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문학/시-야생화 2024. 11. 12. 억새밭 바람길 억새밭 바람길 불어라 바람아 소슬바람아 불어라 곡조도 몰라요 가사조차 모르지만 무조건 흔들면 가을이라 한다네요 흔드는 억새야 길이라도 안내하렴 바람이 가는 길 억새밭으로 가는 길추억이 있는 길 그리움으로 가는 길손바닥 흔들며 어서 오라고 하는 길바람이 만든 길 늦가을날의 회상 길 바람아 같이 가 너무 빠르면 힘들어억새야 잡지 마 너무 늦어도 곤란해가을이란 그래요 휘청거리며 간대요한 해가 가는 길 억새 사이의 바람길 문학/시-자연 2024. 2. 16. 살얼음판 인생 살얼음판 인생 우린 매일 매일 살얼음판 위를 걷지요 그렇게 사는 세상 되었다네요 알 때도 있고 모를 때도 있고 그래도 얼음 깨지는 일이 별로 없이 어찌어찌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 사건이 없으면 성공한 것이라네요 늘 아슬아슬한 세상살이 살고 있다네요 살얼음판에 맡겨진 삶이라지요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 지나고 나면 아무 일도 아닌 것이 되는데 이래저래 걱정 많은 현대 생활 조용한 상태로 흘러가면 훌륭한 것이라네요. 문학/노랫말 2023. 10. 22. 숲길 걸어요 숲길 걸어요 마음을 비웠을까요 생각이 더 많아질까요 발걸음은 세다가 잊어버려야 한다지요 바람은 금방 곁에 있었다가 멀리 사라졌다가 바닥에 뒹구는 낙엽은 그냥 밟고 가라고 한다네요 뒷짐 지고 걷는 것이 여러 질병의 특효약 목과 허리를 세우고 천천히 천천히 숲길을 걸으라 한다네요. 머리가 맑아질까요 잡념이 더 많아질까요 나무 이름 알려고 신경 쓰지 말라네요 새소리 가까이서 들렸다가 멀리 사라졌다가 바닥의 돌부리는 조심해서 비켜 가라고 한다네요 주변 살피면서 길 따라 걷는 것이 중요 목과 허리는 세우고 천천히 천천히 숲길을 걸으라 한다네요. 문학/시-자연 2023. 9. 10. 삼다수 숲길 삼다수 숲길 /유유 자연의 깊은 가슴 품 안은 고요의 순간 삼나무들의 질서 있는 회의 진행 소리 들리는 듯 발걸음 내딛기가 조심스럽다 세 살 아기도 조용히 걸으며 곶자왈이 발산하는 생명의 숨소리 듣는다고 하니 음이온의 맛을 어머니 뱃속에서 배웠을까 숲의 소리도 맛도 그윽하다지만 숲 냄새가 더 중요하다나 피톤치드의 약효와 정수를 코로 빨아들이면서 진정한 향기를 알게 하는 기회 아니다 다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니다 그냥 느낌 어느덧 숲 일부가 되어버린 존재의 깨달음이다. 문학/노랫말 2023. 4. 5. 꽃길을 걸어요 꽃길을 걸어요 마음을 갇혀있던 마음을 내보내세요 그래야 마음도 바람을 쐴 수가 있고 꽃길을 걸을 수도 있다네요 사월엔 방 안을 떠나서 나오라네요 그래야 가슴속 곰팡이 지울 수 있고 맑은 공기 마실 수 있다네요 꽃길은 여기저기 곳곳에 있다고 해요 그래서 그래서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아름다움 볼 수가 있다네요 생각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라네요 그래서 언제나 꽃길 있노라 여긴다면 그 꽃길 걸을 수가 있다네요. 문학/디카시 2023. 2. 10. 눈길 걷기 눈길 걷기 머릿속의 하얀 빈 노트에 무엇을 채워 넣을까 눈 위에 새겨진 발자국에서 역사를 찾을 수도 있으련만 역시 무념무상은 어렵다. 겨울 산책 알몸을 보는 것 같아 조금은 민망스런 그래도 진정성 있고 가식을 벗어버린 겨울 길 걸어가노라면 내 마음도 백지가 된다. 눈길 산책 백지의 세계에선 누구나 백치 된다니 눈 쌓인 길 걸으며 생각을 비워볼까나 해탈은 못 할지라도 철학잔 될 것 같아 눈이 오면 뛰쳐 나가 동심을 찾아보자 신제주에 조성된 한라수목원의 산책길은 화려하지도 소박하지도 않다. 시끌벅적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적막을 나타내는 고요함도 없다. 늘 적당함이 자리 잡은 곳이라 할 수 있다. 겨울철 눈이 오면 노루들이 여기저기에서 눈을 벗겨내고 풀을 찾는 모습이 보이며 이따금 지나가는 주민들의 생기있는 .. 문학/노랫말 2020. 9. 10. 나 홀로 걷기 나 홀로 걷기 유유 전염병 여파로 멀어지는 인간미 어차피 혼자서 가야 하는 인생길 누구를 탓하랴 걷자꾸나 나 홀로 명상이 깊으니 철학자가 되어라. 혼자서 걸으니 걸림 없는 사고력 돌부리 걸려서 넘어질 땐 슬퍼도 반복된 경험은 자생 능력 기르니 나가자 밖으로 산책길은 많아라. 순서대로 산속 길, 바닷가 길, 들판 길 위로부터 맷돌 징검다리 길, 야자매트 깐 길, 길 없는 길, 흙 길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