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의 겨울딸기
깊은 산사에 사는 스님은
겨울이 다시 돌아와 눈이 많이 쌓이면
속세의 얽힌 티끌 가져오는 이 아무도 없기에
오로지 참선 수행의 기회
지난 한 해는 유난히 사연이 많았기에
다 잊고 싶기도 하고
이런저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지도 않으니
깨끗한 눈 속 세계가 좋아라
눈 속에서 존재감을 자랑하고 싶은
겨울딸기도 한 몫 거드네
계절을 반복하며 무던하게도 수련해 왔기에
붉은 사리 되어 빛을 내도다.
겨울딸기; 한라산 중산간 숲속 바닥에 바짝 붙어 자라는 상록 덩굴성 반관목으로 제주도에서는 한탈, 저슬탈로 부르기도 한다. 가을에서 겨울에 이르기까지 빨간 딸기를 맺어 겨울딸기라는 이름이 붙었다. 8월에 흰색의 꽃을 피우고 열매는 식용 가능하며 한매엽과 한매근이란 약명으로 강장제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겨울딸기 전설>
1. 옛날 옛적에 어느 깊은 산골에 어머니와 아들이 살았는데 어느 날 어머니는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고 있으면서 마지막 소원으로 딸기를 먹어보고 죽었으면 하고 아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총각 아들은 딸기를 구하기 위해, 이 산 저 산 찾아다녔지만 한 겨울철에 딸기가 어디 있겠는가. 그래도 포기하지 않은 아들은 오로지 효성을 다하겠다는 일념으로 겨우내 산속을 헤매다가 어느 굴에서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한 구미호를 만나 결국 겨울딸기를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들은 딸기를 어머니에게 드리니 어머니 병이 낫고 구미호를 소개해 부인으로 삼아 잘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아들은 실수로 어머니에게 그만 부인이 구미호라는 말을 해버리고 부인은 아들 곁을 떠나고 말았다.
구미호가 떠난 후 아들은 죽을 때까지 구미호를 기다리면서도 어머니 탓은 절대 하지 않았다는 효와 관련된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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