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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스크랩] 종달리의 추억

 

 

 

종달리의 추억

 

                             유유

 

제주도

누구는 고구마 모양이라고 한 후

머리카락인 頭毛里에서부터

꼬리 부분인 終達里까지를 말하는데

종달과 두모는 넓은 섬에서 가장 귀했던

소금과 쌀을 생산했던 땅이었다

 

終達里 옆은 始興里

종달리를 정리하는 곳은 地尾峰

시작하는 곳과 마치는 장소가 붙어 있는데

올레길도 시흥리에서 출발하여

제주도를 한 바퀴 돈 후

지미봉에서 끝을 맺게 되어 있다

 

終達里 모래밭은 바지락 밭

땅콩 캐듯 地實 캐듯

밭을 일구면 소득은 무한정

태양이 바닷물을 끌고 내려가면

어린이에서 노인까지

모래밭에 모여 앉아 조개를 주웠었다

 

그런데 굳이 언론을 탓하랴만

終達里 해변엔 맛조개가 무궁하다며

맛소금 뿌려 잡는 요령 보도하니

관광버스의 저잣거리가 되어버리고

바지락은 당연 작은 게와 보리새우까지

씨를 말려 버렸다

 

아욱 된장국에서

천상의 맛을 내게 했던 종달리 바지락

유난히도 아름다운 무늬를 갖고

멋들어진 해안으로 나들이 오라 유혹했건만

이제는 모래사장 색깔조차 검게 변해가는

終達里의 추억으로만 남아있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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