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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스크랩] 가을을 느끼게 하는 벌개미취

 

 

 

가을을 느끼게 하는 벌개미취

 

고추잠자리가 날면

가겟방 막걸리가 생각난다

산골에서 한 시간 넘게 버스를 기다리다 보면

선술집을 겸한 구멍가게의 막걸리가

유일한 벗일 수밖에 없었다

큰돈 써서 허기를 달래고 싶을 땐

두부 한 모 썰어놓고 생마늘 겸해 먹으며

건넛마을 처자가 오는 행운을 기다렸다

 

들국화가 피면

산 고을 여인의 얼굴이 그려진다

벌개미취 꺽어들고 버스를 탄 그녀가

덜컹거리며 달리다 멈추는 차 안에서 쓰러질 때

손잡아 일으켜주며 꽃도 주워 주었던

그 순간이 그립다

장 서는 날이 5일마다 수없이 지나갔지만

가을철만은 빠지지 않고 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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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개미취; 제주도와 경기 이남의 산간 계곡과 습지에서 자란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끊임없이 피고 지는데 들국화 중에서 제일 먼저 가을을 알리는 꽃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특산식물이다. 그래서 영어로는 코리안 데이지로 불린다. 벌과 개미와 친해서 벌개미취가 되었다는 말도 있다. 뿌리를 자원이란 약재로 하여 항균, 천식 등에 쓴다고 한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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