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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작약 이야기

 

 

 

 

 

울안에 핀 작약

 

                              유유

 

 

 

따사로운 햇살에 깜박 졸았는데

꿈결에 산에서 내려왔던 그때가 보여

가만히 생각해 보니

고향 떠난 지 아마 천 년은 넘었을 것이라는

망각의 강이 넘실넘실

 

 

 

 

 

 

 

 

 

 

흰 무명천 수수하게 걸쳤던 옷은

오색찬란한 비단으로 바뀐 지 오래

향기도 요란해지고

앉아 있는 곳은 편안한 담장 밑의 화단이니

고향을 잊는 것은 당연

 

 

 

 

 

 

 

 

 

수줍음 많았던 산골 색시가

어쩌다가 농염한 귀부인이 되었냐는

엉뚱한 질문을 듣곤

그제서야 세상이 이만큼 변했는가 생각하면서

지긋이 미소 짓는 작약.

 

 

 

 

 

 

 

 

............................

작약; 산지에서 자랐으나 오랜 옛날부터 관상용으로 가꾸어 왔다. 뿌리가 진통, 복통, 여성병, 빈혈, 타박상 등 여러 가지 질병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어 약재로도 재배되었다. 꽃의 모양에서부터 색깔, 향기, 열매 등이 서로 다른 여러 품종이 개발되어 정원이나 화단에 식재된다. 꽃말은 "수줍음"

 

 

 

 

 

 

 

 

작약에는 다음과 같은 슬픈 전설이 있다고 한다.

 

옛날 아랍지역으로 추정되는 어느 나라에 파에온이라는 공주가 있었는데

사랑하는 왕자가 먼 곳의 싸움터로 떠나자 그를 기다리며 살고 있었지만 왕자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공주는 이제나 저제나 하고 왕자가 돌아오기만 기다리며 살았다.

 

수많은 세월이 지난 어느 날 눈먼 악사 한사람이 대문 앞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공주는 그 노랫소리가 하도 구슬퍼 귀를 기울여 자세히 듣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노래의 주제가 "어느 왕자가 전쟁 중 공주를 그리워 하다가 마침내 죽었다"는 사연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왕자는 죽어서 모란꽃이 되어 머나먼 이국땅에서 피어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공주의 슬픔은 갈수록 더해지자 굳게 마음먹고 악사의 노래 속에서 가리키는 머나먼 이국땅을 찾아가서

모란꽃으로 변해 버린 왕자 곁에서 열심히 기도를 했다고 한다.

 

사랑하는 왕자의 곁을 떠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자, 공주의 정성은 마침내 하늘을 감동시켰으며

하느님은 공주를 작약(함박꽃)으로 변시켜 왕자의 화신인 모란꽃과 나란히 같이 지내도록 했다고 한다.

 

 

 

 

<모란>

 

모란이 피고나면 바로 작약이 뒤를 따라 피는데 전설과 관계가 있는지도 모른다.

모란과 작약의 학명이나 속명이 같은 이유는 여기서 비롯된 것이라는 말도 있다.

 

 

 

 

<백작약>

 

작약의 조상으로는 산에서 사는 백작약, 참작약, 산작약이 있다고 한다.

 

 

 

 

<함박꽃>

 

 

작약을 보통 함박꽃으로 부르기도 하나 함박꽃은 해발 1,500m 이상의 높은 산에서 사는 함박꽃나무의 꽃으로 종류가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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