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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바위 절벽의 고란초





바위 절벽의 고란초/유유


저 멀리 흐르는 물아

물이 보이니 더 갈증에 애간장 탄다

긴 기다림의 몸부림은

야위고 야윈 바람조차 원망하게 만들고

닳아가는 바위벽

얼마나 더 견딜지 세월에게 묻노라


허공에 떠다니는 물아

천 년을 살아온 이 이파리에 쉬었다 가렴

그래서 잎끝에 물방울 달면

그건 해탈의 눈물

사랑도 미움도 승화시키는 약으로 만들어

계곡 안개 속에 숨겨 놓으리라


물아

생명을 지켜주는 물아

바위틈에서 새어 나오는 기적의 선혈아

어째서 난초 아닌 난초가 되어

절벽에서 인간 갈증에 시달려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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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초; 강이나 계곡의 절벽에서 자라는 양치식물로 부여 고란사 주변에서 비롯되었지만 전국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고란초과의 식물은 전국에 24종이 있는데 이 중 22종이 제주도에 분포하며 고란초만도 큰고란초 등 3종이 있다고 한다.






이들은 바위에 붙어 자라면서도 공중에서 수분을 흡수하고 양분도 자신의 몸을 타고 흐르는 물에서 얻으며 수분의 양과 계절적 분배에 적응한다. 







백제의 왕이 고란정에서 나오는 약수에 고란초 한 잎 띄우라 했다는 전설도 고란초의 정혈 약효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草의 蘭은 자구 해석상 언덕이나 물가에서 자라는 난초로 추정되나 어느 문헌에도 고란이란 난초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한다.







절 이름은 대부분 불교와 관련되었거나 지명을 따서 붙여지기 때문에 고란사도 고란이 있는 곳에 지은 절로 추정될 뿐이다. 때문에 고란사 절벽에 자라는 풀이 고란초가 아니라 고란초 나는 곳에 지은 절이 고란사고 절벽의 샘은 고란정이 되었을 것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고란초는 삼천궁녀 설화의 낙화암보다는 제주도에 훨씬 많이 자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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