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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스크랩] 상산 새순의 향기

 

 

상산 새순의 향기

 

                                유유

 

깊은 고뇌에 빠져 있다가

번개를 본 시선

 

병석에 누워있던 환자는

약상자 뒤척이고

 

평상에 누워 자던 노인이

팔베개를 고친다

 

초목이 물을 먹기 시작하면

하늘은 비를 내리고

 

숲 속의 상산나무는

한약 향기 꾸역꾸역 내뱉으니

 

천 년 잠자던 게으른 바위도

새순을 틔운다

 

나비 기다리다가 지친 봄꽃이

교대 시간 지킬 즈음

 

좁은 산길 지나치는 등산객은

숨을 두 번 더 들이키곤

 

품속의 접는 가방을 꺼내

상산 향기를 담는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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