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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바위 이끼

 

 

바위 이끼

 

 

어느 계곡에 사는 바위는

겨울이나 여름이나 일 년 내내 벗고 살아야 하고

어느 계곡에 사는 바위는

멋진 옷을 잘 입고 살아 부러움의 대상이라고 했는데

 

 

 

 

벌거벗은 바위는 수시로 목욕하여 깨끗한 몸

숨기는 물건도 없고

언제나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전신을 내보이면서

수억 년을 살아간다나

 

 

 

 

옷 잘 입은 바위는 늘 새 옷 마련 걱정

옷 속엔 벌레가 바글바글

목욕 못한 피부는 종기가 돋아 올라 수시로 근질근질

수명을 단축하게 한다네

 

 

 

 

이끼에 몸을 내어 준 바위는 기가 막혀

언제 옷 타령을 했던가

당장 벗어 버린 채 알몸으로 살아가고 싶건만

자연의 섭리는 어쩌지 못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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