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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조-삶

[스크랩] 바람이 쓰는 시

 

 

 

바람이 쓰는 시

 

아니

돌아보지 않을거야

생각하지도 않을거야

지나온 세월이 어쨌는지

모르는 게 낳겠지

칠판 글씨 지우듯

호수 물결 사라지듯

금새 없어질 거야

아주 조금

흔적은 있을지 몰라

그건 어쩔 수 없지

존재의 사실이

수사 기술에 걸린다면

하는 수 없는 일이지

이런 저런 핑게대며

맴돌까 무서워

빨리 가야 하지

숨이 차오고

땀도 나고

발이 부르터도

꾸준히 나아가야지

따라오는 무엇이 있어도

모른 척 달려야지

어데로 가는지 모르면서

무엇과 부닥칠지도 모르면서.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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