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문학/시-야생화 2022. 6. 25. 매화노루발의 기도 매화노루발의 기도 유유 산중 메마른 가랑잎에서 가뭄을 읽어내곤 들녘 논바닥 갈라질 것 예측하면서 고개 숙여 기도해 본다 누가 소금 좀 가져와다오 신당이야 있는 것 쓰면 될 터이고 기원문도 이미 써 놓아 읽을 준비되었다 하지도 지나갔는데 냇물도 말라버리고 갈증을 어찌할까나 숲속 매화노루발의 애간장 태운 기도 탓일까 바로 장마가 시작되고 말았다. 매화노루발; 숲속의 건조하고 척박한 땅에서 사는 풀이지만 상록성이고 목질도 있어 아관목이라고도 하는 특이한 형질을 갖고 있다. 빈약한 영양소에 야윈 성상으로 인해 늘 작은 크기로 존재한다. 6~7월에 피는 꽃이 고개 숙인 매화를 닮았고 형태는 노루발(풀)과 비슷하여 매화노루발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꽃말은 "소녀의 기도" 더불어 매화노루발은 북한 공산군의 6.2.. 문학/시-야생화 2022. 6. 22. 나나벌이난초 나나벌이난초 유유 어느 숲속 늦은 오후 날갯짓 파열음도 멈춰버린 적막이 감도니 벌이 저기에 앉아 있나 보구나 도통 날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 듯한 나나니가 그것도 여러 마리가 한곳에 달라붙어 있는 사연이 궁금타 턱이 아주 독하디독한 날렵하고 까탈스러운 사냥꾼인 나나니란 존재도 피곤할 때가 있는 모양 그게 아니라 조용히 꽃 피운 후 참선하고 있는 난초라 하니 먼발치에서나 감상하려무나. 나나벌이난초;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나나니난초라고도 한다. 산속의 음지에서 10∼15cm 정도로 자라며 잎은 헛비늘줄기 옆에서 넓은 타원형으로 2개가 나오고 꽃은 6월에 연한 녹색으로 피고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꽃줄기 끝에 10∼20송이가 드문드문 달린다. 꽃잎은 실처럼 가늘며 끝이 날카롭고 뾰족한데 나나니라고 부르는 벌을 닮.. 문학/시-야생화 2020. 8. 1. 긴영주풀의 존재 긴영주풀의 존재 유유 어두운 숲속에서 산다고 하는데 소리가 날까 냄새도 날까 있으니까 있다 할 것이고 보이니까 볼 수 있다 할 것이련만 판단의 주체는 경험일러니 일순간 있다가 사라지는 부생식물 사유의 존재가 아닌 실체를 확인 시켜 주려 나타난 긴영주풀 눈도 머리도 아프다. * 긴영주풀; 한라산 남쪽지역 숲속에서 자라는 아열대성 부생식물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지난 2017년 학계에 보고했지만 아직 국가생물종정보시스템엔 기록되지 않은 상태로 있다. 7~8월에 5~8cm의 크기로 자라며 암수 한 몸이나 수꽃의 길이가 영주풀보다 길어서 긴영주풀이란 이름으로 발표되었다고 한다. 문학/시-야생화 2018. 9. 5. 삶과 죽음 사이의 흰방울꽃 삶과 죽음 사이의 흰방울꽃/유유 어두운 숲속으로 빛이 조용히 들어와 길을 만들어 놓으면 요정은 빙그레 웃고 눈먼 벌 나비 지팡이 버리는 소리 울려 퍼진다 태어나는 것은 삶의 시작이요 흙으로 돌아가는 것은 죽음의 영생이라 했지만 짧은 하루를 길게 사는 흰방울꽃에게는 빛의 길을.. 문학/시-야생화 2018. 8. 16. 사철란의 눈초리 사철란의 눈초리/유유 못 볼 줄 아는가 깊은 숲속이라도 빛은 있다 어지러운 세상 짝퉁 사이비 짜가가 판친다지만 우리에겐 사촌 정도로 그친다 왜냐하면 감시의 눈 부릅뜨고 있기 때문 사철란의 눈초리가 부드러워진 것을 보니 여름도 가는 모양이다. ................................................ 문학/시-야생화 2018. 5. 14. 종이 인형 나도수정초 종이 인형 나도수정초/유유 유령일까 아니면 외계인일까 고운 모습인데 우아한 이름으로 불러주자 숲속의 요정이라고 어디서 왔느냐고 묻지 않으련다 푹 숙인 고개는 지나친 수줍음 탓일까 인적이 끊어진 산에서 종이 인형 같은 자세로 서 있다 그림 속의 나도수정초. ..........................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