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야생화 문학/시-야생화 2014. 7. 14. 자귀나무 꽃 빛 자귀나무 꽃 빛/ 유유 소식 가져온 반가운 새인가 했는데 그냥 지나가 버리는구나 또다시 먼 산 바라보게 되나니 누굴 위해 화장대 앞에 앉아 본단 말인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조차 울어라 울어라 나를 놀리는 것 같도다 차라리 비라도 내리려무나 눈물 보탠 냇물이나 빠르게 흐르.. 문학/시-야생화 2014. 7. 10. 금사매의 자존심 금사매의 자존심 유유 예쁜 꽃, 아니야 아름다운 꽃, 그것도 아니야 앙증맞은 꽃, 에이 더더욱 아니지 사랑스러운 꽃, 글쎄 한번 생각해볼까 딱 한 송이만 있었으면 좋았을 터인데 너무 많이 피어 값어치 떨어지네 그래도 금은 멋진 것이기에 귀한 꽃, 그게 좋아 착각 속에 사는 금사매가 .. 문학/시-야생화 2014. 7. 6. 별이 되어버린 도라지꽃 별이 되어버린 도라지꽃 유유 다시 땅으로 떨어졌다 번뇌의 소용돌이 힘으로 올랐다가 영원한 별이 된 줄 알았는데 아직은 이슬 더 맞아야 할 운명 참선을 하는데 심심산골이면 어떻고 매연과 소음 심한 도심이면 어떨꼬 영원한 사랑 꽃말이나 먹으며 별 모양 만들어 이곳이 우주인 양 .. 문학/시-야생화 2014. 7. 2. 연못의 병아리 노랑어리연 연못의 병아리 노랑어리연 유유 물은 남색 빛깔 연잎은 초록색 갓 태어난 노랑 병아리 옹기종기 모여 무슨 놀이가 그리도 즐거운가 웃고 떠드는 소리 궁금한 잠자리 한 마리 있어 살금살금 다가가 엿들으려 하자 갑자기 조용해진다 노랑어리연꽃 피어있는 울 동네 연못엔 어르신들이 정.. 문학/시-야생화 2014. 6. 25. 채송화 꽃밭 가꾸기 채송화 꽃밭 가꾸기 유유 형형색색 차려입고 밝은 미소 지으며 크게 입 벌린 합창단 앞에서 지휘자 손 얼어버렸다네 바지만 군복 입고 상의는 제멋대로인 앉은뱅이 군대를 내려다보며 장교는 한숨만 내쉬고 있구나 광주리에서 쏟아져 여기저기 흩어져 구르고 있는 영롱한 구슬들을 아가.. 문학/시-야생화 2014. 6. 23. 쓴웃음 짖고 있는 세바람꽃 쓴웃음 짖고 있는 세바람꽃 유유 홀로 피어있으면 홀아비바람꽃 두 개가 보이면 쌍둥이바람꽃 셋이 나란히 모여 있다고 하여 세바람꽃 즈그들 마음대로 부르렴 어쩌다 그리스신화의 조연이 되어 사랑 놀음에 빠졌나 아름다운 결말의 사랑은 재미없기에 괴로운 사랑이니 덧없는 사랑이.. 문학/시-야생화 2014. 6. 13. 기다리는 여인, 접시꽃 기다리는 여인, 접시꽃 유유 금방 바닥을 닦았는데 웬 먼지가 벌써 이렇게 많이 쌓였나 잡초 뽑은 지 며칠 안 지났는데 마당엔 웬 풀들이 이렇게 자랐는가 어디만큼 오는지 고개 빼고 까치발 들다 보니 부질없이 키만 커졌구나 오래오래 기다려도 좋으니 보여 줄 붉은 볼만은 영원토록 변.. 문학/시-야생화 2014. 6. 5. 어느 연못의 물양귀비 어느 연못의 물양귀비 유유 노랗게 병든 얼굴처럼 보여 숨고 싶은데 물 위에선 움직이기조차 어려워 한숨만 푹푹 쉬고 있는 찰나 소금쟁이 다가와 깔짝거리고 잠자리는 허공에서 약 올리고 있는 아무도 찾아보지 않을 시골 어느 연못 예쁘지도 않은 것이 양귀비란 이름 갖고 있다고 빈정.. 문학/시-야생화 2014. 5. 24. 고향 잊은 지 오래된 작약 고향 잊은 지 오래된 작약 유유 따사로운 햇살에 깜박 졸았는데 꿈결에 산에서 내려왔던 그때가 보여 가만히 생각해 보니 고향 떠난 지 아마 천 년은 넘었을 것이라는 망각의 강이 펼쳐진다 흰 무명천으로 걸쳤던 옷은 오색찬란한 비단으로 바뀐 지 오래 바위도 유혹할 수 있는 향기를 풍.. 문학/시-야생화 2014. 5. 21. 윤회를 설법하는 불두화 윤회를 설법하는 불두화 유유 죽고 난 후 새로 태어나는 것을 윤회라 했거늘 죽지 아니하면 새로 태어날 수 없으니 윤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그리 말할 수도 없고 태양의 전생이 달이었다고 바람은 북두칠성이 환생한 것이라고 억지로 말하기도 좀 그렇고 아이 안 난 여자가 진통이란 .. 문학/시-야생화 2014. 5. 20. 어서 사라지고 싶은 초종용 어서 사라지고 싶은 초종용 유유 바다가 점점 싫어진다 큰 파도소리도 잘 안 들리고 소금기의 짠맛은 느끼기 어려워지며 물고기의 비릿한 냄새도 맡을 수 없는 데다가 망망대해를 덧없이 바라보느라 눈은 멍들어 버렸다 홀연히 사라지고 싶도다 몇 해 전 있었는데 하면서 다시 찾아오는 .. 문학/시-야생화 2014. 5. 20. 패랭이꽃 피기 시작 패랭이꽃의 변신 예전엔 그랬지 패랭이는 서민의 상징 패랭이 모자 쓴 상인은 쌍놈 그래서 패랭이꽃이란 수수해야 하고 사는 곳도 척박한 바위틈 볼품없는 존재 지금은 아니지 화려한 파티의 장식물 패랭이꽃 단 사람은 귀빈 대우 꽃의 일생도 세월 따라 바뀔 수 있는 법 정원으로 이주 .. 문학/시-야생화 2014. 5. 18. 벌깨덩굴의 꽃바닥 벌깨덩굴의 꽃바닥 유유 꽃바닥이라 그런 말이 있나요 없으면 새로 만들면 되지요 입에서 나오면 혓바닥이라 하니 꽃에서 나왔다고 꽃바닥이라 할래요 발바닥 손바닥처럼 꽃바닥이라고 할래요 꽃 모양이 짐승 입처럼 보인다나요 누군가 메기 입이라 하여 아니라고 했다네요 야옹이 입.. 문학/시-야생화 2014. 5. 12. 실거리나무 꽃다발 실거리나무 꽃다발 유유 아차! 했으면 이미 걸려버린 실수 어찌하면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까 다시는 정신 차리자고 백번 넘게도 맹서 했건만 현란한 황금의 빛깔 머리를 어지럽힌 향기엔 순간을 잃는다 가시 걸린 옷을 빼며 꽃다발 주인을 원망한 채 생채기만을 무심코 바라보아야 하는 .. 문학/시-야생화 2014. 5. 2. 갯완두의 기쁨 갯완두의 기쁨 유유 물어보아라 바닷바람이 몰래 주고 간 편지 소금에 배이고 흙도 묻고 얽히고설킨 사연 새 나오느라 봉투가 뜯겨 있었는지 풀어보아라 파도가 슬며시 던져 준 소포 모래땅에 굴리고 바위에 부닥치고 숨 막혀 못 살겠다며 안에 것 깨어져 버렸는지 신경쓰지 말지어다 바.. 문학/시-야생화 2014. 4. 28. 등대풀의 침묵 등대풀의 침묵 유유 빛으로 전하는 말 통역은 무슨 해석도 불필요 인간이 흔히 표현하는 염화시중의 미소 허공엔 언어가 없어 불빛으로 대화 그런데 빛을 머금고 바위틈에 숨어 있으니 미칠 노릇 염력으로 통하는 모르스부호나 개발 중. .................. 등대풀; 오풍초라고도 부르며 중부 .. 문학/시-야생화 2014. 4. 22. 금낭화 속 보려 말라 금낭화 속 보려 말라 유유 궁금하겠지 주머니마다 꽉 차 있나 무슨 보석 저리도 무거울까 많이도 달아야 하는 사연 주인이란 존재 거미줄에 달린 커다란 종 같은 허상일 뿐이다 먼바다에서 누군가 보내온 파도소리 들어있고 지나가다가 한숨 자고 간 바람의 냄새도 들어 있으며 구름이 .. 문학/시-야생화 2014. 4. 16. 암대극의 밝은 미소 암대극의 밝은 미소 유유 전생의 복인가 죄인가 살아가야 하는 공간의 굴레가 두려운데 자리 잡은 곳 또한 묘하도다 먼바다에서 불어오는 저 바람의 배낭 속엔 무슨 소식 들어있는지 늘 궁금해해야 하는 신세가 따분하다 오늘은 파도 높이가 얼마나 될까 바다 건너 저 산엔 무슨 꽃이 피.. 문학/시-야생화 2014. 4. 1. 가치가 떨어진 수선화의 푸념 가치가 떨어진 수선화의 푸념 유유 미운 인간들 삭막한 계절엔 으레 험난한 고통 이겨낸 고상한 존재라고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영혼이며 아름다움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고 침 튀기며 이 몸 칭찬하고 온갖 카메라에 폰카까지 급하게 꺼내 들고 떼거지로 달려들었었는데 엊그제가 .. 문학/시-야생화 2014. 3. 26. 봄이 좋은 산자고 봄볕만이 좋은 산자고 유유 봄에 나오는 꽃은 모두 봄 처녀 봄의 전령사 대지를 수놓는 천사 그래도 봄 처녀 꽃말은 이 몸뿐인데 이름에 시어머니 붙은 것은 봄 꿈에 시달린 어느 학자의 실수인가 어찌 대수랴 따스한 햇볕만이 마냥 좋아라 바람 막힌 산기슭은 봄 꿈 꾸기 좋은 곳 팔베개.. 문학/시-야생화 2014. 3. 22. [스크랩] 현호색 사연을 숨긴 현호색 유유 바르르 떨리는 입술 열고 날아오르는 종달새에게 가슴에 맺힌 말 꼭 전하고 싶건만 행여 주변에 모여있는 노루귀가 들을세라 긴긴 사연 돌덩이처럼 꼭꼭 묶어 맹장 속에 깊이 숨겨 넣곤 아픔은 없는 양 봄 햇살에 빛을 발하며 웃음을 머금은 채 조용히 서 있다. ... 문학/시-야생화 2014. 3. 12. 이름이 원망스런 영춘화 이름이 원망스런 영춘화 유유 때론 늦잠도 자고 싶고 노란 병아리 핑게 삼아 게으름도 피우고 싶은 이리저리 축 늘어진 가지 그 속에 잠자고 있다가 나오는 영춘화 봄소식은 매화한테 맡기면 될 터인데 이 몸 아니더라도 사촌인 개나리가 알아서 할 것인데 그 누가 영춘화 이름 붙여 귀찮.. 문학/시-야생화 2014. 2. 26. 등산로에 나온 변산바람꽃 넓디 넓은 땅이 있는데 나무 사이도 있고 돌틈도 많이 있는데 하필이면 등산로 야자매트 사이로 나오다니 땅 속에서 어찌 알 수 있나 나와보니 이런 무시무시한 장소인 줄 인간들이 지나갈 때마다 심장이 멈추는 아찔아찔한 스릴 다른 아가씨들은 여럿이 모여 저렇게 잘 놀고 있는데 이 .. 문학/시-야생화 2013. 11. 24. 도로 위로 올라온 해국 도로 위로 올라온 해국 유유 어느 산꼭대기엔 커다란 조개무덤이 침묵을 지키고 앉아서 수풀 물결 바라보며 아주 오랫적 옛일을 생각하고 있다 하는데 바다 좋아하는 이 몸은 어쩌다 이렇게 도롯가에 나앉아 파도소리 아닌 괴물들의 신음만을 들어야 하는가 괴이쩍구나 산국이 바닷가로.. 문학/시-야생화 2013. 11. 13. 물매화 감상 물매화 감상/유유 겨울 철새가 하늘을 날기 시작하는구나 해는 구름 속에 깊이 숨었고 풀밭엔 어느덧 서리가 내렸네 낙엽에 담긴 빗물을 경대 삼아 얼굴 비추고 곱게 단장하려 하나 쉬운 일은 아닐세 옥 같은 모습 연약하기만 하니 멀리서 다가오는 한파를 어찌 견디리 조신하게 앉아 살.. 문학/시-야생화 2013. 10. 27. 갯고들빼기의 눈인사 차귀도 갯고들빼기의 눈인사/유유 안녕하세요 밝은 모습을 보니 반갑네요 화창한 날이라 힘도 더 있어 보이고요 힘들고 짜증 난 일들이란 잠시 잊어버리세요 산다는 게 다 그렇지요 좋은 일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어려운 순간 지나면 기쁨이 찾아온답니다 오늘처럼 매일매일 힘을 .. 문학/시-야생화 2013. 10. 24. 뻐꾹나리의 치장 뻐꾹나리의 치장/유유 자기 PR 시대 평범한 꽃으로 숲 속 처박혀 있으면 누가 알아주나 뭐 입술 깨물어 얼굴에 자줏빛 핏방울 튕기게 하고 노란 눈물 분칠로 유혹해 본다 그래도 찾는 이 없으니 뻐꾹 뻐꾹 노래 부르며 꼴뚜기 텀블링으로 사랑 달라 한다 노력의 보람 이쁜 애 인정받아 고.. 문학/시-야생화 2013. 10. 20. 울금의 숨은 꽃 울금의 숨은 꽃 유유 수줍음은 너울너울 은자가 숨어 사는 곳은 유흥가 달동네에 비친 햇살은 쥐꼬리처럼 빠르게 사라지고 저녁놀 따라 나온 냄새 공기 방울 되어 터져버린다 지붕 위에 올라 메롱 하면 암탉만 보는가 돋보기 두께 무한정 감출 수 없는 시대가 와서 방황하는 영혼 머문 그.. 문학/시-야생화 2013. 10. 16. 층꽃 기도하는 가을 여인, 층꽃 유유 코스모스 길을 걸으며 사색하고 고추잠자리처럼 여기저기 방문하고 조각구름처럼 멀리 떠나보고도 싶은 가을의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놓고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해본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준 조상님 일 년 내내 먹을 곡식 가꾼 농부님 꽃과 열매를 볼 .. 문학/시-야생화 2013. 10. 7. [스크랩] 고추나물의 노란 꽃 고추나물의 노란 꽃 유유 지나치게 아름다우면 태양의 질투를 받아야 하고 여러 색으로 장식하면 천하게도 보일세라 수수하지만 밝은 노랑 가져와 아주 살짝 고개 돌리며 환하게 웃고 있구나 . ........................ 고추나물; 전국의 산과 들녘 약간 습한 곳이나 반음지에서 자라는 다년생 .. 이전 1 ··· 34 35 36 37 38 39 40 ··· 4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