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밭에 사는 산제비란/유유
제비는 산에서 살기 싫다
인간이 지어 놓은 집의 처마 밑에 자리 잡고
민가 주변의 진흙 모아 둥지 틀어
새끼 낳은 후
논밭에 사는 해충 잡아 먹이로 삼기에
사람들과 같이 사는 것이 좋다
비록 인간이 조금 배신하여
처마 없는 집만 짓고
진흙 많은 곳은 도로며 광장으로 포장하고
논밭도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산으로 올라가진 않는다.
산에 사는 제비는 산 제비 아니고 죽은 제비다
흥부는 다 죽고 놀부만 산다 하더라도
제비는 사람들과 같이 살고 싶다
산제비란도 마찬가지
비록 민가 근처에서 살지는 못할지라도
산속으로는 가기 싫어서
조금 떨어진 풀밭에서 자리 잡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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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비란; 우리나라 전역 양지바른 풀밭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거라고 불리는 꿀주머니가 제비 꼬리처럼 아래로 쳐져서 산제비란이란 이름이 붙었다. 거가 하늘로 향한 것도 있는데 이를 하늘산제비란으로 분류하기도 하나 6종의 제비난초 외의 것으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한다. 꽃이 6~8월에 녹색으로 피는데 풀 색깔과 같아 눈에 잘 뜨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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