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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스크랩] 참선에 돌입한 고사목

 

 

참선에 돌입한 고사목

 

세상을 지배하였던

시간 멈추니

과거나 현재나

찰나에 불과하고

존재조차

있는 듯 없는 듯

 

뜨거운 가슴으로

바람 앞에 맞서던 정열

주변에 대한 사랑

산다는 행복

이 모두 침묵 속에 녹아 있다

 

아침이면 아직 이슬 맺히고

낮엔 딱따구리 괴롭혀도

그런 사실 있는지

눈으로 바닥을 장식해

서 있는 모습 부각해도

부질없는 허상이라며

의식을 지우려 한다

 

푸르르고 윤기 있던 긍지도

늠름하게 버티던 허세도

당당한 자신감도 없지만

아픔도 외로움도 없다

이젠

우주의 기운을 받아

먼지로 승화할 시간이 왔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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