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 라다크의 꽃
티벳은 신비한 지방으로 정평이 나있다.
정치적으로는 현재 중국의 지배하에 있고 망명정부가 인도의 맥로드간지에 있어 달라이라마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다.
티벳을 더욱 꿈속에서 상상하게 하는 책이 두 권 있다..
하나는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힐튼이 쓴 <잃어버린 지평선>인데 티벳의 어느 지역에 있다는 이상향인 샹그릴라를 그리고 있다.
다른 한 권은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쓴 <오래된 미래>라는 책으로
히말라야 산맥 서남쪽에 위치한 티벳 민족들이 사는 라다크 지역의 전통과 현대화에 의한 파괴를 그 내용으로 한다.
샹그릴라에 대한 동경으로 인해 중국에서 샹그릴라라는 지명으로 이름을 바꾼 중티엔(中田)에 가보았지만 멀리 보이는 설산 외에는
그리 감탄할 만한 경치를 보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오래된 미래'라는 단어의 유혹이 강해서 다시 티벳의 일부를 보기 위해 인도의 배낭여행팀에 동참하게 되었다.
북인도와 라다크 그리고 카슈미르 지역을 여행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사실 고원지대의 꽃 사진을 염두에 두었다.
인도를 거론하면 늘 그렇듯이 타즈마할과 갠지즈강의 진풍경이 우선적으로 꼽히기에
라다크 지역으로 향하기 앞서 델리에서 아그라 그리고 바라나시를 관광한 후 델리로 다시 돌아 와
인도의 휴양지로 인정받고 있는 마날리를 거쳐서 라다크 지역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라다크 지방에서의 야생화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말해서 실망 그 자체였다.
건조한 사막 기후이고 지대도 보통 4,000m 전후이기 때문에 야생화가 많이 피어날 수 없는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키르키스탄의 "천상 화원"같은 모습은 전혀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다.
옛날 라다크왕국의 수도였던 레로 가는 길은 험하고 높았다.
그래도 가는 도중에는 야생화가 좀 있었다.
물봉선 닮은 꽃이 많았고 다른 이름 모를 꽃이 여러 종류 눈에 뜨였다.
굳이 이름을 알려 하진 않아서 좋다.
티벳 불교의 경전으로 만들어진 깃발이 나부끼는 것으로 보면
인도의 힌두교 영역을 벗어 난 것으로 볼 수 있다.
흰색, 노란색, 붉은색 각 색깔은 구비해 놓은 것 같다.
그리 많지는 않지만 레로 향하는 길에서 그럴대로 야생화 감상은 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모습 볼 수 있는 지역이 한계점이었다.
이 보다 더 높은 곳에서는 꽃이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온도 떨어지고 있음을 한 동행자가 상징해 준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고 하는 해발 5,200m가 넘는 자동차 도로를 지나가면서 보는 풍경은 삭막함 뿐이다.
그래서 야영지인 사추에 도착해 텐트에서 1박을 하게 되었다.
설산의 눈 속에서도 꽃은 피는데
4,200m가 넘는 고산지대라고 꽃이 없을 것인가
텐트 주변을 탐색해 보니 역시 들꽃은 있었다.
비록 아름답고 풍성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의 특징을 가진 몇 가지 꽃은 피어 있었다.
꽃을 찾다고 고개를 들어보니 황무지 같은 모습이 다가온다.
에델바이스 종류 닮은 꽃이 힘을 잃고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것 같다.
사추의 황무지에서 오아시스같은 레로 들어가게 된다.
레에는 사찰에 꽃도 심어 놓았다.
꽃으로 장식도 많이 해 놓은 것을 보면 주변에 꽃이 많을 것 같았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했다.
레에 도착한 다음날 마침 어는 사원에서 달라이라마의 설법이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ㅣ 많이 모였다.
아마 동네 사람 전부가 참석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만큼 달라이라마 14세는 신과 같은 지위를 갖고 믿음의 대상이라고 한다.
라다크의 꽃은 지구 지각활동으로 형성된 고산의 소금호수 판공초라고 했다.
물이 있으니 꽃도 있을 것이기에 찾아 보니 있기는 있는데 딱 한 종류로 그것이나마 몇 포기 되지 않는다.
차라리 정자가 더 꽃 같아 보였다.
저 건너 먼 마을엔 혹시 꽃이 많이 피어있을까 생각해 보았지만
부질없는 마음일 것이다.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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