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드려 춤추는 갯쑥부쟁이
유유
서 있기 어려우면 앉아야 하고
앉아서도 버티기 힘들면 엎드리자
자존심 세우다가 허리 꺾인 경험
되풀이하지 않는 것도 지혜라
하늘 멀어진 만큼 땅과 가까워지니
가을바람은 원망이 반 감사가 반
바닷가 언덕에 엎드려서 일광욕하거나
절벽 바위틈에 기대 숨바꼭질하거나
올망졸망 모여 앉아 수다를 떨거나
작아진 키에 까치발로 파도를 보거나
갯쑥부쟁이는 바람이 오는 냄새 맡으면
자동적으로 흔들리며 막춤 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