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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하얀 순비기꽃

 

 

 

 

 

하얀 순비기꽃

 

                                      유유

 

 

저 바위 절벽 앞바다에 들락날락

돌고래의 물질 솜씨는

이백 년 전 산방 해녀에게 배웠다더라

 

 

 

 

 

 

 

이런저런 모든 것이 익숙한 돌고래건만

단 하나 터득하지 못한

숨비소리 배우기 위해 해녀 찾아다닌다

 

 

 

 

 

 

 

그러나 해녀는 이제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낡은 테왁만 갯바위에 걸려 있으니

돌고래의 한숨 소리가 숨비소리 닮아간다

 

 

 

 

 

 

 

바닷가 돌 틈의 순비기나무가 그 사연을 읽고

해녀의 혼백을 알려주기 위해

보랏빛 그리움을 하얗게 바꾸어 꽃을 피웠다.

 

 

 

 

 

 

 

순비기나무; 주로 제주도의 바닷가 모래밭이나 돌 틈에서 자라며 여름에 보라색 꽃을 피운다. 만형자, 풍나무, 단형만형 등의 명칭이 있다. 바람이 세고 햇볕이 강한 바닷가에서 줄기를 땅 위로 길게 뻗으며 낮게 자란다. 뿌리가 모래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해녀가 물질하는 장면과 연관시킨 숨비소리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냥 순비기낭 또는 순북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두통, 안질, 귓병을 비롯해 타박상, 비염, 해열, 진통, 기생충 등 다방면에서 사용했다. 씨앗을 베갯속으로 사용하면 두통을 치료하고 지압 효과와 허리 통증에도 효능이 있다고 한다. 꽃말은 "보랏빛 그리움"

 

 

 

 

 

 

 

<해녀의 숫자가 줄어 들수록 순비기나무의 흰꽃은 늘어갈지도 모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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