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야생화 문학/시-야생화 2019. 12. 17. 돌 틈의 까마중 돌 틈의 까마중/유유 까만 머리의 중 스님 또는 승려를 중이라고 한다 하더라도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까마초 출신이 까마중에 진학 까마고 이어 까마대학교까지 졸업하면 까만 귀신 될까 여름날 길가에 널브러진 까마중 겨울철 돌 틈에서 꽃 피우고 열매 맺는 모습 보니 별별 생각 다 해 .. 문학/시-야생화 2019. 12. 14. 감국의 향기 감국의 향기/유유 성난 파도를 달래어 비단결 같은 바다로 만들어 버리는 손길 어느 시골에선 물안개 피어오르는 호수의 신비로움으로 변하고 아파트 단지 내 공원에선 젖먹이 아기의 여린 숨소리를 전달해준다 감국 향기가 가슴으로 파고들면 구름 위에 누워있다는 착각을 하게 되고 .. 문학/시-야생화 2019. 12. 12. 겨울 해안의 덩굴모밀 겨울 해안의 덩굴모밀/유유 바다가 차가워지기 시작하면 기지개를 피며 꽃을 피우는 덩굴모밀 수면을 타고 온 찬 바람이 간지럼 태우고 주변이 조용해졌다고 속삭이니 눈과 귀를 열고 주변을 관찰하느라 정신을 집중 시켜 본다 관광객들의 시끌벅적한 소리에 묻혀있던 작은 움직임이 들.. 문학/시-야생화 2019. 12. 10. 개뼈다귀 구골나무 개뼈다귀 구골나무/유유 우우~ 열 받는다 중국과 일본은 우리나라가 언제나 개 빽다구로 보이나 트럼프와 김정은 손에서는 대한민국이란 존재를 개껌 정도로 취급한다 우린 배알도 없나 겨울에 꽃 피우는 개뼈다귀나무가 너희는 다시 한번 매서운 추위를 맛봐야 할 것이라고 하는 것 같.. 문학/시-야생화 2019. 12. 8. 갈대의 슬픔 갈대의 슬픔/유유 빗자루 되어 방을 쓸어주고 발을 늘여 햇볕 조절 차가운 방바닥에선 돗자리로 봉사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은 한이 없다 그런데 왜 이리 슬플까 억새처럼 환하지 못한 칙칙한 얼굴에 물가에서만 살아야 하는 운명 풀도 나무도 바람 불면 모두 흔들리는데 왜 갈대만 흔들.. 문학/시-야생화 2019. 12. 6. 정착한 이주민 통탈목 정착한 이주민 통탈목/유유 어느 땅에서 왔는지 묻지 말라 이곳에 잘 어울리면 됐지 굳이 고향 따지려 하느냐 속탄낭이라는 제주도 사투리 이름 얻은 것 보면 무척 오래된 일이려니 이젠 기억조차 없도다 넓고 큰 이파리 보면 아마 남쪽 더운 땅에서 살던 몸일러니 비 올 땐 유용한 우산 .. 문학/시-야생화 2019. 12. 4. 겨울날의 으아리 겨울날의 으아리/유유 여름철 산에서 꽃 피우는 그대 어인 연유로 겨울날 바닷가에 나왔는가 아무리 어지러운 세상이라지만 사계절은 있는 나라 달도 찼다가 기울어지기는 반복한다 굳이 가르치려 하지 말라 각자 제자리 지킬 때 조화로운 세상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으아리; 선인초, 개.. 문학/시-야생화 2019. 12. 2. 부채선인장의 백년화 부채선인장; 손바닥선인장이라고도 하는데 제주도에서는 백년초라고 부른다. 멕시코에서 흘러와 제주도 서쪽 해안에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하는 선인장의 일종으로 바닷가에서 주로 자라지만 일부 농가에서는 소득 작물로 재배도 한다. 위장과 변비를 비롯해 당뇨와 항암까지 다양한 .. 문학/시-야생화 2019. 11. 30. 우묵사스레피의 향기 우묵사스레피의 향기/유유 의심받는 냄새 그것은 상식과 감각의 거룩한 결합이었다 치마를 펄럭이며 멀리 퍼뜨리는 향기야말로 진정한 유혹의 꽃이었지만 숨겨진 악취는 포착하기 어려운 바늘 향기가 강할까 악취가 셀까 같은 냄새의 경계선에서 고민하는 것은 생활철학 강한 주장은 .. 문학/시-야생화 2019. 11. 28. 고마운 고마리 고마리는 보통 9월~10월에 꽃이 피는데 서귀포지역 해안가 용천수가 흐르는 곳에서는 11월~12월에도 피어난답니다. 고마리; 고만이라고도 하며 냇가나 도랑 등 양지바른 물가에서 많이 자란다. 꽃의 형태와 피는 시기 및 색깔 그리고 잎의 모양새 등이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메밀꽃이.. 문학/시-야생화 2019. 11. 23. 자유분방한 산철쭉 자유분방한 산철쭉/유유 철모르는 꽃이 어찌 하나둘이랴만 계절을 완전히 무시해 버리는 것은 바로 오름 위의 산철쭉 진분홍의 점들 자유분방한 영혼이라고 해주고 싶지만 철모름을 지나쳐 멋대로 민주주의만을 추구해 가는 패거리가 되면 사회생활의 암적 존재로 작용 사랑받기 위해 .. 문학/시-야생화 2019. 11. 19. 섬갯쑥부쟁이의 절제 섬갯쑥부쟁이의 절제/유유 바닷가 언덕 저 너머 무엇이 있나 궁금하지만 참아야지 괜히 허리 펴고 목 세워 확인하려 했다간 만용의 견본이 될 뿐 따뜻한 곳 찾아서 자리 잡아 자세 낮춘 채 모여 앉아서 바람 흉보며 수다 떠는 것도 괜찮아 분수에 맞게 사는 것 누가 뭐라 할까 하늘 높고 .. 문학/시-야생화 2019. 11. 17. 바닷가 털머위 바닷가 털머위/유유 원래는 산에서 살지요 그렇지만 마음이 울적해질때면 가끔씩 바닷바람 쐬러 이렇게 해변으로 나와 큰 바위나 언덕에 앉아 있어보기도 한다네요 파도 소리가 옛 생각을 떠올리게 하기도 해서 좋아요 어떨 땐 물고기들이 튀어 올라 인사도 하지요 지나가는 갈매기도 .. 문학/시-야생화 2019. 11. 15. 당잔대의 종소리 당잔대의 종소리/유유 큰 뇌를 깨워 배움과 깨달음을 재촉하는 것은 바로 종소리 땡땡땡 치는 학교 종소리는 알을 깨는 파열음 지식 습득의 병아리 걸음 쿠우웅 하고 울리는 사찰의 범종 소리는 마음을 깨치는 피안의 언덕 아무 소리도 안 나는 잔대꽃의 종소리는 존재를 자각시키는 신.. 문학/시-야생화 2019. 11. 13. 소금꽃 해국 소금꽃 해국/유유 밀물은 왔다가 썰물 되면 돌아가고 남는 것은 하얀 알갱이 몇 알 그래서 기다리는가 햇볕도 좋고 바람도 늘 있으니 더 못 기다릴까만 파도가 머리로 바위 부수며 하얀 피 흘릴 때 세월은 수평선 너머로 가물가물 검은 바위야 하얀 소금이 얼마나 애가 탔으면 까만 덩어.. 문학/시-야생화 2019. 11. 8. 한란의 역설 한란의 역설/유유 노루가 바위에게 이슬의 느낌을 물어본다 바위는 머뭇머뭇 나무가 곁에서 끼어들며 하는 말이 그런 것은 풀잎에게 물어보란다 한란 전시장에 등장하여 자태를 뽐내는 작품들 형태도 다양하고 색깔도 멋스럽고 알 듯 모를 듯한 어려운 한자의 이름들이란 그냥 온란일 .. 문학/시-야생화 2019. 11. 7. 맨드라미 꽃밭에서 맨드라미 꽃밭에서/유유 가을은 무슨 색 계절의 색깔 선택은 가슴 밑바닥의 정서를 불러내어 노래까지 만드니 시들지 않는 사랑이어라 가을엔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 때문에 맨드라미의 꽃 피우는 속삭임 들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타오르는 정열도 숨겨야 하고 카메라 든 여인은 나그네 .. 문학/시-야생화 2019. 10. 31. 와송의 슬픔 와송의 슬픔/유유 허물어져 가는 기와지붕 위 용마루에 올라앉아 잡초로 뒤덮인 정원을 바라다보는 기와지기 된 존재의 슬픔이란 패망한 왕조의 흔적을 보며 지난날의 잘못에 눈물 흘려 보아야 덧없는 인간의 흥망성쇠를 어쩌지 못할 것이다 권력의 영화와 끝없는 욕망의 굴레 속에 살.. 문학/시-야생화 2019. 10. 26. 향기 잃어버린 산박하 향기 잃어버린 산박하/유유 예전엔 사랑받던 박하 뒤뜰에 앉아 은은한 향기 온 집안 감싸고 해충 접근 금지 파수꾼 이파리론 소반 위에서 봉사까지 그때가 꿈이었던가 무엇을 잘못하여 산으로 쫓겨났을까 생명과 같은 향기조차 못 갖고 맨발바닥 느낌 다리엔 힘이 없어 작은 바람에도 엎.. 문학/시-야생화 2019. 10. 23. 서리를 기다리는 꽃이라니! 꽃은 서리를 맞으면 끝장난다 오죽했으면 "서리맞은 꽃"처럼 보인다고 했을까! 오상고절(傲霜孤節 ) 말로는 쉬워도 차가운 엄동설한이나 북풍한설에 버티는 선비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들녘 아닌 화단에 대상화(待霜花)라는 꽃이 있다고 한다. 말 그대로 해석하면 "서리를 기다리는 꽃.. 문학/시-야생화 2019. 3. 19. 제주도 야생화 시집을 펴내며 제주도 야생화 시집을 펴내며/유유 한라산 앞을 가렸던 구름이 ‘구겨졌다 펴졌다’를 반복한다. 박무같이 연한 면사포 분위기를 보여 곧 백록담의 정상 모습이 보이려니 했는데 금세 진한 장막을 치고 얼굴을 숨겨 버린다. 아침에 일어나면 매일 매일 아파트 거실 창문에 비치는 한라산.. 문학/시-야생화 2019. 2. 4. 길마가지나무 꽃의 발레 길마가지나무의 발레/유유 스쳐 지나가는 봄 시샘 바람에 알 다리 곧추세우고 치맛자락 날리며 바르르 떤다 아직은 삭막하고 공허한 숲속 무대 정리 마치고 관중 오기 전에 발레 연습 끝내려 부지런 떨어보는 길마가지나무 꽃 주변을 의식 말고 집중력 발휘 우아한 춤사위가 왜 이리 어.. 문학/시-야생화 2019. 2. 2. 겨울 꽃 갯국화 겨울 꽃 갯국화/유유 지금 산에는 눈이 내리고 있겠지 그윽함을 자랑하던 산꽃들은 낙엽 속으로 숨어 들어가 참선을 시작했을 거야 들에는 새매만이 공중을 맴돌 거고 넓은 땅을 수놓았던 들꽃들도 앉았던 흔적 모두 지운 후 사라져버렸겠지 바닷가도 매서운 바람 불기 시작해 꽃들은 하나 둘 멀리 날아가고 바위를 움켜쥔 뿌리만이 추위에 떨고 있어라 그렇지만 남쪽 해안엔 사정이 다르지 작은 햇볕과 소금기만 갖고도 겨울에 꽃 피우는 것 있으니 바로 갯국화라네. 문학/시-야생화 2019. 1. 23. 향기를 버려버린 매화 대한도 지났는데 와야 될 눈은 아니 오고 낮달만 자주 보이는 기해년의 겨울 벌써 여기저기서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으니 정녕 겨울은 가는가.......... 향기를 버려 버린 매화/유유 지조 있는 고고한 선비는 백골이 되어 있고 애국자, 그런 사람 있었던가 매화 닮은 정치인이 단 한 .. 문학/시-야생화 2018. 11. 30. 낙환들 꽃이 아니랴만 낙환들 꽃이 아니랴만/유유 붉은 눈물 켜켜이 쌓이면 기다리던 임이 온다 하였건만 새조차 침묵을 지키는 어느 장원의 오후 내일 새벽엔 찬 서리가 내린다 했는데 흙 안 보이는 땅바닥이야 걱정 없겠지만 해체된 꽃잎 보호해 줄 이불 마련하기는 어려워라 저대로 마르고 말라 바람에 몇 .. 문학/시-야생화 2018. 11. 27. 겨울을 준비하는 송악 겨울을 준비하는 송악/유유 계절의 수레바퀴가 어김없이 돌아가니 이제 곧 눈이 오겠지 태양의 햇살이 저렇게 힘없는 것 보면 땅속의 추위가 벌떡 일어날 거야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해 세찬 바람에도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게 지네 발 내밀어 꼭 붙잡고 있어야 하고 하얀 눈이 덮여도 이겨 .. 문학/시-야생화 2018. 11. 26. 울산도깨비바늘의 용도 울산도깨비바늘의 용도/유유 도깨비가 바늘을 쓴다면 투명한 옷을 만들 때 사용할까 아니면 병든 도깨비 낳으라고 침놓을 때 쓸까 낚시 바늘과 시계바늘 생긴 것과 역할이 다른 것처럼 필요에 따라 다를 것 울산공단의 도깨비는 옷 꿰매는 작은 바늘이 시원찮다고 할 터 엄청 큰 바늘 들.. 문학/시-야생화 2018. 11. 25. 한라돌쩌귀의 아픔 한라돌쩌귀의 아픔/유유 그리워 너무도 그리워서 더 이상 아플 수 없을 정도로 멍들고 멍들은 가슴 부여잡고 서 있어라 기다림 기다리는 세월은 어느새 일 년을 보냈는데 이 가을 다 가도록 소식조차 없어라 버티자 억척스런 모습으로 머리에 투구 쓰고 몸 보호하며 그 님 올 때까지 오래.. 문학/시-야생화 2018. 11. 24. 참식나무의 고독 참식나무의 고독/유유 높은 산 숲 속에 숨어 잎사귀마다 물 구슬 한 알씩 달고 그 무엇인가를 기다리던 옛 추억 햇살 내리쬐는 돌담 옆 뜨락에 자리 잡아 졸고 있는 고양이 벗해 지나가는 사람만 바라보던 엊그제 기억 무료한 세월 이젠 물가에서 꽃도 피워보고 열매도 달아보고 어쩌다 .. 문학/시-야생화 2018. 11. 23. 억새의 바람 억새의 바람/유유 바람아 불어라 바람아 불어라 봄날의 따스함에 취한 몸 깨어나게 차가운 얼음 넣어서 마구 마구 불어라 바람 불지 않으면 내가 일으키리라 손바닥 흔들어 바람을 깨우 리라 흰 양말 벗어서라도 이리저리 휘둘러보리라 온몸이 휘청거리다 허리가 부러질지라도 머리를 ..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