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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한라돌쩌귀






목은 단정히 세웠지만

모자 푹 눌러쓴 채

마음은 연이 되어 산을 넘고

연줄로 전해 오는 소식 궁금해하며

오늘도 외로움을 달랜다

 

먼 곳으로 보이는 저 오름엔

어떤 돌쩌귀 살고 있을까

비취 옷 추스르며 몸을 단정히 하고

번뇌를 달래려 승무도 추어 보지만

하는 일 모두 덧없다

 

쓸쓸해 보이지 않으려

여느 때처럼 노래도 불러 보았건만

먼 곳을 응시하는 자세부터가 그래서

언제까지라도 그리움 먹고 사는

한라돌쩌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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