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 문학/시-자연 2024. 6. 8. 돌하르방의 참선 돌하르방의 참선/유유 마음이야 비운 지 오래 아니 본래 비워야 할 마음 자체부터가 없었지만 행여 티끌이라도 있을까 봐 일념 정진 세월이 흘러가는가시간이란 무엇이기에 여러 변화를 만들어 내고주변을 흔들어 대는가겉으론 굳건해 보여도 여리고도 여린 존재로다 그냥 돌로 있었으면 좋았으련만형상으로 변한 현실지혜를 얻으려 인간 흉내 공부를 하다 보니하르방이 되었어라! 문학/시-자연 2023. 4. 6. 잘 보고 익혀라 잘 보고 익혀라 고요하고 잔잔한 바다 평화란 그 속에 들어가 있을 땐 절대로 모른다 부서지고 깨지고 배가 뒤집히고 격랑의 순간 인간은 그제서야 어제의 평화를 알게 된다 투명의 바람이 할퀴고 지나간 흔적 파도가 핥고 간 자리 안 보여도 볼 줄 아는 지혜를 길러라. 문학/시-야생화 2022. 6. 22. 나나벌이난초 나나벌이난초 유유 어느 숲속 늦은 오후 날갯짓 파열음도 멈춰버린 적막이 감도니 벌이 저기에 앉아 있나 보구나 도통 날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 듯한 나나니가 그것도 여러 마리가 한곳에 달라붙어 있는 사연이 궁금타 턱이 아주 독하디독한 날렵하고 까탈스러운 사냥꾼인 나나니란 존재도 피곤할 때가 있는 모양 그게 아니라 조용히 꽃 피운 후 참선하고 있는 난초라 하니 먼발치에서나 감상하려무나. 나나벌이난초;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나나니난초라고도 한다. 산속의 음지에서 10∼15cm 정도로 자라며 잎은 헛비늘줄기 옆에서 넓은 타원형으로 2개가 나오고 꽃은 6월에 연한 녹색으로 피고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꽃줄기 끝에 10∼20송이가 드문드문 달린다. 꽃잎은 실처럼 가늘며 끝이 날카롭고 뾰족한데 나나니라고 부르는 벌을 닮.. 문학/시-자연 2020. 9. 24. 가을 햇살 가을 햇살 늘 좋은 날이라면 마냥 좋겠지요 모진 바람, 험한 파도, 폭우, 그런 말 없고 전염병, 전쟁, 폭행, 내로남불, 그런 단어 없으면 좋겠어요 그렇지만 올가을엔 기대하지 말아야겠지요! 문학/시-자연 2020. 6. 18. 생명의 숲으로 생명의 숲으로 유유 시끄럽고 시끄러워 너무나도 시끄러우니 들리는 것 없어라 분간하기 힘들었더라 큰 나무는 큰 소리로 작은 풀은 작은 소리 싸우고 또 싸우고 밤낮없이 싸워대더라 큰 바위의 기침 소리 개미떼의 발자국 소리 조용할 날 없는 곳 알아듣긴 어려웠노라 태어났다 스러지니 또 다른 생명의 탄생 고요 속에 시끄러운 숲으로 가보려무나. 문학/노랫말 2020. 2. 1. 눈 내리는 밤 눈 내리는 밤 유유 기다리는 사람 발걸음 소리 아닌 줄 알면서도 방바닥에 귀대고 들어봐야 하는 고요의 순간 선녀의 귀고리 흔들리는 소리에서 감을 잡고 밤손님 담장 넘는 옷깃의 한숨 소리 알아채네 봉창에 비치는 건넛집 노옹의 붓글씨 움직임 일기장에 채워지는 사연 큰 소리 울려 .. 문학/시-자연 2019. 1. 8. 기도하는 마음 기도하는 마음/유유 어머니는 첫닭 울음소리와 경쟁하며 일어나 우주의 기 떠날세라 우물로 달려가 맑고 정갈한 물 한 바가지 길어 와 신령님께 빌고 빈다 오로지 가족의 평안만을 위해서 어찌 소반 위 사기그릇 담긴 물만이 정안수일까 아침 햇살 반사하는 저 바다의 물도 감사와 희망..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