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알려 주는 담쟁이
그래
가을이 왔는가
무심한 돌도 차가운 공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만
모를까 봐 옷을 바꿔주는구나
지나긴 여름은 너무 뜨거워서
진한 그늘 제공이 무척이나 고마웠다고 인사해야 했었는데
그냥 지나쳤다고
옷을 벗기기 시작하는 모양
오히려 고맙기만 하지
답답함을 벗어내고 고운 무늬 치장도 할 수 있게 해주고
딱딱한 이미지를 감성적으로 개선해 주는
패션을 가르쳐 주는 듯
그래도 멍청한 돌
이런저런 옷을 바꿔가며 자연스러운 멋을 내게 해주어도
끝까지 감사 표시할 줄 모르니
추운 날에 아주 옷을 벗겨 버리는 담쟁이 교육!
<그러거나 말거나 무심한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