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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길마가지나무






길마가지나무


길 막는 것 아니에요

비쩍 마른 이 몸이 무슨 볼품 있다고 길 막고 봐 달라 하겠나요

늘 혼자 있어서 외롭기는 하지만

그래도 홀로 사는 방법 알고 있답니다.

산속 깊은 곳에도

살아가는 존재 많은지라

서로서로 벗하면서 그런대로 살아가지요


봄이 오는 것 같아

바쁘게 움직여야 할 시간이네요

나무는 시원찮아 보여도 꽃은 그렇지 않답니다

워낙 급한 성격이라

새잎 나오기도 전에 대충 치마저고리 차려입고 나가는데

그래도 남들이 아름답다고 칭송합니다

하긴 다른 꽃들이 없을 때라

무조건 멋지다고 하는 줄 알지만 그래도 그게 어딥니까 

그래서 춥거나 말거나

눈이 와도 일찍 뛰어나가 은근슬쩍 향기 흘리면

봄이 왔다고 호들갑 떠는

인간 모습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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