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야생화 문학/시-야생화 2014. 4. 22. 금낭화 속 보려 말라 금낭화 속 보려 말라 유유 궁금하겠지 주머니마다 꽉 차 있나 무슨 보석 저리도 무거울까 많이도 달아야 하는 사연 주인이란 존재 거미줄에 달린 커다란 종 같은 허상일 뿐이다 먼바다에서 누군가 보내온 파도소리 들어있고 지나가다가 한숨 자고 간 바람의 냄새도 들어 있으며 구름이 .. 문학/시-야생화 2014. 4. 16. 암대극의 밝은 미소 암대극의 밝은 미소 유유 전생의 복인가 죄인가 살아가야 하는 공간의 굴레가 두려운데 자리 잡은 곳 또한 묘하도다 먼바다에서 불어오는 저 바람의 배낭 속엔 무슨 소식 들어있는지 늘 궁금해해야 하는 신세가 따분하다 오늘은 파도 높이가 얼마나 될까 바다 건너 저 산엔 무슨 꽃이 피.. 문학/시-야생화 2014. 4. 1. 가치가 떨어진 수선화의 푸념 가치가 떨어진 수선화의 푸념 유유 미운 인간들 삭막한 계절엔 으레 험난한 고통 이겨낸 고상한 존재라고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영혼이며 아름다움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고 침 튀기며 이 몸 칭찬하고 온갖 카메라에 폰카까지 급하게 꺼내 들고 떼거지로 달려들었었는데 엊그제가 .. 문학/시-야생화 2014. 3. 26. 봄이 좋은 산자고 봄볕만이 좋은 산자고 유유 봄에 나오는 꽃은 모두 봄 처녀 봄의 전령사 대지를 수놓는 천사 그래도 봄 처녀 꽃말은 이 몸뿐인데 이름에 시어머니 붙은 것은 봄 꿈에 시달린 어느 학자의 실수인가 어찌 대수랴 따스한 햇볕만이 마냥 좋아라 바람 막힌 산기슭은 봄 꿈 꾸기 좋은 곳 팔베개.. 문학/시-야생화 2014. 3. 22. [스크랩] 현호색 사연을 숨긴 현호색 유유 바르르 떨리는 입술 열고 날아오르는 종달새에게 가슴에 맺힌 말 꼭 전하고 싶건만 행여 주변에 모여있는 노루귀가 들을세라 긴긴 사연 돌덩이처럼 꼭꼭 묶어 맹장 속에 깊이 숨겨 넣곤 아픔은 없는 양 봄 햇살에 빛을 발하며 웃음을 머금은 채 조용히 서 있다. ... 문학/시-야생화 2014. 3. 12. 이름이 원망스런 영춘화 이름이 원망스런 영춘화 유유 때론 늦잠도 자고 싶고 노란 병아리 핑게 삼아 게으름도 피우고 싶은 이리저리 축 늘어진 가지 그 속에 잠자고 있다가 나오는 영춘화 봄소식은 매화한테 맡기면 될 터인데 이 몸 아니더라도 사촌인 개나리가 알아서 할 것인데 그 누가 영춘화 이름 붙여 귀찮.. 문학/시-야생화 2014. 2. 26. 등산로에 나온 변산바람꽃 넓디 넓은 땅이 있는데 나무 사이도 있고 돌틈도 많이 있는데 하필이면 등산로 야자매트 사이로 나오다니 땅 속에서 어찌 알 수 있나 나와보니 이런 무시무시한 장소인 줄 인간들이 지나갈 때마다 심장이 멈추는 아찔아찔한 스릴 다른 아가씨들은 여럿이 모여 저렇게 잘 놀고 있는데 이 .. 문학/시-야생화 2013. 11. 24. 도로 위로 올라온 해국 도로 위로 올라온 해국 유유 어느 산꼭대기엔 커다란 조개무덤이 침묵을 지키고 앉아서 수풀 물결 바라보며 아주 오랫적 옛일을 생각하고 있다 하는데 바다 좋아하는 이 몸은 어쩌다 이렇게 도롯가에 나앉아 파도소리 아닌 괴물들의 신음만을 들어야 하는가 괴이쩍구나 산국이 바닷가로.. 문학/시-야생화 2013. 11. 13. 물매화 감상 물매화 감상/유유 겨울 철새가 하늘을 날기 시작하는구나 해는 구름 속에 깊이 숨었고 풀밭엔 어느덧 서리가 내렸네 낙엽에 담긴 빗물을 경대 삼아 얼굴 비추고 곱게 단장하려 하나 쉬운 일은 아닐세 옥 같은 모습 연약하기만 하니 멀리서 다가오는 한파를 어찌 견디리 조신하게 앉아 살.. 문학/시-야생화 2013. 10. 27. 갯고들빼기의 눈인사 차귀도 갯고들빼기의 눈인사/유유 안녕하세요 밝은 모습을 보니 반갑네요 화창한 날이라 힘도 더 있어 보이고요 힘들고 짜증 난 일들이란 잠시 잊어버리세요 산다는 게 다 그렇지요 좋은 일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어려운 순간 지나면 기쁨이 찾아온답니다 오늘처럼 매일매일 힘을 .. 문학/시-야생화 2013. 10. 24. 뻐꾹나리의 치장 뻐꾹나리의 치장/유유 자기 PR 시대 평범한 꽃으로 숲 속 처박혀 있으면 누가 알아주나 뭐 입술 깨물어 얼굴에 자줏빛 핏방울 튕기게 하고 노란 눈물 분칠로 유혹해 본다 그래도 찾는 이 없으니 뻐꾹 뻐꾹 노래 부르며 꼴뚜기 텀블링으로 사랑 달라 한다 노력의 보람 이쁜 애 인정받아 고.. 문학/시-야생화 2013. 10. 20. 울금의 숨은 꽃 울금의 숨은 꽃 유유 수줍음은 너울너울 은자가 숨어 사는 곳은 유흥가 달동네에 비친 햇살은 쥐꼬리처럼 빠르게 사라지고 저녁놀 따라 나온 냄새 공기 방울 되어 터져버린다 지붕 위에 올라 메롱 하면 암탉만 보는가 돋보기 두께 무한정 감출 수 없는 시대가 와서 방황하는 영혼 머문 그.. 문학/시-야생화 2013. 10. 16. 층꽃 기도하는 가을 여인, 층꽃 유유 코스모스 길을 걸으며 사색하고 고추잠자리처럼 여기저기 방문하고 조각구름처럼 멀리 떠나보고도 싶은 가을의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놓고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해본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준 조상님 일 년 내내 먹을 곡식 가꾼 농부님 꽃과 열매를 볼 ..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고추나물의 노란 꽃 고추나물의 노란 꽃 유유 지나치게 아름다우면 태양의 질투를 받아야 하고 여러 색으로 장식하면 천하게도 보일세라 수수하지만 밝은 노랑 가져와 아주 살짝 고개 돌리며 환하게 웃고 있구나 . ........................ 고추나물; 전국의 산과 들녘 약간 습한 곳이나 반음지에서 자라는 다년생 ..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미친 여자 아니라는 영아자 미친 여자 아니라는 영아자 유유 머리카락 헝클어지면 미친 여자인가 산기슭에 새소리 울리고 계곡엔 물이 달리는 소리에 구름 웃는 소리도 듣다 보니 머리 빗을 시간 없어 그렇게 살았더니만 겨우 한다는 소리가 정신 나간 여자 취급하고 있네 보랏빛 색종이 허공에 던져 띄운 후 가위 ..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헌시(여류화가의 야생화 사진전) 들꽃에 마음 담아 유유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했는데 아름다운 모습까지 그려주면 그는 진정 나의 분신과 같은 존재가 될까 붓으로 피어난 들꽃이 야생에서 자란 꽃 속에 담겨있는 사랑 인생 그리고 더 많은 꽃말 그런 것들을 다 표현할 수 있을까 향기..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박주가리의 꿈 박주가리의 꿈/유유 꽃을 피웠다 보랏빛 나는 흰색 꽃을 피웠다 별을 닮기도 하고 불가사리처럼 생기기도 한 솜털 송송 솟아오른 그러한 꽃들 많이도 피웠다 머지않아 열매를 만들 것이다 그 꼬투리 속엔 명주실 저장할 것이다 그리곤 솜사탕처럼 부풀려 밖으로 내 보내 새로운 땅을 찾..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사랑 기다리는 돌동부의 꽃 사랑 기다리는 돌동부의 꽃 유유 태양이란 존재가 얄미워지는 것은 불만 뿜어서가 아니라 아름다운 색깔 시샘해서 못 생기게 하려는 심술인 줄 안다며 푸른 숲 속 두드러진 담홍색 우아한 자태 유지한 채 마냥 기다리는 모습 보인다 기다림은 곧 번뇌라지만 그것마저 없다면 살아도 산 ..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꽃댕강 곁을 지나며 꽃댕강 곁을 지나며 유유 행여 옷깃이라도 스치면 꽃이 댕강댕강 떨어질까 두려워 한 발짝 멀리 떨어져 지나치고 싶은 마음은 이름에서 받은 선입견 때문일까 좀 더 다가가면 은은하고 감미로운 향기가 머릿속을 맑게 해 주는데도 가깝고도 먼 당신이 되어 모른 척 곁을 지나는 낯선 사..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찾지 말라는 으름난초 찾지 말라는 으름난초/유유 인간과는 어울리고 싶지 않아요 보고 싶지도 않고 마주치기조차 싫어요 요리조리 사람들의 눈을 피해 다니기도 힘들어요 숲 속에 숨어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몰라요 제발 그냥 잊어주세요 더 이상 찾지 말아 주세요 이 세상에서 사라진 존재로만 알아..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술패랭이꽃의 슬픔 술패랭이꽃의 슬픔 유유 앉아 있어도 일어나 서성거려도 연못의 물결처럼 없는 듯 있는 듯 가슴속의 분홍빛 연기가 서서히 피어오른다 무엇인가 그리는 애잔함은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고 지나가는 바람에게 갈래 하나마다 한가지 사연씩 전해달라 부탁해 보았으나 허전함은 여전하다 ..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갯완두의 미소 갯완두의 미소 유유 물어보아라 바닷바람이 몰래 주고 간 편지 땀에 배이고 흙도 묻고 얽히고설킨 사연 새 나오느라 봉투가 뜯겨 있었는지 물어보아라 파도가 슬며시 던져 준 소포 모래땅에 굴리고 바위에 부닥치고 숨 막혀 못 살겠다며 안에 것 깨어져 버렸는지 웃고만 있으리라 바람도..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떡이 되어버린 국화, 떡쑥 떡이 되어버린 국화, 떡쑥 유유 비록 못생겼어도 개성을 갖고 들판에 붙어살면서 나름대로 자연에 공헌하고 있는데 어느 식물학자 일을 너무 많이 했나 피곤함에 지친 나머지 눈이 가물가물해 떡쑥이란 이름 갑자기 생각났던 모양이다 털가죽 상한 야생의 동물들은 이 몸 바르기 위해 깔..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시간을 정지시킨 시계꽃 시간을 정지시킨 시계꽃/유유 얼마나 믿음이 강했던가 약속된 시간에 맞추어 꼭 오실 것이라는 그 신념 먼지 되어 사라지지 않도록 돌아가는 시곗바늘 정지시키곤 아직 시간 남아있다고 직접 확인해 보라고 미소 짓는 아름다운 영혼 시계꽃 얼마나 즐거운 인생 되었나 뜬구름처럼 일어..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백작약의 가슴앓이 백작약의 가슴앓이/유유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요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입을 크게 벌려 수다를 떨기도 하고 방정맞게 몸을 흔들고도 싶은데 산속에서 홀로 고상한 척 품위만 지키며 살라 하네요 잠시라도 청순가련형을 벗어나 진한 화장 해 보고 싶고 독한 향수 냄새 풍기고도..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지면패랭이꽃의 희생 지면패랭이꽃의 희생/유유 너무 세게만 밟지 말아주세요 발걸음 내 디딜 때 충격 줄여 무릎 보호해 줄 터이니 살짝만 밟아 주세요 바닥에 깔려 살아야 하는 운명이라 그러려니 하고 지낸답니다 발을 비틀지는 말아주세요 우리네 머리 밟고 지나갈 때 신발 밑창 닳지 않게 도와줄 터이니 ..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시골집 안마당의 박태기꽃 시골집 안마당의 박태기꽃/유유 나무에 더덕더덕 붙은 밥풀떼기 닮아서 이름을 밥티나무라 했나 아무리 배가 고프다고 해도 먹겠다는 생각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데 밥풀꽃은 팝콘 되어 유혹했던가 보다 새봄이 돌아오면 붉은 밥풀꽃 피던 시골집이 그리워진다 비록 집은 사라지고 박태..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돌담 밑에 모인 염주괴불주머니 돌담 밑에 모인 염주괴불주머니/유유 야! 여긴 진짜 따뜻하다. 바람도 안 불고! 너희들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는데? 왜 이리 늦게 오는 거야! 우린 할 얘기 이미 다 했는데...... 녹음기 다시 돌리면 되지 뭐! 바다가 너무 세서 배를 끌어다가 방에 놓고 오느라 좀 늦었다네. 그나저나 갈매기 ..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바닷가의 보석 뚜껑별꽃 바닷가의 보석 뚜껑별꽃 유유 간밤에 바람이 유난히도 세게 불더니만 하늘에서 하얗게 빛나던 별이 바닷가로 떨어져선 파랗게 멍든 채 하소연하고 있네 하늘에 있을 땐 모두 다른 이름 갖고 있었는데 이젠 땅바닥에 붙어 버려 구분조차 필요 없다 울먹이고 있네 보석은 숨겨져 있을 때 ..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꽃이 될 운명 꽃이 될 운명/유유 비타민 미네랄 그것이 무엇인지 온갖 영양소 지녔다고 땅의 신 가이아한테서 받은 선물 하늘의 밝음에 눈 떠 햇볕과 비와 바람의 축복 받으니 비로소 만들어진 영혼 작은 새싹이 나오는 것은 천지개벽과 다를 바 없으며 작은 물방울 하나 천둥 번개 대신하는 것과 같으.. 이전 1 ··· 39 40 41 42 43 44 45 ··· 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