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매화 감상/유유
겨울 철새가 하늘을 날기 시작하는구나
해는 구름 속에 깊이 숨었고
풀밭엔 어느덧 서리가 내렸네
낙엽에 담긴 빗물을 경대 삼아 얼굴 비추고
곱게 단장하려 하나 쉬운 일은 아닐세
옥 같은 모습 연약하기만 하니
멀리서 다가오는 한파를 어찌 견디리
조신하게 앉아 살포시 웃는 모습엔
세상 꽃들이 부끄러워 모두 다 고개 숙인다
외람지구나! 어디에서 왔는고
우아하게 흘러내린 오름 능선 바라보며
무슨 약속만을 그리 상기하는가
고고함이란 외로움이라
차가움에 위축된 나비는 멀리서 맴돌기만 하니
아픈 마음 밀려오는 황혼 속에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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