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아래
겨울이 떠나갈 때쯤의 바위 아래는
바람은 막히고
따스한 햇볕이 스며들어
식물들이 땅속에서 꿈틀거리는 모습 보인다
인간도 태곳적에 바위 아래 의지해 살았다가
이젠 큰 돌덩어리로 무시하지만
어떤 꽃들은 여전히 봄날의 양지 대상으로 삼아
바위 밑에서 긴 겨울잠을 자다가 깨어난다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삭풍이 몰아치든
땅속의 식물들은 어찌도 시기를 그리도 잘 아는지
봄이 다가오면
기지개 켜는 소리가 계곡의 바위 밑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바위 아래의 복수초와 변산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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