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 새순의 향기
유유
깊은 고뇌에 빠져 있다가
번개를 본 시선
병석에 누워있던 환자는
약상자 뒤척이고
평상에 누워 자던 노인이
팔베개를 고친다
초목이 물을 먹기 시작하면
하늘은 비를 내리고
숲 속의 상산나무는
한약 향기 꾸역꾸역 내뱉으니
천 년 잠자던 게으른 바위도
새순을 틔운다
나비 기다리다가 지친 봄꽃이
교대 시간 지킬 즈음
좁은 산길 지나치는 등산객은
숨을 두 번 더 들이키곤
품속의 접는 가방을 꺼내
상산 향기를 담는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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