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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스크랩] 죽어 백년이 더 슬픈 구상나무

 

 

죽어 백 년이 더 슬픈 구상나무

 

미련이란 병인 줄 알면서도

이 땅 애착 너무 많아

아직도 생의 굴레 벗지 못한 채

들릴 듯 말 듯한 호소

어찌 이런 고통 모습 보여야 하나

 

살아 백 년 동안 온몸 바늘 돋친 채

활엽수 그늘 피해 높은 산 위 올라가

수도를 해 보았었다

 

하늘을 존경하는 열매 달고

사철 푸른 기개로 은은한 향기 풍기며

무릇 식물의 지도자로 일생을 봉사했다

 

지구 상에서 존재함에  

원산지 한라산임에도

미국 박물관 재산권 주장

그리고 크리스마스트리가 되니

할 말을 잊었다

 

끈질긴 생명력을 가졌노라고

그것은 아니다

껍질이 벗겨지고 수액이 다 말라도

뿌리가 번민에 쌓여

떠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출처 : 유유의 습작노트
글쓴이 : 봉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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