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져온 추분취/유유
어느 산길에 단풍 오는 소리 들리는가
차가워진 이슬 마를 때
아직은 푸른 청춘 자랑하고픈 노루의 뜀박질에
조릿대 바짝 엎드린다
조용히 그냥 지나갈까 봐
조바심 내 가을을 움켜잡은 추분취의 몸부림은
떨어대는 추풍을 더 차갑게 만드니
떠날 준비 하는 나뭇잎만 어지럼증에 시달리게 한다
가을이란 왔는가 했더니만 어차피 가버리는 존재
잡은 가을 빠져나가 도망치든 말든
길목 지키는 추분취는
따스한 햇볕 쏘이는 데만 온 정신 쏟아 붓고 있다.
추분취; 한라산 숲속 다소 그늘진 곳에 사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키가 50~100cm로 자라며 가지가 길게 2~3개 갈라지는데 추분날 전후에 피어나는 흰 꽃은 긴 줄기에 여러 개가 달리지만 작고 별로 볼품이 없다. 주로 있는 곳에서만 모여 나는 귀한 식물인 편이고 전남 일부 섬에서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취나물의 일종으로 보이지만 먹었다는 기록은 없고 꽃말도 없다.
<추분이 지나가니 이제서야 시원해 진 것 같다네요>
'문학 > 시-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라부추의 작은 꽃밭 (51) | 2024.09.28 |
---|---|
차풀의 의미 (49) | 2024.09.27 |
알 수 없는 활나물 (45) | 2024.09.24 |
순박한 가막사리 (42) | 2024.09.23 |
뚝갈의 마력 (45) | 2024.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