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야생화 문학/시-야생화 2016. 12. 14. 쓰레기꽃이라 부르지 말라 쓰레기꽃이라 부르지 말라 털별꽃아재비라! 털은 있으니 그렇다 치자 별은 고개를 조금 갸우뚱 그런데 아재비는 또 뭐냐 너무 작으니 대우한다고 헐~~ 명색이 국화 종류라고 한단다 감국 산국 갯국 그런 국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들국화 소리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만 생뚱맞게 두메고추나.. 문학/시-야생화 2016. 12. 9. 단아함의 대명사 흰동백 단아함의 대명사 흰동백 무심한 얼굴 표정인 듯하지만 우아한 미소 흐르고 평범하면서도 깔끔한 옷차림엔 주변 시선 모이며 조용히 앉아있는 자세에는 선녀의 모습이 비친다 아무리 숨기려 해도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순백으로 위장해도 불타는 정열이 드러나 보이는 단아함의 대.. 문학/시-야생화 2016. 12. 1. 서민 상징 방가지똥 서민 상징 방가지똥 다 그런 거지 그렇고 그렇게 사는 거야 길가면 어떻고 밭둑이면 또 무슨 상관이랴 홀씨 날라와 떨어진 곳이 곧 사는 장소가 될 뿐이라네 사시사철, 삼한사온,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에 적응해야지 기후가 맞지 않는다고 불평하면 안 된다 하니 비 오면 오는 대로 바람 .. 문학/시-야생화 2016. 11. 27. 겨울꽃 갯국화 겨울을 맞이하는 갯국화 아마 산에는 눈이 내리고 있겠지 그윽함을 자랑하던 산꽃들은 낙엽 속으로 숨어 들어가 참선을 시작했을 거야 들에는 새매만이 공중을 맴돌 거고 넓은 땅을 수놓았던 들꽃들도 앉았던 흔적 모두 지운 후 사라져버렸겠지 바닷가도 매서운 바람 불기 시작해 꽃들.. 문학/시-야생화 2016. 11. 19. 무엇이 죽어 바위솔 되었나 무엇이 죽어 바위솔 되었나 허물어져 가는 기와지붕 위 용마루에 올라앉아 잡초로 뒤덮인 정원을 바라다보는 기와지기 된 사연 궁금하다 패망한 왕조의 흔적을 보며 지난날의 잘못에 눈물 흘려 보아야 덧없는 인간의 흥망성쇠를 어쩌지 못할 것이다 인간이 싫어 기와 떠나 산속 바위 위.. 문학/시-야생화 2016. 11. 18. 용담의 하품 용담의 하품 가을 하늘이 그대로 빨려들어 와 차곡차곡 쌓이게 하는 기술 바람이 윙크하고 지나가는 햇볕 따사로운 언덕에 앉아서 풀 뜯는 소 바라보는 무료함이란 내일도 오늘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니 알게 모르게 바뀌는 꽃 모습 구름 위에 놓고 긴 하품 나날이 덧없다. 문학/시-야생화 2016. 11. 17. 억새와 바람 억새의 바람 바람아 불어라 바람아 불어라 봄날의 따스함에 취한 몸 깨어나게 차가운 얼음 넣어서 마구 마구 불어라 바람 불지 않으면 내가 일으키리라 손바닥 흔들어 바람을 깨우 리라 흰 양말 벗어서라도 이리저리 휘둘러보리라 온몸이 휘청거리다 허리가 부러질지라도 머리를 흔들다.. 문학/시-야생화 2016. 11. 15. 해국의 기다림 해국의 기다림 머언 섬 사이로 작은 점 하나 배일까 아니 착각이었다 바다엔 여전히 작은 섬들만 있었다 햇살이 바닷물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다 배 오는 장면을 볼 수가 없다 비단같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물결은 상관 없다 백 년이 갔는지 천 년이 지났는지 비바람 모질어 바위 삭아 모래.. 문학/시-야생화 2016. 11. 13. 소꼽친구 까마중 소꿉친구 까마중 참으로 소박한 꽃도 그렇고 입술 검게 만들어 귀신 놀이 하는 열매 그렇고 그러한 존재 천상 소꿉친구 소리 들을 수밖에 없지만 시골 초등학교 교정의 떠들썩한 아이들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논두렁 밭두렁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까마중 어쩌다 친구 하나 없이 그렇게 .. 문학/시-야생화 2016. 11. 11. 부레옥잠 8월에 피어야 할 부레옥잠 꽃인데 11월달에 꽃봉오리가 올라왔네요 부레옥잠의 일일화 오늘 아침엔 열대야가 떠나는가 온갖 나무들 중얼거리는 소리 요란해 찬바람 따라 연못가에 가 보았더니 부들의 젓가락 장단에 맞춰 부레옥잠의 일일화가 노래 부르고 있네 어린 것 무엇이고 늙은 것.. 문학/시-야생화 2016. 11. 10. 자주쓴풀의 가르침 자주쓴풀의 가르침 어때 맛이 어떤가 인생의 쓴맛이란 결코 말로 해서는 모른다 실연의 쓴맛을 경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사랑의 달콤함을 알게 되고 좌절의 쓰디쓴 고통이 있어야만 성공의 기쁨을 느끼게 된다 자주쓴풀을 만나게 되면 꼭 맛을 보아야 한다 쓴맛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 문학/시-야생화 2016. 11. 8. 국화차 한 잔 마시며 국화차 한 잔 마시며 국화로 만든 차가 코 가까이 오면 물안개 피어오르는 잔잔한 호수가 눈가에 펼쳐진다 해국으로 만든 차를 입술에 대면 성난 파도를 다림질한 바다로 바꿔 버리는 오감을 느끼게 한다 국화차 향기 귀에 전해지면 젖먹이 아기의 여린 숨소리 들을 수 있다 감국으로 만.. 문학/시-야생화 2016. 11. 6. 물매화 감상 물매화 감상 臨眞齋/유유 가을 철새가 하늘 높이 나는구나 해는 구름 안에 깊이 숨었고 산속엔 어느덧 찬 서리 아른거리네 낙엽에 담긴 빗물 거울삼아 얼굴 비춰보며 곱게 단장하려 하나 쉬운 일 아닐세 옥 같은 모습 연약하기만 하니 멀리서 다가오는 찬바람 어이 견디리 조신하게 앉아 .. 문학/시-야생화 2016. 11. 4. 꽃향유의 자세 꽃향유의 자세 미어캣 무리 지어 서 있는 모습이라 놀리지 말라 한쪽만 보이니 반쪽이라 놀리지도 말라 나름대로 우아한 자세 잡고 있단다 가을 언덕의 풀밭에 앉아 따사로운 햇살에 배시시 웃고 벌 나비 불러들이는 향기 뿜으며 고귀하고 묘한 빛 뽐내고 있도다 언뜻 보아 합창 시작할 .. 문학/시-야생화 2016. 11. 1. 한라돌쩌귀 목은 단정히 세웠지만 모자 푹 눌러쓴 채 마음은 연이 되어 산을 넘고 연줄로 전해 오는 소식 궁금해하며 오늘도 외로움을 달랜다 먼 곳으로 보이는 저 오름엔 어떤 돌쩌귀 살고 있을까 비취 옷 추스르며 몸을 단정히 하고 번뇌를 달래려 승무도 추어 보지만 하는 일 모두 덧없다 쓸쓸해 .. 문학/시-야생화 2016. 10. 27. 자존심 낮춘 갯쑥부쟁이 자존심 낮춘 갯쑥부쟁이 파도 저 너머 무엇이 있나 궁금하지만 참아야지 괜히 허리 펴고 목 세워 확인하려 했다간 만용의 견본이 될 뿐 따뜻한 곳 찾아서 자리 잡아 자세 낮춘 채 모여 앉아서 바람 흉보며 수다 떠는 것도 괜찮아 분수에 맞게 사는 것 누가 뭐라 할까 하늘 높고 땅 넓지만 .. 문학/시-야생화 2016. 10. 23. 한 서린 며느리밑씻개 한이 서린 며느리밑씻개 아기 울리게 했다고 우리 아이 건강 해치게 한다고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마구 구박해댄다 하루 종일 집구석에 처박혀 청소 하나 제대로 못 했냐고 핀잔을 듣는 시어머니는 이제 식모 아니면 파출부 되어 있다 벙어리 삼 년, 귀머거리 삼 년 그게 언제 적 일이던가.. 문학/시-야생화 2016. 10. 21. 한라돌쩌귀의 아픔 한라돌쩌귀의 아픔 그리워 너무도 그리워서 더 이상 아플 수 없을 정도로 멍들고 멍들은 가슴 부여잡고 서 있어라 기다리고 기다리는 세월은 어느새 일 년을 보냈는데 이 가을 다 가도록 소식조차 없어라 버티자 억척스런 모습으로 머리에 투구 쓰고 몸 보호하며 그 님 올 때까지 오래오.. 문학/시-야생화 2016. 10. 19. 천남성의 불만 천남성의 불만 왜 조용히 있는데 시비 거는지 모르겠다 첫 남성이라고 유혹한 바 없거늘 나쁜 존재로만 여긴다 이름 갖고 이상하게 해석한다 호랑이 발바닥 호장 늙은이 노인성 나도 모를 천남성 독한 식물이라며 천하게 대한다 이렇게 영롱한 열매는 꼭 필요할 때 찾는다 독이 약이 된.. 문학/시-야생화 2016. 10. 17. 산부추의 꽃춤 산부추가 추는 꽃춤 춤 출줄 몰라 그냥 서 있기만 할래 꽃 방망이 춤춰 보라고 구름이 손뼉을 치고 나비는 간지럼 태우며 바람이 추임새 넣자 온몸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꼭두각시 율동으로 출발하여 태평무를 거쳐 발레를 흉내 내고 현대무용까지 섭렵한 후 무당춤으로 마무리하려다가 .. 문학/시-야생화 2016. 10. 15. 당잔대의 종소리 당잔대의 종소리 큰 뇌를 깨워 배움과 깨달음을 재촉하는 것은 바로 종소리 땡땡땡 치는 학교 종소리는 알을 깨는 파열음 지식 습득의 병아리 걸음 쿠우웅 하고 울리는 사찰의 범종 소리는 마음을 깨치는 피안의 언덕 아무 소리도 안 나는 잔대꽃의 종소리는 존재를 자각시키는 신의 선.. 문학/시-야생화 2016. 10. 13. 향기 없는 산박하 향기 없는 산박하 향기를 잃어버린 것인가 아니면 본래부터 없었던 것인가 박하란 이름 붙었는데 향기 없어 실망이다 굳건히 서 있는 자세가 강함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바람만 불어도 누워버린다 산 이름 붙은 존재인데 보랏빛 꽃 피운다 봄부터 가을까지 들에서 보인다 그럼에도 꽃다.. 문학/시-야생화 2016. 10. 11. 작은 방울 단 층층잔대 작은 방울 단 층층잔대 영혼을 울리는 한 곡조 한 번만 들어 봐도 여한이 없다는 가락 소리를 아는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음악 숲 속에서 수많은 방울 울리며 천상의 노랫소리 전하나 알아주는 이 없나니 단 한 번만이라도 음악으로 마음을 통하며 같이 연주할 지기가 온다면 이 많은 방.. 문학/시-야생화 2016. 10. 9. 들국화야 들국화야 이름만 들어도 마음은 산을 넘어 나비 되어지고 꽃 모습 연상하면 꿈속 헤메이며 벌도 되어지고 쑥부쟁이 벌개미취 구절초 아무렴 무슨 상관이랴 들국화 소리라면 족하거늘 할머니 전설을 알고 있고 화약 연기 간직해 후세에 전달해 줄 들꽃들 멀리 있으면서도 가깝게 느껴지.. 문학/시-야생화 2016. 10. 7. 그대 있기에 행복한 쥐손이풀 그대 있기에 행복한 쥐손이풀꽃 무심코 바라본 꽃인데 갑자기 현기증이 나는 것은 너무나도 요염하게 보이는 눈웃음 때문에 멀미를 하는 것이리라 사랑은 1초도 안 되어 점화되는 것이며 불태우는 시간도 짧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을 억겁으로 받아들이면 잠깐이라도 그대 곁에 있기에 .. 문학/시-야생화 2016. 10. 5. 멍든 나비나물 꽃 나비나물의 멍든 입술 나비 유혹하려다 실패해 입술만 잘근잘근 씹었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단다 처량한 빛을 보이지 마라 키도 작고 꽃도 작다고 슬픔에 빠져 있으면 안 된다 최고의 무기인 꿀을 갖고 있으니 꿀 향기 피워 다시 한번 유혹하라 나비란 그런 것이다 왔다가 가고 갔다가 다.. 문학/시-야생화 2016. 10. 3. 고마운 고마리 고마운 고마리 누가 거들떠보지 않아도 아니 이름조차 몰라도 고만고만한 놈이라 놀려도 심지어 더러운 곳에 산다 무시해도 묵묵히 수질 정화 소임 다하는 고마리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올바른 길을 가면 군자라 했나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세상에서 마땅한 일 하는 사람을 현자라 했.. 문학/시-야생화 2016. 10. 1. 청수크령 결초보은의 수크령/유유 새벽녘에 주변의 모든 정기를 빨아들여 열매를 달고 아침 햇살을 배경 삼아 패션쇼를 하던 모습도 그렇고 저녁 황혼 빛에 반사되는 수크령의 흔들림이 보이면 가을 하늘이 어느 정도 익어가고 있나 알 수 있었다 이 풀로 매듭을 지어 계집아이 골탕먹이려 했었는.. 문학/시-야생화 2016. 9. 29. 매운탕집 배초향 매운탕집 배초향 초가을 찬바람 부니 꽃이 피네 조금 지나면 꽃이 시들 것이고 겨울이 오기 전에 꽃대를 꺾어 신문지 깔고 씨를 털어 내리라 조상들은 어떻게 식물을 분석해 생활에 맞게 사용할수 있었을까 먹고 사는 자체가 임상실험이니 후세 전달의 지혜가 중요하리라 방아 잎 향기가.. 문학/시-야생화 2016. 9. 27. 슬픈 사랑 솔체꽃 슬픈 사랑 솔체꽃 옛정 그리워 찾아간 님의 집 행복한 가정 모습 마냥 부러워 눈물 참고 행복 기도하는 마음 약속 없었지만 행여 하는 기대 산산이 부서져도 아픔 달래며 님의 행복 빌다 그 자리에 꽃이 된 슬픈 사연. 솔체꽃; 중부 이북 지방의 심산에서 8월에 핀다고 하나 제주도에서는 .. 이전 1 ··· 35 36 37 38 39 40 41 ··· 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