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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스크랩] 상사화의 푸념

 

 

 

상사화의 푸념

 

나는 상사화라는 말이 싫다

잎과 꽃이 엇갈리는

같은 사촌은 꽃무릇이라는

고상한 이름 있는데

나만 왜 한 맺힌 이름인가

 

그렇다고 개난초도 싫다

나의 본 소속은 난초가 아닌

백합 쪽의 수선화이니

공작수선화같은

우아한 이름이 어울린다

 

나는 상사병 걸린 원혼 아니다

양분을 얻기 위해 잎이 먼저 나왔고

먼진 자태 자랑 위해 꽃만 보여 주는데

꽃 감상 하려기보다

인간 마음대로 사랑 갖다 붙인다

 

나의 꽃 빛은 천상에서 가져온 것이다

가슴 조아려 임 기다리는 입술 색 아니고

사랑에 실패해 멍들은 핏빛도 아니며

이별의 아픔 호소하는 슬픈 색도 아니다

왜 선방 앞에서 피는지 몰라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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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 탑돌이 하러 온 처녀를 짝사랑한 동자승이 100일 기도가 끝나 처녀가 하산하자 상사병이 들어 죽었는데 무덤에서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꽃이 피어 상사화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전설이 있다. 제주도와 중부 이남에서 자란다. 연한 녹색의 잎이 3월경 길고 넓게 올라왔다가 6~7월경 사라진 자리에서 8월에 꽃대가 올라와 9월 초 분홍색 또는 노란색의 꽃이 핀다. 상사화 축제를 하는 불갑사 등지에서 피는 진한 붉은색의 꽃무릇(석산, 돌마늘)은 9월 말부터 핀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꽃말은 같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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