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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물매화 감상

 

 

 

물매화 감상/유유

 

 

겨울 철새가 하늘을 날기 시작하는구나

해는 구름 속에 깊이 숨었고

풀밭엔 어느덧 서리가 내렸네

낙엽에 담긴 빗물을 경대 삼아 얼굴 비추고

곱게 단장하려 하나 쉬운 일은 아닐세

옥 같은 모습 연약하기만 하니

멀리서 다가오는 한파를 어찌 견디리

조신하게 앉아 살포시 웃는 모습엔

세상 꽃들이 부끄러워 모두 다 고개 숙인다 

외람지구나! 어디에서 왔는고

우아하게 흘러내린 오름 능선 바라보며

무슨 약속만을 그리 상기하는가

고고함이란 외로움이라

차가움에 위축된 나비는 멀리서 맴돌기만 하니

아픈 마음 밀려오는 황혼 속에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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