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돌의 무게/유유
저울로도 잴 수 없는 솜털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질 때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는 승려의 흐려진 눈동자
다리에 힘을 주게 된다
태산의 무게도 버틸 수 있었던 의지가 있었건만
머리 위 멀리 있는 양털구름조차 무거워
다리가 비틀거리는 신세
그동안 닦은 내공은 다 어디 갔단 말인가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 내는 허상
가벼운 창호지로 지붕을 만들어 살 수 있으면
하늘의 밝음도 좋고 허리도 굽지 않으련만
비와 바람이 허용하지 않는다 하여
돌로 지붕 만들어 살다 보니
다리 힘만 계속 약해져 가는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