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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범부채가 부채를 접는 날이 오면

 

 

 

범부채가 부채를 접는 날이 오면

 

                                        유유

 

등에서 콩을 볶는다는 그 말은

콩밭 열무 풀 멜 때

땀방울이 기름 되어 튀기는 소리 아니고

태양의 화기 어린 심술에 대한

푸념도 아니건만

한여름철 어머니 목소린 분명하다

 

지긋지긋한 더위였다고 했던가

 

문풍지가 살랑살랑 춤을 추고

솜뭉치 구름이 연이 되어 날릴 때면

징글맞던 여름이 축 늘어진 채

비틀거리며 떠나는 모습이

어찌 보면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래도 빨리 사라지라고 차 버린다

 

범부채가 부채를 접는 날이오 면

곡식은 영글어 가고

파란 하늘이 아이들을 설레게도 하지만

한가위를 맞이하기 위한

어머니의 마음은 더 바빠지게 된다.

 

.........................

범부채; 중부 이남의 산지나 도서 지역의 해안을 중심으로 자생했으나 전국 각지에서 관상용으로 재배하여 쉽게 볼 수 있다. 넓고 긴 잎이 두 줄로 어긋나게 배열되어 펼쳐진 모습이 부채와 같고 꽃은 주황색 바탕에 진한 점이 있어 호피를 닮았다고 하여 범부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에는 虎衣扇이라고 하다가 한글화된 것이라 한다. 한방에서는 사간이라는 한약명으로 진해, 거담, 소염 및 화기 제어 등에 사용하였다. 꽃말은 "정성 어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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