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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조-삶

문학/시조-삶 2013. 10. 8. [스크랩] 어찌 이런 일이 어찌 이런 일이 사마귀가 먹이 잡아 열심히 먹고 있는데 참새가 그 사마귀 먹어버렸다 사마귀 기가 막혔다 까마귀 날아가며 나무 흔들어 배를 떨어뜨리고 배는 나무 밑 졸고 있던 뱀 머리를 깼다 죽은 뱀 황당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 하기도 하고 봉창 두드린다고도 한다 억장이 무너..
문학/시조-삶 2013. 10. 8. [스크랩] 실수 실수 등산을 하다가 길 잘못 들어 산중 헤메인다 해는 넘어가고 짐승과 낭떠러지 무서워 애간장만 타더라 다음날 아침 모르던 봉우리 알게 되고 비경도 감상할 수 있었다 삶 속에서 실수란 늘 있는 것이기에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길을 잘못 들어섰기에 별천지 깨닫게 되고 실수 다시 안 ..
문학/시조-삶 2013. 10. 8. [스크랩] 바람이 쓰는 시 바람이 쓰는 시 아니 돌아보지 않을거야 생각하지도 않을거야 지나온 세월이 어쨌는지 모르는 게 낳겠지 칠판 글씨 지우듯 호수 물결 사라지듯 금새 없어질 거야 아주 조금 흔적은 있을지 몰라 그건 어쩔 수 없지 존재의 사실이 수사 기술에 걸린다면 하는 수 없는 일이지 이런 저런 핑게..
문학/시조-삶 2013. 10. 8. [스크랩] 바람을 가두는 그물 바람을 가두는 그물 어느 어린아이가 바람을 잡아 가두어 놓았다고 하여 따라가 보았더니 그물은 그대로인데 바람은 온데간데없길래 그것이 헌 그물 탓이라 하면서 새 그물 장만하라고 돈을 주었더니 비닐봉지를 사오더라 바람을 잡는다는 아이가 이번엔 정말 바람을 잡아서 단단히 가..
문학/시조-삶 2013. 10. 8. [스크랩] 연날리기 하는 바람 연날리기 하는 바람 올리자 구름까지 구름에 맛사지시켜 고운 피부 되렸커니 오히려 쭈글쭈글 날리자 산넘어로 머언 동네 탐방시켜 날랜 전령 되렸커니 함흥차사가 웬말 멀리 더 멀리 작은 점 될 때까지 계속해 보내다가 줄 터질까 조마조마 작은 문제는 아주 잊어버리고 오로지 희열만..
문학/시조-삶 2013. 10. 8. [스크랩] 수석이 걸어 온 길 수석이 걸어 온 길 수억년 전 화산으로 생성된 암반은 햇볕과 비와 바람에 갈라졌다 수천만년 동안 공기와 물로 담금질을 하면서 강도를 높여갔다 수백만 횟수를 걸쳐 구르고 부딪치면서 별난 모양을 잡았다 수십만개의 돌 중에서 가장 훌륭한 돌이 되려고 노력했다 수만년을 참으며 진..
문학/시조-삶 2013. 10. 8. [스크랩] 바람과 깃발 바람과 깃발 깃발은 늘 바람을 기다리며 세월을 보낸다. 잔잔하게 불어주는 바람이야말로 깃발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며 깃발이 비로소 깃발임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모진 광풍으로 시달리며 여러 군데 찢기고 부서질 때엔 원망하기도 했고 바람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한탄도 해 ..
문학/시조-삶 2013. 10. 8. [스크랩] 겨우살이 의사선생님 겨우살이 의사선생님 정말로 많은 병을 치료할 수 있습니까? 의심이 병이지요. 믿음을 갖고 열심히 복용하면 치료 됩니다. 왜 그리 높은 산속에서만 삽니까? 시끄럽고 더러운 곳을 피하기 위해서랍니다. 고상한 척도 하고요. 나무 꼭대기까지 다가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나무 밑둥 ..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순간에 그치는 목서의 유혹 순간에 그치는 목서의 유혹 향기가 좋으면 뭐 하냐 멀리만 퍼지면 다냐 그윽한 향기 있어 찾아갔더니만 이미 사그라졌더라 유혹하지 말라 유혹했으면 책임져라 유혹해 놓고선 쭈그렁 모습 보이면 어찌하란 말이냐 그럴듯한 자세 폼 잡지 말라 보는 사람 마음 설레게 우아한 모습 보이지 ..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수목장 소묘 3편 수목장 소묘(1) 유 유 강형 요즈음 퍼팅이 잘 안되는가 보구려 고 총무는 왜 그리 등이 굽어 보이는가 조 프로는 여전히 짠돌이 소릴 듣지 모처럼 찾아주어 고맙구려 이 회장은 몸이 아주 나빠졌나 봐 박 사장은 아들이 용돈 잘 안 준다고 최 영감은 최근 무얼 하고 지내는지 본지 꽤 오래..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가을에는 항시 한 잔의 차를 마시자고 한다 - 다원의 향기 다원의 향기 어느 쪽 어디만큼에서 천상의 내음 일어 길손 영혼 흔드네 눈 멀고 귀 먹어도 사리분별 못 할까 만은 찻잎 기운 아늑하게 느껴지니 찻집은 가까이 있는 것이 아닐세 마음은 따라가고 몸은 돌아서고 알 수 없는 것이 인간이어라 바위 돌고 나무 스치며 땅위를 기어 온 향기만 ..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입술이 부는 사랑바람 어린아이 생채기 나면 호~ 불어 줄게 울지 마라 입술에서 나온 사랑바람은 마음 속 상처부터 치료 눈에 티가 든 총각은 처녀보고 불어 달라 해 가까이 온 입술 한번 훔치고 석 달간 가슴이 두근두근 남자의 입술이 사랑바람 힘껏 불어 촛불을 끄는 것은 여자 입술 필요할 때 한 평생을 살..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하늘에 별이 몇 개(3) 하늘에 별이 몇 개(3) 수억 광년 떨어진 어느 한 별 외계인들은 지구를 어떤 별로 알까 초록별 희망사항을 수용해 줄까 달은 별이 아닌가 달은 달이라 했으니 별이 아니지만 별이라 한다면 별일 수도 있다 다른 행성들은 어떤가 지구는 본체이니 별이 아니고 태양은 낮에 있어 별이 될 수 ..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하늘에 별이 몇 개(2) 하늘에 별이 몇 개(2) 항하사 아승지 무량대수 아무튼 무조건 많다 하늘이 틀이 대우주라 했고 나 자신은 소우주라 했으니 우주에 있는 별은 인간의 홍진과 같을 것이다 몸에 들어 있는 먼지의 수와 마음 가득 맺혀 있는 번뇌의 숫자를 모두 합쳐 센다면 별들의 수를 바로 알 수 있다 별 하..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하늘에 별이 몇 개 (1) 하늘에 별이 몇 개 (1)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은 제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고 하는데 보는 사람마다 위치도 숫자도 다르게 말한다 동서양 모두 별자리를 탐구했고 점을 치면서도 해석은 마음대로였다 오대양 육대주 지역마다 춘하추동 계절마다 아니 몇백년 몇천년 주기로 별들은 다른 모습..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어찌 이런 일이 어찌 이런 일이 사마귀가 먹이 잡아 열심히 먹고 있는데 참새가 그 사마귀 먹어버렸다 사마귀 기가 막혔다 까마귀 날아가며 나무 흔들어 배 떨어뜨리고 배는 나무 밑 졸고 있던 뱀 머리통 깼다 죽은 뱀 황당했다 아닌 밤중에 홍두께라 하기도 하고 봉창 두드린다고도 한다 억장이 무너질 ..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지금 이 순간 지금 이 순간 지금 이 순간 일생일대 최고의 행복한 시간일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 생에 있어 최악의 시련일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 어제가 기반이 되어 만들어 졌다 지금 이 순간 미래의 발판이 되기 시작한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지금 이 순간 순식간에 지나간다 지금 ..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비온 뒤 갬 비온 뒤 갬 비온 뒤의 하늘은 더 없는 반가움으로 다가온다 비온 뒤의 시냇물은 새로운 곡을 창작하여 노래부른다 비온 뒤의 나무들은 신제품 정장 뽑아 입고 자랑한다 비온 뒤의 새들은 모두 나와 누가 빠른지 경쟁한다 비온 뒤의 물고기들은 카니발 벌이며 놀이를 한다 비온 뒤의 모든 ..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노인과 그림자 노인과 그림자 한 노인이 뒤돌아 그림자를 확인하고 한참을 노려보다가 한숨 쉰다 그림자가 묻는다 당신은 어인 연고로 갑자기 나를 보고 탄식하는가 노인이 말한다 너는 있었다 없었다 하며 언제까지 따라다닐 것인가 그림자가 대답한다 내가 있고 없음은 당신과 같이 하니 당신의 영..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어데로 가는 숲길인가? 나를 찾는 숲길 어느 곳으로 이어졌겠는가 끝은 분명 내 마음속일 것이다 그 길은 마음으로 연결된다 참 많은 숲길 있지만 걷다 보면 똑같다는 그런 생각 갖게 한다 길 옆의 나무도 모두 다 다르건만 같은 나무라고 우긴다 하늘은 하늘 하나고 땅도 같은 땅이기에 이 곳도 같은 곳으로 안..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우리네 인생 모래알 같아 모래알 이야기 얼마나 작아 졌는가 원래 큰 바위였던 몸이 태양으로 갈라쳐지고 바람이 깨어버렸으며 물 조차 잘게 부수어 이렇게 만들어 졋다 얼마나 시달리었던가 산에서 떨어질 때부터 험한 계곡 시내를 거쳐 수 백리 강가에 이르며 의지도 자존심도 없이 험난한 세월 다 보냈..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누구나 실수는 하기 마련이랍니다 실수 등산을 하다가 길 잘못 들어 산중 헤메인다 해는 넘어가고 짐승과 낭떠러지 무서워 애간장만 타더라 다음날 아침 모르던 봉우리 알게 되었고 비경도 감상할 수 있었다 삶 속에서 실수란 늘 있는 것이기에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길을 잘못 들어섰기에 별천지 깨닫게 되고 실수 다시 ..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무엇이던 심취해 보면 새로운 경지에 도달한다 취해 보자 항시 깨어 있으라 한다 취한 후가 아니면 어떻게 깨일 수 있겠는가 깨어 있기 위해서는 먼저 취해야 한다 누룩 냄새만 맡아도 취할 수는 있다 그러나 마음껏 마시는 것이야 말로 취하는 것이다 감미로운 음악에 빠져드는 것도 취한다고 할 수 있다 가락에 혼을 맡기는 것은 더..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무지개 바람 무지개 바람 달에서 별로 별에서 해로 해에서 지구로 지구에서 달로 달로 별로 해로 지구로 달로 별로 해로 지구로 달로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땅속으로 산에서 산으로 또 산으로 또 산으로 산에서 계곡으로 계곡에서 냇물로 냇물에서 강으로 산에서 바다로 바다에서 산으로 산에서 바..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수석이 걸어 온 길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메모 :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그리고 바람이 불어왔다 그리고 바람이 불어왔다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쳤지만 그렇게 상황은 종료되었다 그리고 바람이 불어왔다 <모냐! 도냐! 작은 바람의 힘이 큰 일을 결정하기도 한다> 유유에세이 "바람의 개똥철학"- 그리고 바람이 불어왔다 입니다. 유유님의 시중에 제일 짧은 시이기도 하구요... 제가.. ..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위와 아래 위와 아래 위가 있으니 아래가 있다 낮은 곳이 있어야 높은 곳도 있다 모두가 위가 되거나 높아질 수 없다 아래 있으면 위만 보게 된다 지위가 낮은 사람은 높아지려 한다 그러나 위에 오르면 낮은 면을 잃어버린다 강운 개울이 있어야 생기게 된다 수많은 국민이 있고 나서야 대통령도 ..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지금 이 순간 지금 이 순간 지금 이 순간 일생일대 최고의 행복한 시간일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생에 있어 최악의 시련일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 어제가 기반이 되어 만들어 졌다 지금 이 순간 미래의 발판이 되기 시작한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지금 이 순간 순식간에 지나간다 지금 이 ..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본 모습은 무엇인가 본 모습은 무엇인가 호수에 떠 있는 달이 진짜로 달인가 호수의 달과 허공의 달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것인가 아름다운 옷과 호화장식하면 사람이 달라질까 모든 얼굴 부위를 성형하면 인성도 변해 버릴까 백로가 까마귀를 보는 색이 맞는 것일까 까마귀가 백로를 보는 색이 진짜 올바..
문학/시조-삶 2013. 10. 7. [스크랩] 달마가 어디 있는가? 달마가 어디 있는가? 달마가 어디 있는가? 식당 안쪽 골방에 앉아 있더라 달마가 어디 있는가? 족자나 병풍속에서 주로 나타난다 달마가 어디 있는가? 책갈피에서도 본 적 있다 달마가 어디 있는가? 열쇠고리에 들어가 있다 달마가 어디 있는가? 절 앞 기념품 가게에 아주 많더라 달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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