 유혹의 선수라는 비난은 귓전.. 문학/시-야생화 2015. 6. 9. 갯취의 노래 갯취의 노래 유유 갯은 바다요 취는 산을 상징하니 어디서 산들 무슨 상관이랴 바다가 보이는 오름에 모여 오가는 관광객 구경이나 하면서 세월이나 노래하자 나고 죽는 것이 구름 같다 하거늘 많고 적은 것을 왜 따지는지 인간들은 이상하다 하긴 이렇게 많다가도 어느 해 다시 태어나.. 문학/시-야생화 2015. 5. 28. 백양더부살이의 참선 백양더부살이의 참선 유유 하늘에 별이 몇 개 한 손바닥에서 나는 소리 들으려 안팎으로 쪼아야 하는가 죽비 떨어지는 소리 빗나가니 문 없는 문을 두드리며 헐 선방에 밤이 찾아왔도다 이슬 내리는 소리 요란 할 때. ............................ 백양더부살이; 쑥이 있는 곳 쑥 뿌리에서 기생하.. 문학/시-야생화 2015. 1. 10. 동백꽃의 꽃말 "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합니다." <기다림>이라고도 하던가 동백꽃의 꽃말은 많이 있다고 한다. 붉은 저고리 파란 치마 촌스런 새색시 같다고요? 촌에 사니 촌스럽고 새색시라면 더 좋지요 그분 기다림에 애가 타 눈물 흘리지 않아서 좋지요! 전설도 많고 사연도 많은 동백꽃 그래서 .. 문학/시-야생화 2014. 10. 31. 자주쓴풀의 가르침 자주쓴풀의 가르침 유유 어때 맛이 어떤가 인생의 쓴맛이란 결코 말로 해서는 모른다 실연의 쓴맛을 경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사랑의 달콤함을 알게 되고 좌절의 쓰디쓴 고통이 있어야만 성공의 기쁨을 느끼게 된다 자주쓴풀을 만나게 되면 꼭 맛을 보아야 한다 쓴맛이 무엇인지 알기 위.. 문학/시-야생화 2014. 10. 11. 막춤 추는 갯쑥부쟁이 엎드려 춤추는 갯쑥부쟁이 유유 서 있기 어려우면 앉아야 하고 앉아서도 버티기 힘들면 엎드리자 자존심 세우다가 허리 꺾인 경험 되풀이하지 않는 것도 지혜라 하늘 멀어진 만큼 땅과 가까워지니 가을바람은 원망이 반 감사가 반 바닷가 언덕에 엎드려서 일광욕하거나 절벽 바위틈에 .. 문학/시-야생화 2014. 9. 24. 도깨비바늘의 용도 도깨비바늘의 용도 유유 투명한 옷을 만들 때 사용할까 아니면 병든 도깨비 침놓을 때 쓸까 낚시바늘과 시계바늘 생긴 것과 역할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노란 혀꽃은 작은 미소 띠우며 알아서 상상해보라고 침묵 지킨다. ..................... 도깨비바늘; 도깨비풀, 털가막살이, 차귀사리 등으.. 문학/시-야생화 2014. 9. 19. 문주란이 사는 곳 문주란이 사는 곳 유유 본적을 없앤다고 했는데 원래 여자 나이 묻는 것이 아닌데다 이젠 주민번호 자체도 요구하지 말라하네 굳이 이것저것 알면 뭐해 바람에 날리어 이사했거나 물 따라 가다가 중간에서 눌러 살거나 바닷가에서 태어났다고 산속에서 못 살 것도 없지 성은 문이요 이름.. 문학/시-야생화 2014. 9. 11. 별사탕 꿈 꾸는 꿩의비름 별사탕 꿈 꾸는 꿩의비름 유유 어떤 별사탕은 딸기 맛이 난다 또 다른 별사탕은 백합의 향기가 풍긴다 모양은 비슷해도 맛과 냄새가 모두 다 다르다 꿈도 다 다르다 갓난아기 잠잘 때 웃으며 꾸는 꿈이 있다 영원히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을 장밋빛 꿈도 있다 꿈은 행복을 주고 평온함으로.. 문학/시-야생화 2014. 9. 9. 범부채가 부채를 접는 날이 오면 범부채가 부채를 접는 날이 오면 유유 등에서 콩을 볶는다는 그 말은 콩밭 열무 풀 멜 때 땀방울이 기름 되어 튀기는 소리 아니고 태양의 화기 어린 심술에 대한 푸념도 아니건만 한여름철 어머니 목소린 분명하다 지긋지긋한 더위였다고 했던가 문풍지가 살랑살랑 춤을 추고 솜뭉치 구.. 문학/시-야생화 2014. 7. 25. 순비기의 합창 순비기의 합창 유유 제주도 앞바다엔 그리움이 맴돌고 ~ ~ 입을 더 크게 벌리고 손은 앞으로 모아 율동을 부드럽게 파도 소리 박자에 정신을 집중하며 물고기 튀어올라 박수 칠수 있도록 최선 다해 노래 부른다 초록색 유니폼에 보랏빛 얼굴모습 행색은 섬처녀라 움직임은 수줍음 그런것 .. 문학/시-야생화 2014. 7. 16. 삼백초가 전하는 말씀 삼백초가 전하는 말씀 유유 불로초 그런 건 애당초 없다 하늘은 인간에게 살 만큼 살라 했는데 쓸데없는 욕심 부리다가 주어진 삶조차 삭감된다는 걸 알까 모를까 인명은 재천이라 하는 말 그것을 알면서도 무슨 미련 그리도 많아 조금 더 살려고 이 약 저 약 찾아다니며 가슴 속에 생채.. 문학/시-야생화 2014. 7. 14. 자귀나무 꽃 빛 자귀나무 꽃 빛/ 유유 소식 가져온 반가운 새인가 했는데 그냥 지나가 버리는구나 또다시 먼 산 바라보게 되나니 누굴 위해 화장대 앞에 앉아 본단 말인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조차 울어라 울어라 나를 놀리는 것 같도다 차라리 비라도 내리려무나 눈물 보탠 냇물이나 빠르게 흐르.. 문학/시-야생화 2014. 7. 10. 금사매의 자존심 금사매의 자존심 유유 예쁜 꽃, 아니야 아름다운 꽃, 그것도 아니야 앙증맞은 꽃, 에이 더더욱 아니지 사랑스러운 꽃, 글쎄 한번 생각해볼까 딱 한 송이만 있었으면 좋았을 터인데 너무 많이 피어 값어치 떨어지네 그래도 금은 멋진 것이기에 귀한 꽃, 그게 좋아 착각 속에 사는 금사매가 .. 문학/시-야생화 2014. 7. 6. 별이 되어버린 도라지꽃 별이 되어버린 도라지꽃 유유 다시 땅으로 떨어졌다 번뇌의 소용돌이 힘으로 올랐다가 영원한 별이 된 줄 알았는데 아직은 이슬 더 맞아야 할 운명 참선을 하는데 심심산골이면 어떻고 매연과 소음 심한 도심이면 어떨꼬 영원한 사랑 꽃말이나 먹으며 별 모양 만들어 이곳이 우주인 양 .. 문학/시-야생화 2014. 7. 2. 연못의 병아리 노랑어리연 연못의 병아리 노랑어리연 유유 물은 남색 빛깔 연잎은 초록색 갓 태어난 노랑 병아리 옹기종기 모여 무슨 놀이가 그리도 즐거운가 웃고 떠드는 소리 궁금한 잠자리 한 마리 있어 살금살금 다가가 엿들으려 하자 갑자기 조용해진다 노랑어리연꽃 피어있는 울 동네 연못엔 어르신들이 정.. 문학/시-야생화 2014. 6. 25. 채송화 꽃밭 가꾸기 채송화 꽃밭 가꾸기 유유 형형색색 차려입고 밝은 미소 지으며 크게 입 벌린 합창단 앞에서 지휘자 손 얼어버렸다네 바지만 군복 입고 상의는 제멋대로인 앉은뱅이 군대를 내려다보며 장교는 한숨만 내쉬고 있구나 광주리에서 쏟아져 여기저기 흩어져 구르고 있는 영롱한 구슬들을 아가.. 문학/시-야생화 2014. 6. 23. 쓴웃음 짖고 있는 세바람꽃 쓴웃음 짖고 있는 세바람꽃 유유 홀로 피어있으면 홀아비바람꽃 두 개가 보이면 쌍둥이바람꽃 셋이 나란히 모여 있다고 하여 세바람꽃 즈그들 마음대로 부르렴 어쩌다 그리스신화의 조연이 되어 사랑 놀음에 빠졌나 아름다운 결말의 사랑은 재미없기에 괴로운 사랑이니 덧없는 사랑이.. 문학/시-야생화 2014. 6. 13. 기다리는 여인, 접시꽃 기다리는 여인, 접시꽃 유유 금방 바닥을 닦았는데 웬 먼지가 벌써 이렇게 많이 쌓였나 잡초 뽑은 지 며칠 안 지났는데 마당엔 웬 풀들이 이렇게 자랐는가 어디만큼 오는지 고개 빼고 까치발 들다 보니 부질없이 키만 커졌구나 오래오래 기다려도 좋으니 보여 줄 붉은 볼만은 영원토록 변.. 문학/시-야생화 2014. 6. 5. 어느 연못의 물양귀비 어느 연못의 물양귀비 유유 노랗게 병든 얼굴처럼 보여 숨고 싶은데 물 위에선 움직이기조차 어려워 한숨만 푹푹 쉬고 있는 찰나 소금쟁이 다가와 깔짝거리고 잠자리는 허공에서 약 올리고 있는 아무도 찾아보지 않을 시골 어느 연못 예쁘지도 않은 것이 양귀비란 이름 갖고 있다고 빈정.. 문학/시-야생화 2014. 5. 24. 고향 잊은 지 오래된 작약 고향 잊은 지 오래된 작약 유유 따사로운 햇살에 깜박 졸았는데 꿈결에 산에서 내려왔던 그때가 보여 가만히 생각해 보니 고향 떠난 지 아마 천 년은 넘었을 것이라는 망각의 강이 펼쳐진다 흰 무명천으로 걸쳤던 옷은 오색찬란한 비단으로 바뀐 지 오래 바위도 유혹할 수 있는 향기를 풍.. 문학/시-야생화 2014. 5. 21. 윤회를 설법하는 불두화 윤회를 설법하는 불두화 유유 죽고 난 후 새로 태어나는 것을 윤회라 했거늘 죽지 아니하면 새로 태어날 수 없으니 윤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그리 말할 수도 없고 태양의 전생이 달이었다고 바람은 북두칠성이 환생한 것이라고 억지로 말하기도 좀 그렇고 아이 안 난 여자가 진통이란 .. 문학/시-야생화 2014. 5. 20. 어서 사라지고 싶은 초종용 어서 사라지고 싶은 초종용 유유 바다가 점점 싫어진다 큰 파도소리도 잘 안 들리고 소금기의 짠맛은 느끼기 어려워지며 물고기의 비릿한 냄새도 맡을 수 없는 데다가 망망대해를 덧없이 바라보느라 눈은 멍들어 버렸다 홀연히 사라지고 싶도다 몇 해 전 있었는데 하면서 다시 찾아오는 .. 문학/시-야생화 2014. 5. 20. 패랭이꽃 피기 시작 패랭이꽃의 변신 예전엔 그랬지 패랭이는 서민의 상징 패랭이 모자 쓴 상인은 쌍놈 그래서 패랭이꽃이란 수수해야 하고 사는 곳도 척박한 바위틈 볼품없는 존재 지금은 아니지 화려한 파티의 장식물 패랭이꽃 단 사람은 귀빈 대우 꽃의 일생도 세월 따라 바뀔 수 있는 법 정원으로 이주 .. 문학/시-야생화 2014. 5. 18. 벌깨덩굴의 꽃바닥 벌깨덩굴의 꽃바닥 유유 꽃바닥이라 그런 말이 있나요 없으면 새로 만들면 되지요 입에서 나오면 혓바닥이라 하니 꽃에서 나왔다고 꽃바닥이라 할래요 발바닥 손바닥처럼 꽃바닥이라고 할래요 꽃 모양이 짐승 입처럼 보인다나요 누군가 메기 입이라 하여 아니라고 했다네요 야옹이 입.. 문학/시-야생화 2014. 5. 12. 실거리나무 꽃다발 실거리나무 꽃다발 유유 아차! 했으면 이미 걸려버린 실수 어찌하면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까 다시는 정신 차리자고 백번 넘게도 맹서 했건만 현란한 황금의 빛깔 머리를 어지럽힌 향기엔 순간을 잃는다 가시 걸린 옷을 빼며 꽃다발 주인을 원망한 채 생채기만을 무심코 바라보아야 하는 .. 문학/시-야생화 2014. 5. 2. 갯완두의 기쁨 갯완두의 기쁨 유유 물어보아라 바닷바람이 몰래 주고 간 편지 소금에 배이고 흙도 묻고 얽히고설킨 사연 새 나오느라 봉투가 뜯겨 있었는지 풀어보아라 파도가 슬며시 던져 준 소포 모래땅에 굴리고 바위에 부닥치고 숨 막혀 못 살겠다며 안에 것 깨어져 버렸는지 신경쓰지 말지어다 바.. 문학/시-야생화 2014. 4. 28. 등대풀의 침묵 등대풀의 침묵 유유 빛으로 전하는 말 통역은 무슨 해석도 불필요 인간이 흔히 표현하는 염화시중의 미소 허공엔 언어가 없어 불빛으로 대화 그런데 빛을 머금고 바위틈에 숨어 있으니 미칠 노릇 염력으로 통하는 모르스부호나 개발 중. .................. 등대풀; 오풍초라고도 부르며 중부 .. 이전 1 ··· 38 39 40 41 42 43 44 ··· 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