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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갈대의 슬픔







갈대의 슬픔/유유

 

빗자루 되어 방을 쓸어주고

발을 늘여 햇볕 조절

차가운 방바닥에선 돗자리로 봉사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은

한이 없다

 

그런데 왜 이리 슬플까

억새처럼 환하지 못한 칙칙한 얼굴에

물가에서만 살아야 하는 운명

 

풀도 나무도 바람 불면 모두 흔들리는데

왜 갈대만 흔들린다고 하나

 

겨울철 찾아오는 철새들의 노는 모습 보며

잠시나마 위안을 삼아본다.







<제주도 구좌읍 하도리 바다와 연결된 습지엔 갈대가 많이 자라고 있고 겨울되면 철새도 많이 날아와 한 철 쉬어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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