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란이 사는 곳
유유
본적을 없앤다고 했는데
원래 여자 나이 묻는 것이 아닌데다
이젠 주민번호 자체도 요구하지 말라하네
굳이 이것저것 알면 뭐해
바람에 날리어 이사했거나
물 따라 가다가 중간에서 눌러 살거나
바닷가에서 태어났다고
산속에서 못 살 것도 없지
성은 문이요
이름은 주란
도시의 건물 옥상에서 비를 기다리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목을 빼 하늘 바라보고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어디라도 정 붙이고 살면 되지
여름날 흰 꽃 피울 수 있으면 되는 거지
사는 곳에 모래 한 줌만 있으면 족하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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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란; 제주도 토끼섬 해변의 모래밭에서 자라며 천연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되어 있다. 상록 다년생 초본식물로서 키가 30~60cm, 잎은 30~60cm로 자라며 알뿌리로 번식하는데 수명이 50년 이상이나 된다고 한다. 꽃은 여름에 흰색으로 피며 은은하면서도 깊고 진한 향기가 난다. 어린 손자를 키우던 해녀 할머니가 죽어서도 손자를 떠나지 못해 물질하던 토끼섬까지 나와서 집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꽃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꽃말은 "청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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