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야생화 문학/시-야생화 2016. 6. 17. 노루발풀 나무 사이로 보이는 노루발 노루가 숨바꼭질할 땐 머리와 몸만 보이지 않게 큰 나무 뒤로 숨는다 한 번 숨으면 들키지 않도록 어두워질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다 나무 기둥 사이로 뿔과 네 발이 보이는지는 모르고 있다 개미가 발등을 간지럽혀도 참고 바람이 돌을 가져다 때려도 이겨 내.. 문학/시-야생화 2016. 6. 16. 산매자나무의 꽃 뭘 보나! 저리 가 부끄럽단말이야 잘 알면서 훔쳐보는 심술이 미워 멋 좀 부리고 싶은데 자꾸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문학/시-야생화 2016. 6. 13. 수련 신비로운 꿈 수련 물안개 피어오르는 산사의 연못 새벽 예불 소리에 눈을 뜬 수련은 물에 비친 제 그림자만 무심히 내려다 보고 있다 간밤에 수련한 기공 실력 발휘해 그리움 뭉친 후 사리 한 알 만들어서 꽃잎에 달아 보았지만 마음은 허전하다 전생과 현세를 넘나드는 시간역에서 온 곳.. 문학/시-야생화 2016. 5. 9. 타래붓꽃 문학/시-야생화 2016. 4. 29. 길가의 애기똥풀 길가의 애기똥풀/유유 쟁기를 지고 가던 농부가 앞서가는 소에게 잠깐만 쉬었다 가자고 사정한다 그렇게도 반갑던 햇살이 이제 조금씩 싫어지기 시작하는 인간 마음을 탓하며 풀 위에 앉아 본다 마침 눈앞에서 웃고 있는 노란 피 흘리는 애기똥풀 바라보며 피식하고 실소를 날린다 품 안.. 문학/시-야생화 2016. 4. 20. 암대극 문학/시-야생화 2016. 4. 12. 화암사 얼레지 화암사 얼레지 부끄러워 너무도 부끄러워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갔다네요 향기 흘러나오는 맑은 계곡 물 따라 올라가 계속해서 더 올라가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작은 폭포가 있는 양지바른 작은 둔덕에 자리 잡았고요 봄이 문을 두드리기에 밖으로 나가봤더니 소리가 들리네요 아마 풍경.. 문학/시-야생화 2016. 2. 10. 길마가지나무 길마가지나무 길 막는 것 아니에요 비쩍 마른 이 몸이 무슨 볼품 있다고 길 막고 봐 달라 하겠나요 늘 혼자 있어서 외롭기는 하지만 그래도 홀로 사는 방법 알고 있답니다. 산속 깊은 곳에도 살아가는 존재 많은지라 서로서로 벗하면서 그런대로 살아가지요 봄이 오는 것 같아 바쁘게 움.. 문학/시-야생화 2016. 1. 12. 곶자왈의 백서향 곶자왈의 백서향 울퉁불퉁 돌무더기 넘고 넘어 얼기설기 덩굴 나무 돌고 돌아 곶자왈 깊숙이 숨었건만 영혼을 잡아끄는 향기만은 어쩔 수 없어라 유혹할 맘 없는데 친구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는데 왜 자꾸 접근하는가 더 깊이 들어가야겠구나 봄이 되면 아니 봄이 오고 있는 것 미.. 문학/시-야생화 2015. 11. 21. 왕갯쑥부쟁이 왕갯쑥부쟁이/유유 계절이 어렵고 사는 곳도 힘들고 생로병사까지 철학이 되어야 하는 멍에인가 굴레인가 이런 들꽃 또 있으련만 간직한 웃음 조용히 내보이는 뿌듯함 오늘도 파도소리 바람소리 귀 기울일 때가 가장 소중한 수업시간이어라. 문학/시-야생화 2015. 11. 12. 억새의 바람 억새의 바람/유유 바람아 불어라 바람아 불어라 봄날의 따스함에 취한 몸 깨어나게 차가운 얼음 넣어서 마구 마구 불어라 바람 불지 않으면 내가 일으키리라 손바닥 흔들어 바람을 깨우 리라 흰 양말 벗어서라도 이리저리 휘둘러보리라 온몸이 휘청거리다 허리가 부러질지라도 머리를 .. 문학/시-야생화 2015. 11. 10. 용담의 하품 용담의 하품/유유 가을 하늘이 그대로 빨려들어 와 차곡차곡 쌓이게 하는 기술 바람이 윙크하고 지나가는 햇볕 따사로운 언덕에 앉아서 풀 뜯는 소 바라보는 무료함이란 내일도 오늘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니 알게 모르게 바뀌는 꽃 모습 구름 위에 놓고 긴 하품 나날이 덧없다. 문학/시-야생화 2015. 11. 7. 들국화야 들국화야/유유 이름만 들어도 마음은 산을 넘어 나비 되어지고 꽃 모습 연상하면 꿈속 헤메이며 벌도 되어지고 쑥부쟁이 벌개미취 구절초 아무렴 무슨 상관이랴 들국화 소리라면 족하거늘 할머니 전설을 알고 있고 화약 연기 간직해 후세에 전달해 줄 들꽃들 멀리 있으면서도 가깝게 느.. 문학/시-야생화 2015. 11. 4. 바다로 나간 털머위 원래는 산에서 살지요 그렇지만 마음이 울적해질때면 가끔씩 바닷바람 쐬러 이렇게 해변으로 나와 큰 바위위에 앉아 있어보기도 한다네요 파도 소리가 옛 생각을 떠올리게 하기도 해서 좋아요 어떨 땐 물고기들이 튀어 올라 인사도 하지요 지나가는 갈매기도 아는체 한다나요 힘들 땐 .. 문학/시-야생화 2015. 10. 31. 둥근잎유홍초 둥근잎유홍초 허공에 뿌리는 춤사위 덧없다 진리를 찾는 욕망의 끓어오름이 선홍색 얼굴에 나타난 줄 모른 채 무아지경 속 전생에 있던 자리만을 찾아다닌다. .......................... 둥근잎유홍초; 능조라고도 하며 열대 아메리카에서 들어 온 식물이라고 한다. 유홍초가 가늘게 갈라진 잎.. 문학/시-야생화 2015. 10. 29. 기가막힌 물꼬리풀 기가 막힌 물꼬리풀 유유 전주물꼬리풀만 안다고? 내원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꼬리풀이란 게 있어야 물꼬리풀 있듯이 물꼬리풀 있어야 전주물꼬리풀 있는 것 당연한데 물꼬리풀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았다고 하니 열불날 수 밖에 화장에 성형수술까지 해서 좀 이쁘게 보인다고 .. 문학/시-야생화 2015. 10. 27. 억새꽃과 바람 억새꽃과 바람/유유 친해 보이는가 우리가 정작 필요할 땐 코빼기도 안 보이더니만 웬수같이 왜 이리 달라붙어서 힘들게 하는가 관람객 있을 때만 연기하고 우리밖에 없으면 그냥 조용히 있자 굳이 필요하지 않으면 모른 체하는 것이 서로가 편하다 그렇지만 질긴 인연의 공생관계라 있.. 문학/시-야생화 2015. 10. 25. 메밀꽃의 독백 메밀꽃의 독백 어~ 가을에 메밀꽃이 피었네! 메밀 음식은 여름과 친하다는데 언제부터 겨울 열매가 되었지? 허~ 인간만 민주주의 하나? 시대따라 식물들도 맘대로주의 받아들였다네! 다만 이 몸이 직접 한다기보다 아직은 인간이 하는 대로 따라갈 뿐이지만! 요즘 모밀이 많이 뜨는 편이.. 문학/시-야생화 2015. 10. 21. 양미역취 양미역취 평가 우리 밭 옆에 누가 꽃꽂이를 해 놓았다 잡초만 무성하고 그 속에 쓰레기도 가끔 보이는 밭둑에 말이다 노오란 꽃다발이 석양의 한라산을 벗하고 서 있으니 밭일하는 데 힘을 보태준다 쟤들보고 생태계 교란시키는 무서운 존재라고 했던가 아니면 관청에서 유해식물로 지.. 문학/시-야생화 2015. 10. 20. 더덕의 향기 더덕의 향기 산길 조금 힘들어질 땐 꼭 그 향기가 코끝을 스쳐 그만 동작 멈춘다 아삭하는 그 맛 전설 속의 약효 그런 것 다 모르지만 오직 이 향만은 알 것 같다 아득한 전생의 기억을 불러일으켜 깊은 호흡 하게 하는 그 향기다. 더덕 향에 숨어있는 숱한 전설을 어찌 알랴 만은 잠시 바.. 문학/시-야생화 2015. 10. 6. 무릇, 무릇처럼 살라 했다. 무릇, 무릇처럼 살라 했다. 산이든 바닷가든 어느 곳에서나 살아갈 수 있어야 하고 혼자가 되었든 여럿이 모여 살든 꿋꿋하며 면조아라는 한약으로 쓰이듯 사회에서 꼭 필요한 임무 수행하고 맛과 영양 좋아 구황식물로 사용되듯이 비상시 한 역할 하면서도 상사화처럼 잎과 꽃이 다르게.. 문학/시-야생화 2015. 9. 29. 자존심 낮춘 갯쑥부쟁이 자존심 낮춘 갯쑥부쟁이 유유 파도 저 너머 무엇이 있나 궁금하지만 참아야지 괜히 허리 펴고 목 세워 확인하려 했다간 만용의 견본이 될 뿐 따뜻한 곳 찾아서 자리 잡아 자세 낮춘 채 모여 앉아서 바람 흉보며 수다 떠는 것도 괜찮아 분수에 맞게 사는 것 누가 뭐라 할까 하늘 높고 땅 넓.. 문학/시-야생화 2015. 9. 28. 물레나물과 바람개비 돌고 싶은 물레나물의 꽃 유유 어지러운 세상 한적한 산속에 자리 잡았는데 하룻밤 자고 나니 도시 속의 공원 계곡의 물소리에 취해 눈을 감았는데 시끄러운 잡음에 눈 떠 보니 도로변 돌아버릴 일이다 바람개비는 바람이 불어야 돌고 물레방아는 물이 흘러야 돌며 그냥 물레는 사람이 .. 문학/시-야생화 2015. 9. 27. 며느리밥풀꽃 가슴 아픈 며느리밥풀꽃 추석을 맞아 차례를 지낸 후에는 성묘를 간다. 예전에는 남자들만 성묘를 갔지만 요즘엔 가족 숫자도 줄고 자연스러운 남녀평등 풍토가 자리 잡아 여자와 아이들도 성묘에 동참하게 되었다. 성묘를 마친 후 가져온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옛날 얘기를 하다가 산.. 문학/시-야생화 2015. 9. 26. 까마중 소꿉친구 까마중 참으로 소박한 꽃도 그렇고 입술 검게 만들어 귀신 놀이 하는 열매 그렇고 그러한 존재 천상 소꿉친구 소리 들을 수밖에 없지만 시골 초등학교 교정의 떠들썩한 아이들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논두렁 밭두렁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까마중 어쩌다 친구 하나 없이 그렇게 .. 문학/시-야생화 2015. 9. 21. 검은개수염의 의심 검은개수염의 의심 연못 수면에 비친 제 모습 한참을 바라다보던 누렁이 한 마리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중얼거린다 이상타 개 턱에 웬 수염이 그것도 하필 검은 수염이라냐 아닌데 아닌데 하면서 조상을 의심하지 말자고 하면서 힘없이 돌아서 간다. 문학/시-야생화 2015. 9. 9. 제비고깔 날아갈까나 제비고깔 날아갈까나 제비가 벗어버린 모자가 저것인가 세월을 가득 담은 운명의 바구니같다 저 꽃은 한 해 버티며 너무 힘을 뺐구나. 문학/시-야생화 2015. 9. 4. 그루터기에 자리 잡은 구절초 그루터기 자리 잡은 구절초 유유 여행 프로그램 동영상에 나오는 방글라데시 같은 후진국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 행복지수가 가장 높다고 하는 현실 조금만 배불리 먹어도 가슴을 파고드는 만족감 꾸밈없는 웃음 그들에겐 많은 걱정 필요 없으니까 주변엔 넓고 넓은 땅 많이 있고 비옥한 .. 문학/시-야생화 2015. 8. 25. 길가에 버려진 둥근잎 유홍초 길가에 버려진 둥근잎유홍초 유유 정원에서 살던 호사는 잊어버리자 길가에 버려졌더라도 보란 듯이 돋아 올라 살아 있음을 모습 보이자 세상에 쉬운 일이 어데 있겠나 담벼락 돌 틈이라도 기어 올라가 선홍색 꽃 깃발 흔들며 성공했노라 알리자 슬퍼해 봤자 나만 손해다 폐허의 공터에.. 문학/시-야생화 2015. 8. 4. 전생을 알고 있는 애기풀 전생을 알고 있는 애기풀 유유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꿈꾸고 있는 장면은 무슨 모습이고 상상하는 미래를 어떻게 표현하려 하는가 나비같이 생긴 꽃에서 우리가 무엇을 느껴야 하는가 아름다운 꽃이라 하면서 그냥 무심코 지나치면 안 되는가 아기 때는 전생을 다 기억하고 있기에 과거..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