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새가 숨긴 무기
유유
소금 냄새 따라가며
길고도 짧았던 여름의 추억을 새길까
험한 바람에 날릴세라
모래알 움켜쥐며 바닥에 바싹 붙어
하염없이 기다가
이따금 구름을 바라보며
살짝 웃어주는
귀엽고도 공허한 노란 꽃 웃음
약한 존재이기에 살아남기 위한 수단인
철퇴를 숨겨놓고
가능한 사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남가새.
남가새; 제주도와 남해안의 바닷가 모래밭에서 자라는 납가새과의 일년생 초본이다. 바닥에 붙어 1m 정도 자라고 노란색의 꽃이 7~10월 간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날카롭게 생긴 열매를 맺는데 이 열매에 비밀이 숨어 있다. 예전 전쟁 당시 가시 돋친 뿔 모양의 열매를 보고 철질려(마름쇠)를 창안해 길에 뿌려 놓아 말과 군사를 막았다고 하며 현대에는 각종 성인질환의 건강식품으로 개발해 유통되고 있다. 한방에서도 과거부터 질려자, 백질려, 자질려 등의 이름으로 다양한 분야에 처방되었다고 한다.
<남가새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보호식물은 아니고 산림청의 희귀종 목록에는 포함된 식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