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 숲에서의 명상
가슴을 씻어내고 머릿속 비우고 오장육부 다 버리고 내 존재조차 훨훨 이젠 자유롭다 순백의 세상이 오면 그 향기 마음에 담으면 내 속에 편백나무 있다 내가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갑자기 짝사랑하던 때가 떠오르고 네발로 기어 다니던 내 모습도 보인다 나는 편백나무되어 서 있다 곁에는 어디에서 온 지 모르는 동료도 있다 숲 속에는 침묵의 속삭임으로 가득 차 있다 청정한 공기가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병균과 해충이 정말 사라진 것인지 무슨 소리 들리는 것 같기에 땅의 진동 느낌 추적한다 내 마음은 핏줄을 타고 다닌다 정수리에서 발바닥까지 돌고 돈다 심장은 뜨겁게 끓고 있다 이마에서 빛도 나온다 온몸은 안개에 싸여 보이지 않는다 다시 나로 돌아온다 나는 나고 편백은 나무다 천천히 숨을 토한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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