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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수필과 산문

봄바람 감상

봄바람 감상

 

 

봄에 부는 바람을 봄바람이라고 한다. 보통 봄눈을 녹이는 바람으로 상징되는 봄바람은 겨울의 얼어붙었던 세상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의미로 사용되며 새 생명과 희망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봄바람은 겨우 내내 쌓여있던 눈을 녹이기도 하지만 모든 식물에 와 생명을 일으키어 새싹을 트이게 한다. 잠자던 계곡물을 깨워 노래를 부르게 함으로써 만물이 다시 살아있음을 실감시키고 새와 동물들을 동참시켜 희망의 울부짖음을 내게 하기도 한다.

 

봄바람 즉 春風은 인간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특히 봄바람에 女心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목석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春風은 남녀 간에 있어서 흥분의 요소로 작용함과 동시 종족 유지의 촉진제가 되기도 한다. 春風이 불면 2세 탄생을 예약하게 되고 미래 번영을 기대하게 한다. 春風細雨 즉 봄바람에 이슬비를 더하면 효과는 더욱더 확대된다. 자손의 번창과 사회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된다.

 

봄바람은 薰風이다. 따뜻하고 포근한 바람이다. 어머니의 품속같이, 애인의 숨결같이 부드러운 바람이다. 인간의 숫자가 많아지고 사회는 더없이 넓어져 가고 있으며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성조차 퇴색되어가는 세상에서 薰風은 점점 찾기 어려워진다. 칼바람 치는 인간관계나 회오리바람이 난무하는 직장생활 또는 치맛바람에 휘둘리는 여성계에 薰風은 존재하기 힘들다. 薰風이 무엇인지 모르다가도 매서운 바람을 맞고 나서보면 비로소 인간의 따뜻한 바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훈풍을 일으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도 봄바람의 역할이 된다.

 

봄바람은 꽃바람이고 실바람이다. 봄철 꽃필 무렵에 부는 바람을 꽃바람이라고 하는데 꽃 소식이 전해지게 되면 싱숭생숭해지는 여인의 마음속을 주로 표현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실바람은 실버들 가지가 흔들리는 정도의 살랑이는 바람을 말하며 있는 듯 없는 듯하되 무엇이라도 도움이 되는 바람을 일컫는다. 꽃바람도 실바람도 봄바람의 좋은 점만 따서 부르는 이름이고 결국 봄바람은 좋은 바람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게 된다. 그러하다 보니 봄바람을 시샘하는 꽃샘바람이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봄바람은 微風이 대부분이다. 소리 없이 가만히 부는 바람이라고 해서 가만한바람이라고도 한다. 봄바람은 비단결같이 부드럽게 불기 때문에 명주바람 또는 명지바람이라고도 부른다. 봄바람은 솔솔 부는 솔바람이고 산들산들 부는 산들바람이며 은근슬쩍 넘어가는 남실바람이 되기도 하고 약한 바람이라는 등의 다양한 의미가 숨어 있는 微風이 된다. 봄바람은 동쪽서 불어오는 샛바람이 되기도 하고 하지만 주로 남쪽에서 불어오는 마파람이 많다. 봄바람은 약하고 조용하고 따뜻하고 화사하고 부드러운 바람이다. 그래서 각 계절 바람 중에서 봄바람이 가장 많은 이름을 갖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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