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픈 며느리밥풀꽃
추석을 맞아 차례를 지낸 후에는 성묘를 간다.
예전에는 남자들만 성묘를 갔지만 요즘엔 가족 숫자도 줄고 자연스러운 남녀평등 풍토가 자리 잡아 여자와 아이들도 성묘에 동참하게 되었다.
성묘를 마친 후 가져온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옛날 얘기를 하다가 산소 근처 양지바른 곳에서 피어난 며느리밥풀꽃을 발견하게 된다.
아랫입술에 밥풀 2개 붙이고 있는 저 꽃이 시어머니에게 부지깽이로 맞아 죽은 갓 시집온 며느리의 혼이라고 설명을 해 주면 여자들은 순간 먹는 것을 중지한다.
"에이 ~ 설마"하면서도 무언가 가슴이 메이는 듯 싶다.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살았을까? 먹지 못하는 서러움도 있는데 구박받아야 하는 슬픔이란 어찌 헤아릴 수 있으리요!"
성묘에 따라와 며느리밥풀꽃을 본 것이 후회되는 표정이다.
멀리 혼자 떨어져 사는 친정 어머니 생각도 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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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밥풀꽃; 꽃며느리밥풀이라고도 하며 애기며느리밥풀꽃 등 8종류가 있는데 가슴 아픈 전설을 담고 있다. 옛날 어느 한 며느리가 저녁밥을 짓다가 뜸이 잘 들었나 확인하기 위해 밥알 몇 개를 입에 넣었는데 우연히 이를 본 시어머니가 어른들이 맛을 보기도 전에 밥을 먹어버렸다면서 부지깽이로 때렸고 며느리가 넘어지면서 솥뚜껑에 찧어 죽었는바 죽은 며느리의 무덤에서 입술에 밥알 붙인 꽃이 피었고 이를 며느리밥풀꽃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꽃말도 여인의 한, 원망, 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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