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디카시

눈길 걷기

 

 

눈길 걷기

 

 

머릿속의 하얀 빈 노트에

무엇을 채워 넣을까

눈 위에 새겨진 발자국에서 역사를 찾을 수도 있으련만

 

역시 무념무상은 어렵다.

 

 

 

 

 

겨울 산책

 

 

알몸을 보는 것 같아

조금은 민망스런

 

그래도 진정성 있고

가식을 벗어버린

 

겨울 길

걸어가노라면

내 마음도 백지가 된다.

 

 

 

<눈길 산책은 조심스럽게>

 

 

 

 

눈길 산책

 

백지의 세계에선 누구나 백치 된다니

눈 쌓인 길 걸으며 생각을 비워볼까나

해탈은 못 할지라도 철학잔 될 것 같아

눈이 오면 뛰쳐 나가 동심을 찾아보자

 

 

 

신제주에 조성된 한라수목원의 산책길은 화려하지도 소박하지도 않다. 시끌벅적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적막을 나타내는 고요함도 없다. 늘 적당함이 자리 잡은 곳이라 할 수 있다. 겨울철 눈이 오면 노루들이 여기저기에서 눈을 벗겨내고 풀을 찾는 모습이 보이며 이따금 지나가는 주민들의 생기있는 호흡 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진다.   

 

 

 

 

'문학 > 디카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징물  (54) 2023.02.14
황당한 돌하르방  (39) 2023.02.11
눈 녹을 때  (50) 2023.02.07
겨울날 외딴집  (62) 2023.02.06
역사 보관소 동굴  (49) 2023.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