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문학/시-자연 2018. 1. 31. 노란 천연염료 치자 노란 천연염료 치자/유유 전 부칠 때 왜 노란색 나는 치자물을 넣었을까 노란빛 부침개에 쓰인 글 읽던 선비는 쥘부채 두드리며 다듬잇돌 주변을 맴돌면서 어렵다 소리만 연발했었다 자연과 교감하던 옛사람들의 정취는 생활에 주눅 들어 사금파리 따라 땅으로 들어가고 언젠가 송홧가.. 문학/시-자연 2018. 1. 30. 아직 팥배가 남아 있어요 아직 팥배가 남아 있어요/유유 눈이 내렸으니 맛이 들었을까 팥배나무 아래에서 선정 베풀던 소공을 그리워하다가 직박구리에게 혼나고 말았네요 보릿고개 굶주림이야 아낙이 더 심각하다면서 봄날 팥배나무에 매달아 놓은 편지 누가 답신 달았나 찬바람 휘감는 겨울에 찾아봅니다 너.. 문학/시-야생화 2018. 1. 29. 향기를 버려 버린 매화 향기를 버려 버린 매화/유유 지조 있는 고고한 선비는 백골이 되어 있고 애국자, 그런 사람 있었던가 매화 닮은 정치인이 단 한 명이라도 있어 봤으면 추운 겨울날 졸업식에 펼쳐지는 화려한 꽃들의 향연 독한 백합 향기에 머리가 아프다 이젠 매화 설 자리가 어디에 있을 것인가 퇴계가 .. 문학/시-자연 2018. 1. 28. 후박나무 후박나무/유유 식목일 나무를 심을 때 나는 첫 번째로 후박나무를 선택하고 싶다 후박이라는 이름이 살갑고 두텁다는 뜻에 믿음이 가기 때문이다 큰 덩치가 거센 바람 막아주고 한여름철의 그늘이 좋은 것은 덤이다 배가 아플 때 곁에 있는 약손으로 확실한 역할 기대하는 것도 중요하긴.. 문학/시-자연 2018. 1. 27. 인동덩굴의 처세술 인동덩굴의 처세술/유유 풀이되면 어떻고 나무라 한들 무슨 상관 난세에 적응하는 처세술의 고수 빈 손바닥 허공을 움켜쥐는 공허함을 배우고 칼바람 비탈길에서의 강인한 자세 폭설 속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참새들의 재잘거림 사계절이 원망스러울까 성공하니 금메달 은메달 내친.. 문학/시-자연 2018. 1. 26. 온실이 그리운 만년청 온실이 그리운 만년청/유유 온실 속의 화초가 되기보다는 야생의 잡초가 되련다 말로만 그게 그리 쉬운 일인 줄 아는가 따뜻하지만 좁은 곳이 아닌 추워도 넓은 곳에서 살고 싶다 꿈 깨셔 만 년은 고사하고 하루살이도 되기 어려울 주제에 어찌하여 보호받고 살아야 할 신세가 되었던고 .. 문학/시-야생화 2018. 1. 25. 차가운 손님 납매 차가운 손님 납매/유유 현실을 꿈꾸는 그대는 낭만주의자 음력 섣달그믐이면 어떻고 정월 대보름이면 또 어떠하랴 겨울에 지나가는 나그네 번지지 않는 향기만이 언 바위 주변을 맴돈다 한 해를 넘나드는 간이역에서 기다리는 사람 없고 만날 사람도 없을지라도 어차피 왔다 가는 인생.. 문학/시-자연 2018. 1. 24. 연구 대상 동백나무겨우살이 연구 대상 동백나무겨우살이/유유 돋보기가 필요할까 현미경과 망원경으로 보는 서로 다른 세상 기껏해야 눈으로 보는 정도 원심분리기의 성분 분석도 나열에 불과하다 오해와 진실의 차이 남의 몸에 빨대 꽂고 피 빨아 먹는 존재이며 몇 년 내 신세 진 나무 죽인다 그래서 죽은 나무 본 .. 문학/시-자연 2018. 1. 23. 바위 절벽의 고란초 바위 절벽의 고란초/유유 저 멀리 흐르는 물아 물이 보이니 더 갈증에 애간장 탄다 긴 기다림의 몸부림은 야위고 야윈 바람조차 원망하게 만들고 닳아가는 바위벽 얼마나 더 견딜지 세월에게 묻노라 허공에 떠다니는 물아 천 년을 살아온 이 이파리에 쉬었다 가렴 그래서 잎끝에 물방울 .. 문학/시-자연 2018. 1. 22. 진피의 효능 진피의 효능/유유 마음이 치유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 했기에 마음 정진 우선이라 이를 위해 맑은 하늘과 신선한 공기 가득 찬 곳 찾는 길손의 걸음걸이 바쁘다 저기 가는 저 길손아 마음 치료에는 향기도 필요하단다 꽃과 열매에서 태어난 감귤 향 맴도는 곳 우선일지니 험난한 길 찾느라 방황 말아라 껍데기는 가라 아니다 버리면 쓰레기 쓰면 명약이란 말 바로 여기에 있다 감귤 껍질의 마법 속에. .......................................................................................... 진피; 귤껍질 말린 한약재를 말한다. 색이 붉을수록 좋고 오래될수록 약효가 뛰어나다고 한다. 맛은 쓰고 성질은 따뜻한 것으로 분류되어 위장병에 주로 처방되었으.. 문학/시-자연 2018. 1. 21. 머귀나무 喪杖 머귀나무 喪杖/유유 가시 하나 손바닥에 찔리면서 어찌하여 어머니 마음 피멍 들게 하였나 가시 또 하나 가슴속에 못 박으며 왜 엄니 애간장을 시커멓게 태웠던가 가시 하나마다 어머니 주름살 패인 사연 그려지고 가시 하나마다 엄마의 정겨운 손 온몸을 휘감는다 이 상장대 손 놓으면 .. 문학/시-자연 2018. 1. 19. 콩배나무의 겨울눈 콩배나무의 겨울눈/유유 크고 작음이란 어떠한 눈이 보는 것인가 큰 집(大家), 큰 학교(大學), 큰 나라(大國), 큰 우주(大宇宙) 큰 것은 무조건 좋은 것 그리 작지도 않은 인간의 마음이 너무 작은 탓이로다 왜 작으면 콩알일까 작은 물방울 모이면 바다가 될 수 있다는 말 정말일까 크기 위.. 문학/시-자연 2018. 1. 18. 곶자왈의 밤일엽 곶자왈의 밤일엽/유유 바람이야 있든 없든 푸른 흔들림 몇억 년을 살아왔을까 바윗덩어리 틈바귀에 얽힌 진한 사랑의 몸부림 이젠 미련이란 단어 잊었다 낱장 한 장 한 장에 새겨진 설화 해독할 이 누구 없을까 음습한 곳에 가득 채워진 험한 전쟁의 내력 이젠 생존이란 말도 없다 물 흐.. 문학/시-야생화 2018. 1. 17. 피라칸타의 노래 피라칸타의 노래/유유 따가운 햇살 받으며 다 같이 익어버리니 알알이 영근 사랑이라 직박구리 동박새 어서 오라고 힘찬 합창 소리 울리니 피어라 칸타타라 불의 가시란 말 매우 거북한 영혼이어라 저 많은 붉은 열매 한 알에 한 사연씩 들어 있다면 어느 세월에 다 노래할 수 있을까 곡.. 문학/시-자연 2018. 1. 16. 겨울 채소 방울양배추 겨울 채소 방울양배추/유유 동글동글한 꿈이 구른다 방울이 바램이란 사계절 무난하게 사는 것 하늘에서 떨어져 땅에서 구르다가 인간 눈에 뜨였나 보다 뭉치고 뭉친 이파리 비타민 한 장에 단백질 한 장 엽산, 칼슘, 칼륨, 마그네슘 또 또 또 한 장 한 장씩은 벗기지 말아달라 한다 한겨.. 문학/시-야생화 2018. 1. 15. 늦둥이 털머위의 시련 늦둥이 털머위의 시련/유유 이제나마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하겠다 작은 바람만 불어도 고개 숙이며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본래부터 오만함이 없었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어울려 살아가지 못하는 성정이 있었음을 차가운 눈이 머리를 누를 때 비로소 깨어나는 눈치 같이 왔다가 같이 .. 문학/시-자연 2018. 1. 14. 먼나무의 긍지 먼나무의 긍지/유유 멀리 떨어져 살아서 머~언 나무인가요 원래는 먼 곳에 있었지만 지금은 길가나 공원 그리고 정원 같은 사람 사는 근처에 서 있답니다 언제나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어요 뭐에 쓰는 나무일까요 밑동 잘라 기구 만들고 넓게 켜 조각도 하며 화상 지혈의 외상 물론 내장 해독에도 그만이랍니다 뭔 나무냐고 물어본다면 그냥 먼나무라고 해도 괜찮겠지요 한겨울에 보아 달라 흰 눈 속에 빨간 열매 고고한 존재 자랑 타가 나중엔 새 준답니다. ....................................................................................... 먼나무; 제주도와 남부 해안지방에 자라는 늘푸른 큰키나무이다. 5~6월에 피는 꽃은 볼품없으나 10월부터 붉게.. 문학/시-자연 2018. 1. 13. 마삭줄 갓털의 정거장 마삭줄 갓털의 정거장/유유 하루 또 하루가 인생의 정거장 종착역까지 몇 정거장 남았는지 알 수 없어도 점점 종착역에 가까워지기에 새로 만나는 사람과 삶은 달걀 나눠 먹을 기회 놓치지 말아야 하는 여행길 신천지 찾아 나서는 마삭줄의 갓털은 많은 정거장에서 쉬고 싶다 종착역에 .. 문학/시-자연 2018. 1. 11. 사계절 느낌 다른 남천 사계절 느낌 다른 남천/유유 봄은 연초록 새 이파리의 희망 여름은 하얀 꽃의 사랑 가을엔 주홍빛 단풍의 조화 겨울엔 진홍색 열매를 단 의연함 사계절 중 최고는 겨울이라 칼바람에 베인 상처 아프디 아파도 붉으락 감정 표현해보고 눈 불러 신선 유혹 방안 논의해 본다 어찌어찌하다 보면 가 버리는 겨울 나무들아 숨죽이고 있어라 따스한 햇볕 부르는 노래나 해보련다 빨간 구슬에 정을 담아서. ....................................................................... 남천; 남부지방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상록활엽관목으로 남천죽이라고도 한다. 잎이 미려하고 꽃과 단풍과 열매도 일품이므로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7~8월에 흰색의 꽃이 피고 가을에 단풍이 들며 겨우내.. 문학/시-자연 2018. 1. 10. 깨달음의 열매 금강자 깨달음의 열매 금강자/유유 굴리고 굴려 닳고 닳은 염주가 가루가 될 때 깨달음의 경지에 들어갈까 실상은 허상이라 해놓고 찾아 헤매는 어리석음의 연속이 깨달음이다 깨지지 않는다는 금강자를 깨면서 진리와 지혜를 찾으려 하는 깨달음 없는 깨달음이다 차라리 나무 불상을 쪼개 불.. 문학/시-야생화 2018. 1. 9. 궁금증 자아내는 통탈목 궁금증 자아내는 통탈목/유유 무엇이 통할까 가슴과 가슴이 통하고 정치가 백성과 통하면 불통이란 말은 없었을 것 세상과 통하는 통로는 있으면서도 안 보이는 신기루 같으니 이심전심의 불교적 기법은 어렵기만 하다 통탈목은 속이 비어있어 통한다고 하는 것 아니고 몸속의 막힌 곳.. 문학/시-자연 2018. 1. 8. 백량금의 무게 백량금의 무게/유유 욕심이란 구름이 만든 안개 어느 곳에 모든 것 잴 수 있는 저울 있어 욕심 무게 달아볼까나 구름의 무게는 하늘도 모르는데 욕심의 무게를 인간이 어찌 알랴 돈이란 욕심을 아기 돌 반지 금 한 돈이 기분 좋은 무게 금 백 량의 욕심 품고 있으면 기울어 넘어지는 것은 .. 문학/시-자연 2018. 1. 7. 신비스러운 주목 신비스러운 주목/유유 살아 천 년 죽어 천 천 너무도 고상해야 하기에 슬프디슬픈 운명 심심산천이거나 비바람 거센 높은 곳이거나 의연하게 서 있어야만 하는 굴레 아닌 굴레 이젠 약용 가구용 그리고 관상용 결코 주목받고 싶지 않도다 아무리 천 년이 힘들어도 단명은 싫다는 주목. ..... 문학/시-야생화 2018. 1. 6. 외로운 절개 갯국화 외로운 절개 갯국화/유유 조금은 거만하게 보일까 모진 칼바람에 버티는 것을 어찌 오만하다고 하나 무어라 말한 들 무슨 상관 어차피 곧은 선비들은 다 죽어 없거늘 절개와 지조 따지면 바보 멍청이 곰팡내 나서 싫다고 한다 그래도 찾으면 나온다 얄팍한 인간이야 없겠지만 바닷가 들꽃에겐 있나니 갯국화의 오상고절(傲霜孤節) 차가운 향기로 겨울을 달래고 있다. ........................................................................................ 갯국화; 제주도 남쪽 지역의 바닷가나 벼랑에 붙어서 자라며 황금국화 또는 애기해국이란 말도 있다. 늦가을에 피기 시작해 겨울 동안 꽃을 볼 수 있는데 노랗고 작은 꽃들이 뭉쳐서 난다. 잎의 뒷면에 흰색.. 문학/시-자연 2018. 1. 5. 떨어지기 싫은 여우콩 떨어지기 싫은 여우콩/유유 떠날 땐 떠나야 한단다 아무리 어려워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믿음 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단다 캥거루족 소리 들으며 살면 안 된다 결코 붙잡아 놓고 싶지 않으니 어서 떠나가려무나 여우가 멸종되어가고 있다고 하니 여우콩만이라도 늘어나 또록또록 검은 눈 .. 문학/시-자연 2018. 1. 4. 붉은겨우살이의 삶 붉은겨우살이의 삶/유유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뭐 그렇게 위안해봐도 높은 곳에서의 매서운 삭풍은 당장 미워라 죄라면 죄일까 태생이 다른 나무 양분 빨아먹고 살아야 하기에 벌주면 받아야 하겠지 다리가 떨려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보자 바다 보고 싶은 맘 아니고 인간의 장대 갈.. 문학/시-자연 2018. 1. 3. 새 부르는 낙상홍 새 부르는 낙상홍/유유 아가들아 다 모여라 참새 박새 콩새 쑥새 딱새 돌아다녀 봤자 먹을 것 별로 없단다 눈 내리는 날 진수성찬 차렸으니 모두 와서 먹어라 이 계절엔 버찌 오디 없다 홍여새 방울새 쇠박새 동박새 산까치 너희들이 누리장 윤노리 팥배 다 먹어 치웠다 길고 긴 엄동설한.. 문학/시-자연 2018. 1. 2. 겨울에 보이는 제주고사리삼 겨울에 보이는 제주고사리삼/유유 늘씬하게 키가 커 올려다 보이던가 우아한 이파리 늘어져 시 한 수 나오게 하던가 예쁜 꽃에 탄성을 터뜨리던가 이것저것 안 되면 아름다운 열매라도 있었으련만 너도나도 야단법석 참으로 볼품없는 존재 놓고 돋보기 들이대며 흥분 귀하지 않으면 쳐.. 문학/시-자연 2018. 1. 1. 늘푸른 사철나무 늘푸른 사철나무/유유 늘 푸르르길 바라는 인생 계절이 바뀌어도 세월은 그대로 헛웃음이란 그런 것 늙어가는 인간의 어리석음 속에 빨간 덩어리 하나 모두 파랗기만 하면 재미없다고 하던가 이파리가 잃어버린 붉은 색소 되찾아 열매로 토해내 본다 사철 푸른 나무도 성깔 있다고. ........ 문학/시-자연 2017. 12. 31. 바위 사랑 석위 바위 사랑 석위/유유 어찌하여 바위와 더불어 살게 되었나 목석같은 사랑 절대 배신하지 않음을 택함에 눈물 흘리지 않는 삶 정이야 있든 없든 따지면 무엇하랴 바위가 추워하면 옷으로 대신하면 될 희생정신 낭만이 뭐 별거더냐 주변엔 가랑잎만 지천으로 널려 있으니 이젠 바위 없다 .. 이전 1 ··· 70 71 72 73 74 75 76 ··· 1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