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문학/시-야생화 2017. 10. 23. 잡풀떼기 가지주름조개풀 잡풀떼기 가지주름조개풀/유유 물론 이름 있지요 잡초라도 이름 없으면 서로 나서서 장난 아닐 겁니다 민가 근처 살았더라면 인간들 악담 퍼부으며 죽네 사네 제초제 들고 덤볐겠지만 다행히 산속에서 산다네요 언제나 그 자리에서 꽃도 피우지요 아름다움 꿀꺽 삼키고 이슬 한 방울에 .. 문학/시-야생화 2017. 10. 22. 가을을 보내는 한라구절초 가을을 보내는 한라구절초/유유 서둘렀던가 머뭇거렸던가 안개구름 조용히 머물다 지나갔는데 사랑 한 잎 떨어지네 내년에도 또 아쉬워하겠지 울긋불긋한 추상화 감상은 그때뿐 차가워진 바람이나 미워할까 곧 하얀 천사들 떼로 몰려오기 전에 알아서 자리 비켜줘야 한다면서 높은 절.. 문학/시-야생화 2017. 10. 21. 무관심의 산들깨 무관심의 산들깨/유유 사랑하고 보살피고 아껴주고 관심을 두는 것은 애욕 속박당하고 멍에를 메인 것이기에 슬픈 영혼이 되어 있다 무관심이란 자유로운 만족 구름 속을 자유자재로 노니는 존재 되어 깨달은 자가 되는 듯 그렇지만 그도 슬프기는 마찬가지다 산비탈에서 햇볕을 쏘이고.. 문학/시-야생화 2017. 10. 20. 다시 보는 뚱딴지 다시 보는 뚱딴지/유유 그러게 왜 버렸나 버리고 다시 찾는 그 심정이야 마른 저수지에 담긴 이슬방울처럼 애달프겠지 구유에서 돼지가 먹다 남긴 감자 꺼내 어찌하겠다는 건가 그럴 줄 알았나 보석도 원래 돌에 불과했지 않은가 쓰레기 재사용 울부짖는 시대에 살면서 뚱딴지 재평가에 .. 문학/시-야생화 2017. 10. 19. 소박한 향기 흰꽃향유 소박한 향기 흰꽃향유/유유 그리 취하지는 않을 거예요 가을의 향기란 도수 낮은 포도주 같아 정신 빼앗길 일 없다고 하네요 어쩌다 한 쪽만 바라보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그냥 이유 없이 그리워하지요 조금 외로울 때면 소박한 향기 풍겨 벌 나비 불러보기도 하고요 꽃밭에서 아무 생각 .. 문학/시-야생화 2017. 10. 18. 이름도 촌스러운 눈개쑥부쟁이 이름도 촌스러운 눈개쑥부쟁이/유유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바람 불면 엎드리면 된다고 중얼거리면서 또 한 해를 보낸다 산촌 날씨란 다 그런 거지 뭐 거기다가 아주 높은 곳에서의 삶이란 오죽할까 촌놈은 촌스럽게 살아야 하는 것이 당연 도시에서 사는 관광객 지나가는 .. 문학/시-야생화 2017. 10. 17. 며느리배꼽의 변신 며느리배꼽의 변신/유유 까칠한 아름다움 누가 며느리배꼽을 볼 수 있었나 세모진 잎으로 암팡지게 옷섶 여미고 촘촘한 독침으로 무장을 했는데 죽어서도 그리운 이름 며느리 이젠 배꼽에 보석 줄줄이 달고 몸매 자랑 피어싱의 노출 시대의 흐름이란 그런가 보다 ................................. 문학/시-야생화 2017. 10. 16. 노랑나비 여우팥 노랑나비 여우팥/유유 나비 한 마리 나비 두 마리 나비야 날아라 노랑나비야 날아라 여우 꿈을 훔쳐 숨겨서 날아라 무슨 사연 많아 노랗게 멍들었나 사랑이란 원래 없는 것 잠시 얻은 것을 잃어버렸다 하지 말라 나비야 날아라 더 이상 기다리지 말고 날아라. ........................................ 문학/시-야생화 2017. 10. 15. 섬잔대의 궁금증 섬잔대의 궁금증/유유 신비로움은 영원히 남아야 하건만 이를 깨버리는 궁금증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백과사전에도 결코 기록될 수 없는 신비 왜 자꾸 들춰보고 싶어야 하는지 그것부터 궁금 섬잔대가 내는 종소리는 들을 수가 없다 신비로운 뿌리를 땅속에 숨기고 궁금해하지 말라 한.. 문학/시-야생화 2017. 10. 14. 흰꽃여뀌의 재잘거림 흰꽃여뀌의 재잘거림/유유 저마다 잘났다고 소리치는 산새들의 고음 키 크기 자랑하는 나무들의 저음 줄 맞추어 걸어가는 유치원 아이들의 속삭임 언제나 재잘거리는 노래가 된다 고요와 평화가 흐르는 냇가에는 들리지 않는 재잘거림 수많은 입이 움직이고 있음에도 소리는 없다 순백.. 문학/시-야생화 2017. 10. 13. 설화 담은 여우구슬 설화 담은 여우구슬/유유 구미호가 꼬리 밑에 숨겨놓은 빨간 구슬 깊은 슬픔에 빠진 바램 그렇게도 인간이 되고 싶었던가 삼켜야 한다 그리곤 하늘을 바라보아야 하는데 결국은 지관이 되고 만다 여우구슬엔 구미호의 요력이 응축되어 있어 풍수지리만을 터득할 뿐 하늘을 이해하는 인.. 문학/시-야생화 2017. 10. 12. 수더분한 새콩 수더분한 새콩/유유 수더분한 사람 냄새가 삶의 경쟁력이라 그래놓고는 남만 수더분하길 바라고 정작 본인은 까칠한 표준말을 또박또박 쓰며 따지는 사람 된다 그러나 새콩은 명실상부한 존재 곁에 누가 있든 살포시 기대며 살 줄 알고 없으면 혼자 살고 꽃이 밉지도 곱지도 않고 사정 .. 문학/시-야생화 2017. 10. 11. 바닦에 누운 노랑개자리 바닥에 누운 노랑개자리/유유 개자리는 겨울철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 방구들 아래 가장 깊게 판 굴뚝 밑의 고랑 편안한 자리가 못 되는 나쁜 자리 그리고 콩과의 맛있는 풀 제주도 오름의 노랑개자리는 바닥에 누워 떼쓰는 사연 있다네 봄 여름 아닌 가을날에 꽃 피고 꽃 색깔도 황백색 .. 문학/시-야생화 2017. 10. 9. 연약한 가는범꼬리 연약한 가는범꼬리/유유 노루가 우습게 보는 아주 작은 바람에도 굽신거려야 하는 호랑이 체면 구기게 만드는 가는범꼬리 그래도 높은 곳에 산다는 긍지는 있어 억지로 허리를 세워보려 하지만 바위의 웃음만 살 뿐이다 멀리 보이는 백록담 봉우리 바라보며 가는범꼬리는 그냥 꼬리풀 .. 문학/시-야생화 2017. 10. 7. 쓴맛 없는 개쓴풀 쓴맛 없는 개쓴풀/유유 아기에게 소태의 쓴맛을 보여주는 건 앞으로 살아갈 인생 교육 아기가 엄청난 고통을 느끼게 될까 잔인한 학대는 아닐까 쓴맛이 뭐 좋기에 쓰지 않은 현실이 얼마나 안타깝기에 쓰디쓴 입맛 다시며 쓴풀에 끼어달라 한다 개 소리까지 들으며 인생의 단맛을 알고 .. 문학/시-야생화 2017. 10. 6. 제주달구지풀의 역할 제주달구지풀의 역할/유유 빠른 역마차 신나게 달리고 스릴 넘치는 사건 만들어내고 느린 소달구지 덜컹거리고 흔들려도 시골 냄새가 구수하다 제주도 달구지는 어떠했을까 말이 끌지만 빠르지 못하고 짐 운반만 했다나 제주달구지풀은 별별 생각 다 해본다 높은 곳에 살면서 달구지 한.. 문학/시-야생화 2017. 10. 5. 시로미밭의 멧용담 시로미밭의 멧용담/유유 불로장생은 권력에서 나오고 안티에이징은 돈 냄새 물씬 풍기는데 하늘이 허용할 리 없건만 인간의 욕심이란 시대를 초월해 갈수록 싱싱해진다 백세시대 그래도 이 정도면 성공했다고 할까나 까마귀가 웃어도 인간은 더 노력할 것이라 하늘이 받아 줄지 안 받아.. 문학/시-야생화 2017. 10. 4. 고향을 손짓하는 수세미외 고향을 손짓하는 수세미외/유유 안다고 그렇게 손짓 발짓 안 해도 담장 타고 올라가며 노란 꽃 피운 그 모습 아직 기억하고 있단 말이다 친한 척 달려드는 호박벌에겐 숨긴 꿀 내어주고 춤추는 나비 오면 같이 놀아주며 하얀 박꽃과 함께 밤과 낮을 교대하면서 한여름 시골집을 지켰던 그.. 문학/시-야생화 2017. 10. 3. 애기나팔꽃의 목소리 애기나팔꽃의 목소리/유유 들리는 듯하지만 허무한 사랑의 하소연일까 두려워 눈 감고 지나치는 동네 길가의 애기나팔꽃 피어 있는 돌담 단내 나는 하얀 속살에 무슨 사연 그리 있을까마는 행여나 살 떨리는 소리 늘어놓을까 봐 발소리 죽이며 애기나팔꽃 곁을 조용히 지나친다 그래도 .. 문학/시-야생화 2017. 10. 2. 조금 작은 좀향유 조금 작은 좀향유/유유 애걔걔 그런 소리 마세요 바람 거센 높은 곳에 살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그래도 그리 작지는 않지요 옆 동네 개수염 가족과 비교하면 엄청 큰 꽃이랍니다 한라산 오르내릴 땐 발걸음 2단으로 놓고 아주 천천히 움직이며 눈 크게 뜨고 관심 베풀어야 보이는 그런 .. 문학/시-야생화 2017. 10. 1. 갯무릇의 바다 갯무릇의 바다/유유 무릇, 무릇처럼 살라 했는데 갯무릇은 한술 더 뜬다 어느 곳에 살든 적응 잘 하고 혼자가 되었든 여럿이 모여 살든 꿋꿋하며 긴요한 약재처럼 사회에서 꼭 필요한 임무 수행하고 맛과 영양 좋아 구황식물로 사용되듯이 비상시 한 역할 하면서도 상사화처럼 잎과 꽃이 .. 문학/시-야생화 2017. 9. 30. 연보랏빛 입술 물잎풀 연보랏빛 입술 물잎풀/유유 할 말은 많은데 시간은 짧고 입술에 물 발랐지만 야속한 석양은 한숨을 데려가고 있는 습지의 한구석 목에 걸린 가을을 토해내다 지쳐 눈물 찔끔 비치는 물잎풀의 연보라 입술에 지나가던 잠자리의 눈 조각 떨어지고 만다 물이 마르면 어쩌나 그러면 바람도 .. 문학/시-야생화 2017. 9. 29. 산물머위가 사는 숲 산물머위가 사는 숲/유유 요정의 노랫소리 들리는 듯 마는 듯 희미한 여운 바람의 긴 소매 감아 휘두르는 파열음에 자갈 부딪치는 재잘거림 더해 숲의 공기 깨울 때 물가에 살던 시절 그리워지면 왜 숲의 신비스러움을 찾아 나섰던가 회한 살다 보면 다 그런 거지 뭐 노루라도 가끔 찾아.. 문학/시-야생화 2017. 9. 28. 연구 대상 탐라황기 연구 대상 탐라황기/유유 객관적이고 가치 중립적인 입장에서 과학적 절차와 방법에 의해서 경험적인 자료를 분석하여 보편적인 원리를 추출하는 실증적 연구 어쩌고저쩌고 머리 아픈 소리 한다 오름의 풀밭에서 거론되는 토론의 주제 황당하기 그지없고 풀 나무 돌 곤충 등등 참석자들.. 문학/시-야생화 2017. 9. 27. 갯바위의 낚시돌풀 갯바위의 낚시돌풀/유유 낚시꾼 구경 재미있다 갯바위엔 강태공 없으니 모두가 안절부절 손과 발 춤추는 듯 바쁘고 중얼거리는 입과 돌아가는 눈동자 묘한 느낌이다 그래도 낚시꾼 싫다 밑밥 떨어져 숨쉬기 어렵게 만들고 담배꽁초 같은 쓰레기 무덤 누가 술 먹겠다나 먹나 남은 소주 세.. 문학/시-야생화 2017. 9. 26. 애간장 태우는 깔끔좁쌀풀 애간장 태우는 깔끔좁쌀풀/유유 붉은 입술 열고 속삭이는 하소연 바람결에 반은 날아가고 나머지도 노루만 알아들을 수 있는 사투리라 기어서 높은 곳 올라간 동심은 그만 멍들어 버린다 보일 듯 말 듯 한 작은 실루엣들 그나마 눈에 아른거리니 다행일까나 빛바랜 벽지에 간신히 남아 .. 문학/시-야생화 2017. 9. 25. 아침 이슬 수박풀 아침 이슬 수박풀/유유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수박 겉핥기라고 불만 겉이라도 핥아보았으면 대단한 행운이라네 그림자조차 못 본 구도자의 길 금세 토라져 버리는 아름다운 아가씨의 자세에서 수박의 비밀을 캐어 보고 싶은 짧은 시간 흐르고 수박풀엔 수박 안 달린.. 문학/시-야생화 2017. 9. 24. 한라부추의 마늘 내음 한라부추의 마늘 내음/유유 신비스러운 고원의 습지 소슬바람 한 바퀴 돌며 머물다 가면 꽃동산 생겨나 하얀 노루 무리의 미로 찾기 시작되는데 이 색깔 있는 곳이 맞는가 저 모양 줄 서 있는 곳이 맞을까 작은 키 넘어 멀리 보아도 온통 똑같은 길 눈만 게슴츠레하다 가슴으로 느끼라 했.. 문학/시-야생화 2017. 9. 23. 가을 가져온 추분취 가을 가져온 추분취/유유 어느 산길에 단풍 오는 소리 들리는가 차가워진 이슬 마를 때 아직은 푸른 청춘 자랑하고픈 노루의 뜀박질로 조릿대 바짝 엎드린다 조용히 그냥 지나갈까 봐 조바심 내 가을을 움켜잡은 추분취의 몸부림은 떨어대는 추풍을 더 차갑게 만드니 떠날 준비 못 한 나.. 문학/시-야생화 2017. 9. 22. 사마귀풀의 흔들림 사마귀풀의 흔들림/유유 상대하는 적의 자세에 따라 좌우로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위치에 따라 상하로 무엇보다도 균형이 중요하다 사마귀에서 배운 당랑권법 물 위에서도 통할까 바람이 고인 물의 피부를 간지럽힐 때면 사마귀풀은 다리에 힘을 준다 잠자리 와서 편하게 쉬도록 노력하.. 이전 1 ··· 73 74 75 76 77 78 79 ··· 1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